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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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우리나라의 지도는 과연 같을까? 여러 가지 이유로 과거의 장소들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환경의 변화 때문이 많지만, 문화나 지역적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마치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가 떠오른다. 물론 그 정도로 급박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주제이기에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다.

책 속에는 37곳의 장소들이 등장한다. 때론 도시기도 하고, 강이 되기도 한다. 들어본 적 있는 지역도 있지만, 낯선 곳도 상당수 있다. 총 4개의 주제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 주제는 고대 도시에 대한 내용이다. 고대 도시라는 이름처럼 과거 번성했지만 현재는 잊히거나 여러 환경의 영향으로 숨어버린 도시들이 그곳이다. 코로나 전에 부모님이 여행을 다녀오셨던 페트라 이야기가 특히 반가웠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고대 도시. 그렇기에 영화에도 종종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곳은 2004년 대형 쓰나미로 인해 모습이 드러난 인도의 마하발리푸람이라는 지역이었다. 쓰나미는 인류의 많은 것을 빼앗아가기에 결코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근데, 이 쓰나미가 감춰져있던 도시를 드러냈다. 커다란 파도와 물살이 모래와 흙을 씻어내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조각과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멋진 위용이 그동안 감춰져있었다니...! 사진으로 보면서도 놀라웠다.

뿐만 아니라 물에 둥둥 뜬다는 바다 사해도 이 책에 등장한다. 사해가 사라지는 곳에 이름을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소금 성분 때문에 뜬다는 것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된 사해인데 말이다. 과거에 비해 사해의 크기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한다. 왜 그런 것일까?

개인적으로 4장의 등장한 지역들은 씁쓸하고 가슴이 아팠다. 다른 이유가 아닌 인간에 의해 사라질 지경에 처한 곳들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만년설이 녹아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죽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사실 책 속에 등장한 곳은 10곳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곳들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기온이 오르며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인간의 탐욕 때문에 무분별하게 벌채가 이뤄지고 불타 없어지는 지구 곳곳의 이야기가 눈에 보이는 이야기로 등장하니 책잡히기 그지없었다. 2022년에는 10곳이 소개되었지만, 10년 후에는 30곳 40곳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소중한 것은 남아있을 때 지켜야 한다. 훗날 잊어버리고 후회하지 않는 우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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