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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 선사시대 불의 요리부터 오늘날 비건까지, 요리의 위대한 진화 ㅣ 한빛비즈 교양툰 20
브누아 시마 지음, 스테판 두에 그림, 김모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평점 :

인간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당연 먹고사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기왕이면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것, 그래서 재료를 가지고 다양하게 만들어 보기 시작한 것은 과연 언제부터였을까? 나라 별로 기후도 다르고, 자생하는 동. 식물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때론 비슷한 요리법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종종 만날 수 있다.
인류에게 요리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살기 위해 먹어야 했던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시절부터 채집을 통해 먹고살기 시작한 인류는, 우연히 발견하게 된 불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한 요리를 접하기 시작한다. 불의 발명으로 인해 소화와 병균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인류는 더 많은 에너지를 두뇌를 사용하는데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문명의 발전의 밑바탕이 이룩한다. 사실 지금이나 과거나 식재료나 요리법은 그리 다르지 않다. 물론 독초나 독소를 가지고 있는 식재료에 대한 지식은 과거로부터 꾸준히 쌓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과거에는 요리사가 상당한 지위를 가지고 있었을 수밖에 없을 듯싶다.(요리를 하려면, 식재료의 독성 여부나 조리법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요리사기 때문에 수긍이 된다.)
과거에 비해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풍성해지기도 했다. 단편적인 비교가 되겠지만, 고대 그리스의 경우 한 사람이 1년간 고기 2킬로 섭취했다고 하고, 금욕주의적인 삶을 사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철학자 소크라테스 역시 채식주의자였다고 하니 말이다. 반면, 2017 유럽연합 통계자료에 의하면 1인당 고기 80킬로 섭취한다고 하니 40배에 달하는 양의 차이는 놀라울 따름이다.
식재료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요리사의 지위가 향상되기도 했지만, 연회가 발달함에 따라 요리도 같이 발전하기도 했다. 특히 로마 문화는 갈리아 요리에 영향을 미쳤고, 갈리아 요리는 프랑스 요리로 발전했다. 특히 로마는 이분법적인 생각의 틀이 있어서 그런지, 요리에도 영향을 미쳤고 요리법이나 재료에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서양과 달리 동양과 아랍권의 요리는 어떻게 발전되었을까? 아랍의 경우는 후식과 디저트 요리가 발전했다. 식사 후에 먹을 수 있는 달콤한 간식류는 현재 우리도 좋아하는데, 이라크 알안달루스 요리사들에 의해 개발이 되었다고 한다. 이 요리들이 전쟁을 통해 유럽 전역에 전달되었고, 달팽이 요리와 치즈케이크처럼 지금까지 익숙하게 먹고 있는 요리들의 전신이 되었다. 실크로드와 전쟁은 요리를 타 지역으로 전달하는 매개가 된다. 특히 중국의 국수는 마르코 폴로에 의해 베네치아의 스파게티가 되었다니, 현재 파스타의 조상은 중국이 맞는가 보다.
책을 읽는 내내 요리의 재료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부자도 세 끼, 가난한 사람도 세 끼 먹는 건 똑같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똑같은 세 끼라도 어떤 재료로 어떻게 요리해서 먹느냐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에 씁쓸했다. 영주는 넘쳐나는 식재료 때문에 자신이 먹다 남긴 음식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반대로 가난한 평민들이나 농노들은 먹을 수 있는 게 보리나 밀의 가루 조금으로 만든 죽 정도였다니 빈부의 차이가 식재료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이미 중석기를 지나며 식사예절이 생겼고, 그 예절 중 상당수는 현재도 통용된다는 게 놀랍기도 했다.
요리의 역사를 통해 아주 오랜 옛날의 요리를 현재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했고, 서로의 문화가 또 다른 요리에 영향을 미치며 발전하는 모습은 흥미롭기도 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추천 레시피가 있는데, 익숙한 이름의 요리들이 상당수 있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한국요리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
방대한 요리의 역사지만, 만화로 배우는 시리즈는 언제나 만족스럽다. 요리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고, 새로운 식재료는 계속 발견될 것이다. 인류가 먹는 즐거움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