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인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완웨이강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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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열풍이 여전히 뜨겁다. 그리고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완웨이강이라는 저자의 전작 <이공계의 뇌로 산다>는 책 때문에 주저 없이 읽게 되었다. 현재는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지만 중국에서 나고 자랐다는 점은 같은 아시아 출신으로 다른 학자들과는 차별화된 미래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장 컸다.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잠재력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시아라는 비슷한 환경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띈 내용은 '자유의지론자'의 등장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고 계층화 현상이 심각하게 대두될 미래사회에서 인간이 가진 자유의지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자유의지론자들은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하며 자신의 직감과 이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많은 책들을 근거로 기존에 만들어진 모든 원칙과 법칙의 오류를 지적한다. 우리는 만들어진 틀 안에서만 생각하도록 교육받고 살아왔다. 기계의 발전은 인간의 인식 속도를 앞지르며 빅데이터를 양산하고 자유의지가 없는 인간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진정한 세계관의 변화는 안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지 못한다면 누군가의 노예 상태로 전락할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적극적, 주도적 행동이란 외부의 자극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의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을 가리킨다. 당신의 자유의지가 외부적 제약과 분리되어야 자극과 반응 중간쯤에 있을 때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판단력과 능력을 가질 수 있다. p.111

저자는 과거 중국이 위대함만을 추구하다 결국 서양문물에 뒤처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날 중국인이 사기꾼이라고 불리는 것을 오히려 환영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문학적 이상의 추구보다 성공을 추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고 ‘품격’ 수양을 게을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계층의 차이는 결국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최상위 계층은 문제를 분석하고 논리적인 구조를 만들어 선택하고 결정한다. 그들이 분석하는 빅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평범한 인간들의 일상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주인은 아름다움을 살피는 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관심을 둔다. 진정한 영웅은 데이터에서 파악되지 않는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다. 무엇이 되어 세상의 부품이 되려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 사람이다. 지배계층의 정해진 프로그램 속에서 살기를 거부하며 삶에 사명감을 갖고 자유와 용기를 갖는 것. 그것이 미래의 영웅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이쯤에서 나는, 또는 내 아이들은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반문하게 된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가.

 
 

당신은 세상을 바꾸고 자신을 변화시키고 다른 사람을 지배하기 위해서 배우는가? 아니면 세상에 적응하고 자신을 한껏 꾸며 다른 사람에게 선택받기 위해 배우는가? p.249

우리가 어떤 사실을 믿는다거나 믿지 않는다는 말은 결정의 근거를 제공해준다. 그것은 믿음을 계속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장 지식인의 잡학사전에 등장하는 '베이즈의 정리'는 미래의 영웅이 갖춰야 할 지혜와 용기를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신의 관점을 끊임없이 조정할 때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늘어난 근거만큼 자신감도 갖게 된다는 것을 수식으로 증명한다. 이것은 자유의지론자의 이성적 판단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인간이 계속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부를 창출하는데 기여한다면 자본주의의 만개는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물건 생산량만 증가하게 된다면 소비할 주체인 사람의 부족으로 수요 측 경제학에 의존하는 공산주의가 대두될 수 있다고 보았다. 더 이상 생산율의 증가를 위해 자본을 쏟아붓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지배층의 남아도는 자본은 어떻게 사용되어야 할까.  저소득층을 위한 부분적 사회주의가 소비 증대를 위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478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한 분량이지만 내용은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라서 쉽게 읽히는 편이다. 책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지식들이 오류가 넘치고 상식을 뒤엎는다 할지라도 인간이 쌓아올린 지식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결론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미래 서적들처럼 여전히 지식 활용능력은 중요하다. 결국 인간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활용하여 부를 창출해야만 한다.

