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비롯해 동물들은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주거시설에 대한 욕망이 있다. 적으로 부터 나와 가족을 지킬 수 있고, 날씨 등으로 부터 피할 수 있는 집
말이다.
하지만 사람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이 만든 집은 어떨까? 어떤 재료로, 어떤 방식으로 집을 지을까?
이 책에 담겨있는
새들의 집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람이 바느질 하듯이
부리로 나뭇잎에 구멍을 뚷고 그 사이를 식물섬유나 거미줄로 꿰매어 둥근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솜털과 풀을 이용해 방수가 가능한 둥지를
만든다.(재봉새)
내가 어린 시절 보았던
제비의 둥지 역시 진흙을 날라서(마치 우리가 콘크리트로 집을 짓듯이) 만든다. 역시나 지붕 아래 만들어 비를 피할 수 있게 만들고, 진흙으로
둥지 안쪽으로는 솜털이나 동물 털 같은 재료를 담아 새기를 보호한다.
나무를 뚫어서 둥지를
만드는 딱따구리나, 폐가 지붕 틈 사이로 둥지를 만들기도 하는 새(후투티)도 있고, 남의 둥지에 떡하니 알을 낳아놓고 도망가는(뻐꾸기,
탁란)새도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새들은 알은 구별못하지만(내가 낳은 건지,다른 새가 낳은건지), 둥지는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랬기에 탁란을 하는 새들의 알도 자신의 알로 생각하고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뻐꾸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부화한
뻐꾸기가 기존 새의 알을 밀어내는 것을 보고 경악한 적이 있다. 근데 이 책속에 등장하는 벌꿀길잡이 새라는 새는 그보다 더
했다.
역시 탁란을 하는
벌꿀길잡이 새는 자기 부모 못지 않게 못된(?)새다. 새끼가 부화하고 나면, 부리 끝에 날카로운 갈고리로 숙주의 새끼를 찔러죽인다.
세상에...!
새마다 자신의 환경과
생김새에 따라 만드는 둥지는 천차만별이다.
그렇게 힘들게 노력해서
만든 둥지인지라, 둥지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가지각색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냥 쉽게 봤던 새의
둥지에도 이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내용들이 담겨있다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