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소설. 드라마 등의 작품은 우리의 삶을 참 많이 닮아있다.
반면 해피엔딩인 결말이나, 신데렐라 이야기 등은 어떤 면에서 우리가 이룰 수 없는 일들이기에 대리만족을 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한번 즈음 그런 주인공들의 모습들을 심리학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나는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이런 성격들은 과연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어떨까 싶었는데 그런 책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내가 본 영화보다 보지 못한 영화가 상당했고, 거기에 한발 더 나아가 신화 속 신들의 모습들까지 심리학으로 만날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줄거리를 읽으면서 마치 영화를 본 듯한 기분을 느꼈다. 물론 본 영화도 가물가물했던 기억을 일깨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덕분에 영화와 글이 한 몸처럼 잘 어우러져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우선 하나의 주제 속에서 영화와 신화(성경 포함)가 같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물론 신화나 영화 모두 인간의 삶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모습들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또 하나의 삶이기에 그 안에 녹아들어있는 모습들을 단편적으로는 알 수 있으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의 말이나 행동을 통한 심리학적 관점의 모습들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닐까?
아무 의미 없이 지나쳤던 장면 안에 그런 성향이 표현되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점이었다.
이 책은 총 5개(자아, 시련, 사랑, 인간의 내면, 삶과 죽음)의 대주제 안에서 각 영화가 소주제를 이루어 내용을 이끌어나간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주제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마스크. 뮤리엘의 웨딩, 폴 몬티, 트루먼쇼라는 4편의 영화를 토대로 인간의 내적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특히 폴 몬티와 뮤리엘의 웨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부장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뮤리엘의 웨딩은 여자의 입장, 폴 몬티는 남자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두 영화 전부 보지 못한 영화였음에도, 그 안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신데렐라와 헤라클레스)이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느낀 것은 그 전반에 들어있는 가부장적인 면모를 오늘에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신데렐라 이야기를 통해 그 안에 숨겨진 계모와 두 언니들의 모습을 새롭게 볼 수 있었고, 유리구두를 통해 왕자와 신데렐라가 가지고 있던 가부장적 성향 또한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해 저자가 풀어낸 글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책에는 그런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책을 통해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물론,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는 기본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