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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마켓 셜록 ㅣ 감귤마켓 셜록 1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2년 4월
평점 :

흥미롭다. 실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택해서 이야기를 그려가서 그런지, 더 몰입이 잘 되었다. 소설 속 감귤 마켓은 비슷한 색의 당*마켓을 모티프로 삼았다. 큰 아이와 터울이 있어서 그런지, 아기 용품이 남아있는 게 별로 없었다. 둘째를 낳을 생각은 있었기에, 주변 친척들에게 잘 쓰고 다시 돌려달라고는 했지만, 막상 둘째를 낳고 받으려고 보니 이미 또 다른 사람에게 갔거나, 돌려받기 애매한 개월 수 때문에 또다시 준비해야 했다. 실제로 사용은 몇 달 못하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았는데, 나 역시 돌이 지나가는 둘째의 육아용품 중 상당수를 당*마켓에서 구매했다. 물론 부피가 큰 제품들도 상당수 있기에 빠른 처분을 위해 다시금 당*마켓을 찾게 되기도 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한 사건은 가족을 사이에 두고 이어진다. 냉동차가 장인의 과수원 근처에 서 있는 것을 목격하고 왠지 찝찝함을 느꼈는데, 다음 날 기사로 살인사건이 근처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한 큰 사위 선록, 감귤 마켓 마니아이자, 감귤 마켓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어느 날, 불륜인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딸아이의 친구 아빠를 보며 고민이 생긴 둘째 사위 완수. 과수원 근처 밭에서 가끔 밤에 무언가를 매립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 느꼈는데, 이상한 악취까지 나자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끼는 장인까지...
감귤 마켓을 두고 사건이 줄타기를 시작한다. 냉동차 사건 이후 선록의 고민은 시작된다. 급기야 아내 선영이 딸 자율의 책을 구매하기 위해 갔던 아파트 주차장에는 자신이 목격했던 냉동차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차의 주인이 자신이 거래한 남자 같다는 심증을 갖고 본인의 블랙박스를 뒤져보는 선록은, 그 차와 자신이 목격한 차가 같은 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제는, 그 남자가 선영의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록은 감귤 마켓 마니아인 동서 완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세 남자의 추리는 결국 한 인물로 귀결된다. 냉동탑차의 살인마도, 이집 저집 문어발식 살림을 하는 불륜남도, 밭에서 일하는 의대생 외국인 노동자와 비밀 거래를 하는 사람도 모두 한 인물이었다. 근데, 의심이 시작되니 끝이 없다. 정말 이 남자 의심스럽다!
같은 동네에서만 거래가 가능하기에 편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몇 다리만 건너면 신상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생각지 못한 사건이 기묘하게 얽히고 설키며 자꾸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 역시 등장인물의 상황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며 그들의 상황을 따라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박희종 작가는 타운하우스라는 작품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구면인데, 책 속에 전 작의 이야기가 등장해서 읽다가 빵 터졌다. 물론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일 테지만 말이다. 타운하우스에서는 살아본 적이 없지만, 당*마켓은 내가 실제로도 종종 이용해서 그런지, 더 몰입이 잘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