인간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봤을 때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삶을 선택하는 일은 인간만이 가진 아름다운 권리이자 책임이다. 4차 산업혁명이 그들만의 리그라 할지라도, 빈곤을 낭만이라고 받아들여야 할지라도, 앎이 실체적 행복을 이루어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미래의 불안을 이해하며 이성적인 사고로 자유의지를 갖고 선택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알면서 포기하는 것과 몰라서 못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파리를 모르는 사람은 파리에 가는 꿈조차 꿀 수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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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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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또라이. 수석검사가 그에게 지어준 별명이다. '끈질긴 또라이'라고 썼다가 뭔가 찜찜해서 다시 들춰보니 '집요한 또라이'였다. 둘 다 비슷한 뜻인데 왜 '집요한'이라는 단어를 썼는지 궁금해서 국어사전을 뒤적거렸다. '집요한'은 '끈질긴'에서 한 가지 뜻이 첨언되어 있었는데 바로 '고집스럽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었다. '검사'라는 직업과 어울린다. 대개 사람들은 법정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는 모습으로 검사를 떠올리지만 검사는 '절차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사람이다. 제대로 된 절차가 아니라면 고집스럽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다시 세우는 일을 하는 사람이 검사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가 또라이라 불리는 세상에 환멸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검사님'의 생활을 낱낱이 알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되어 책장은 재빠르게 넘어갔다. 수많은 사건들을 파헤치는 검사의 위대함보다는 '사기꾼'들의 사기 수법에 흠뻑 빠져들었다. 한 번 감옥에 들어가 본 놈들이 신참 검사를 다루는 모습을 보니 '검사님'의 양심이 다하는 날에는 절대 잡히지 않는 '사기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또라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쉽게 갈 수 있는 선택의 순간에 자신의 신념을 따르는 길을 간다. '진실은 다수결이 아니다', '욕구와 충동 속에서 결국 선택이 자아를 만드는 것이다', '말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본심에 따라 본질이 달라진다.'라는 문장 속에서 그의 본심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래서 도박장의 박 여사를 도박개장죄가 아니라 도박방조죄로 기소했다는 일화를 가진 자의 같잖은 동정심이라 오해하지 않았다.

그의 기둥 같은 신념은 미래사회의 법과 질서를 예측한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판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기계가 인간을 판단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법이 없었던 과거는 어땠을까? 서로 분쟁을 조정하고 협의하며 살아가지 않았을까? 법으로 인간을 다스려야만 하는 오늘날의 모습이 오히려 비인간적이다. 학교폭력위원회가 밥 먹듯이 열리고 학생 사이에서도 고소 고발이 남발하는 요즘 시대.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는 결국 모든 경우의 수가 입력된 인공지능에 의해 판결만을 기다리는 비참한 인간의 말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법에서 정한 경우의 수 외에 다른 방법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인간뿐이다. '현실은 직선인 경우가 거의 없다. 최단거리를 이어주는 가설은 진실이 아닐 경우가 많다.'라는 문장은 우리가 기계처럼 혹은 기계를 따라잡기 위해 최단거리를 추구하도록 교육받았지만, 결코 그것이 최선은 아니었음을 자각하게 한다. 족집게 과외를 받고 고위층에 포진한 사람들은 굳이 쉬운 길을 두고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공리주의와 정책적 효율 만능주의에 의해 희생될 사람은 그 법칙에 따라 오늘도 충실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이다.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정치는 결핍된 욕구의 불만을 표출하고 공격할 곳을 찾아 헤매게 만들었다. 거기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불안의 씨앗까지 뿌리기 시작하면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감정까지 더해져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보이지 않는 끈에 매달린 꼭두각시와 같은 삶이 계속되는 것이다.

