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큼 내용 또한 상상 이상이었다. 표지 가득 피가 흐르는데, 피가 홀로그램이라니...

주인공인 퍼트리샤 캠벨은 주부다. 전직 간호사였고, 코리와 블루의 엄마이자 의사인 카터의 아내이다. 카터는 워커홀릭이다.(이쯤 되면 퍼트리샤가 독박맘이라는 사실에 무척 공감이 된다.) 거기에 하나 더! 시어머니인 미스 메리를 홀로 모시게 되었는데(형제들이 갖은 핑계를 대면서 막내인 카터에게 어머니를 밀어냈다. 나쁜 것들!) 미스 메리는 중증 치매환자라는 사실... ㅠ 그 와중에 퍼트리샤는 북클럽에 가입했다. 좀 흥미 있는 책을 읽으면 좋았을 것을... 있어 보이는 어렵고 따분한 벽돌 책들만 읽어대는 통에 결국 이번 달 읽어야 할 책인 "울어라, 사랑하는 조국이여."를 한 페이지도 못 읽은 채 북클럽에 나가게 되었다. 문제는 이 책의 사회자가 퍼트리샤라는 사실이다. 다행이라면 한 명을 제외하고는 북클럽 멤버 전부가 책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북클럽은 와해된다. 같은 북클럽 멤버였던 키티는 퍼트리샤에게 새로운 북클럽(?)을 소개한다. 피가 튀고 살인사건에 실제 이야기가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책들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는 북클럽 아닌 북클럽 말이다. 천박하고 저질인 책이라 생각했지만 그 바쁜 와중에 단숨에 읽어버리는 퍼트리샤는 결국 기존 멤버들인 키티, 그레이스 캐버노, 메리엘런, 슬리크와 함께 북클럽을 결성한다. 물론 끔찍한 호러소설 북클럽이 아닌 성경 읽기 모임으로 가장한 북클럽에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쓰레기 당번인 블루를 대신해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옆집에 사는 새비지 부인에게 끔찍한 습격을 당하고 만다. 사실 새비지 부인은 처음에는 너구리 사체를 개걸스럽게 먹다가, 퍼트리샤를 발견하곤 그녀에게 돌진해서 그녀의 귓불을 먹어버린다. 다행히 남편인 카터가 그 상황에서 돌아왔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더 끔찍한 일을 당할 뻔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새비지 부인은 사망한다. 착한 마음과 오지랖을 가진 퍼트리샤는 결국 조의를 표하기 위해 새비지 부인의 집에 갔다가 조카인 제임스 해리스를 만나게 된다. 근데 처음 제임스를 봤을 때 맥박이 뛰지 않는 걸 발견하고 제임스를 사체로 착각(?) 하고 심폐소생술을 하게 된다. 그렇게 괴상한 만남 이후 제임스와 조금씩 친해지게 되는데, 제임스에게 이상한 구석이 하나 둘 보이는 퍼트리샤는 결국 북클럽 멤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 과연 제임스의 정체는 무엇일까?

책으로 하나가 된 그녀들의 이야기는 참 신선하다. 사실 있어 보이는 책은 정말 읽기 힘들다. 특히나 관심분야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읽게 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함께 모여 피 튀기는 이야기를 읽고 나누는 그들이기에, 이웃의 뱀파이어를 어쩌면 쉽게 찾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엄마이자 여성인 그들의 활약기를 통해 또 다른 차별의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다. 나 또한 엄마기에 그들의 감정적 이야기들에 공감이 가기도 하고 말이다. 적어도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은 우리네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해봤다. 단지 뱀파이어가 아닐지라도, 친절을 가장한 검은 속내는 우리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제임스 해리스의 존재에 대해 여기저기 복선이 많이 깔려있긴 했지만 실체를 마주치고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쾌감을 맛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