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킹 우리 아이 마음 성장 그림책 4
탁소 지음 / 꼬마싱긋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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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는 순간 과자가 생각났다. 바나나 모양으로 생긴 노란색 과자 말이다. 탁소 작가의 3번째(실제로는 4권이 출간되었다.) 만나는 그림책이다. 특유의 그림체와 내용, 교훈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의성. 의태어들까지 이번에도 역시나 빠져들었다.

이번 책의 주인공은 바나나를 좋아하는 원숭이 가족이다. 낮잠에서 깨어난 꼬마 원숭이는 엄마 아빠가 안 보이자 바나나 숲으로 찾아 나선다. 바나나 숲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역시 이번에도 꼬마 원숭이의 여정은 쉽지 않다. 이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며 잠자는 동물들이 깨지 않게 조심히 건너기도 해야 하고, 위험한 순간에 접어들어 난감하기도 하다. 끊어진 나뭇가지 앞에서 망연자실 고민할 때 도움의 손길이 등장한다.

바로 목이 긴~기린 아저씨가 나타난 것이다. 기린 아저씨가 만들어준 계단 덕분에 꼬마 원숭이는 무사히 엄마 아빠를 찾는 여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꼬마 원숭이가 도움만 받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기린 아저씨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도움을 베풀기도 한다. 위험에 빠진 꼬마 거미를 도운 것이다. 꼬마라고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도움을 주었을 때 왠지 모를 기쁨이 가득한 얼굴이 익살스럽게 그려져있다.

나는 아이가 꼬꼬마 시절 육아휴직 중에도 집에서 근무를 해야 해서, 아이가 잠이 들면 침실을 빠져나와 일을 했다. 덕분에 4개월도 안 돼서 분리불안을 겪을 정도로 아이에게 미안함이 많은 엄마다. 잠에서 깬 꼬마 원숭이가 울지도 않고 엄마 아빠를 찾아 씩씩하게 나선 여정을 보면서 우리 아이의 모습이 겹쳐졌다. 너무 어린 나이부터 일어나서 엄마가 없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공포감을 심어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나이가 든 지금도 아이는 깼을 때 엄마 혹은 아빠가 없으면 조금은 불안해한다. 깼을 때 엄마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안도하고 다시 눈을 감기도 하고 말이다. 꼬마 원숭이처럼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시기까지 옆에 있어줬어야 했는데... ㅠ

밝은 동화였지만, 아이의 모습이 겹쳐져서 미안함이 배가 된 시간이었다. 물론 아이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여전히 엄마 바라기인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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