어릴 때 책이 없어서 읽었다던 컬러 학습 대백과 사전을 닿도록 읽은 흔적은 여기저기서 보인다. 문과에서  느낄 수 없는 이과의 향기는 글의 재미를 더한다.  컬러 학습 대백과는 우리 집에도 계몽사 세계문학전집과 함께 거실 책장 맨 아래 칸을 장식하던 책이었는데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엄마가 남동생을 위해 특별히 추가로 들였던 책이었기 때문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해본다. 컬러 학습 대박과 사전 내용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이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스스로 인간다움을 향해 나아가려는 개개인들의 자각이다. 그래야 흑백 논리에 의해 어느 한쪽 진영의 대변자나 비판자로 가면을 쓰는데 익숙한 방관자들만이 가지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집요한 또라이. 영원히 방관자로 머물고 싶어 했던 내게 이런 고해성사를 하게 하다니. 그는 집요한 또라이가 맞았다. 그리고 이 뜻 또한 좋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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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홈 스트레칭 - 몸의 밸런스와 라인이 살아나는 스트레칭
이이슬 지음 / 싸이프레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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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 중 하나는 운동하는 것! 그런데 운동을 선뜻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작년에 요가를 배우다 원래 안 좋던 손목 결절이 더 심해져서 손목을 써야 하는 운동은 하기 어렵게 되었다. 러닝머신이라도 뛰어볼 요량으로 헬스를 하려니 오랫동안 운동을 한 지인이 전담 트레이너가 있지 않으면 기구를 사용해서 운동하기 어렵다고 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 게을러진 근육을 단련시키는 스트레칭부터 시작해 보라는 조언에 따라 집에서 스트레칭을 해보기로 했다. 

<이슬 홈 스트레칭>은 큐알코드가 있어서 나 같은 집순이들이 따라서 하기 쉬웠다. 과하거나 잘못된 스트레칭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이슬 강사의 자세한 설명이 자세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손목을 쓰는 운동은 건너뛰고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 장난감으로 전락한 폼롤러를 이용한 스트레칭도 유익했다. 평소 편두통이 있어 증상 개선을 위한 스트레칭이 특히 도움이 되었다. 유튜브에 ‘이슬 홈 스트레칭’이라고 검색하면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자세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구독 추가하여 매일 조금씩 운동해 보자.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는 고등학생들의 비만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젊음이 건강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젊었을 때는 다이어리에 올해 목표로 다이어트를 적었는데 나이 들어보니 가장 절실한 것이 체력을 증진시키는 운동이라는 것을 느낀다. 키 성장에도 근력 운동이 좋다. 유튜브를 즐겨보는 아이들과 함께 영상을 보며 운동을 해봤다. 리듬체조를 배웠던 첫째가 수업 시간에 배웠던 스트레칭이라며 나보다 더 즐거워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올해는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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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내 아이 생애 첫 영어 일기장 - 초등학생 시훈이와 함께 쓴
이상화.이시훈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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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1호가 영어학원을 다닌 지 3년째다. 듣기는 수능 듣기 평가를 볼 수 있는 정도인데 쓰기는 잘 안되는 편이다. 원래 손으로 글씨 쓰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그런데 올해부터 영어 학원에서 일기를 써 오라는 숙제가 생겼다. 학교 숙제로 쓰는 일기도 안 쓰는데 당연히 쓰지 않으려 했다. 자신의 일상을 영어로 적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싫지만 무엇보다 그냥 쓰기가 싫다고 한다.

<10살, 내 아이 생애 첫 영어 일기장>은 '예투투'를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Yesterday was Sunday, December 31st, 2017.
Today is Monday, January 1st, 2018.
Tomorrow is(will be) Tuesday, January 2nd, 2018.

저자는 위문장을 보지 않고 말하는 시간이 10초 이상이라면 이 책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집 1호는 31st에서 좀 막혀서 더듬거리다가 10초를 넘겼다. 매일 쓰고 있지만 정작 영어로 써보지 않았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예.투.투).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의사소통'하기 위해서였다. '예투투'는 영어를 배우는 이유를 상기시킨다. 우리에게는 실제로 쓰는 말을 영어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 첫 발이 중요하다. 즐겁게 몰입했던 몇 시간의 기억이 끝까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부분에서 잘못된 첫 발을 내디뎌 실패해 보았기에 아이와 어떻게 책을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책을 훑어보다 파워포인트에 녹음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눈에 번쩍 뜨였다. 우리 집 1호는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컴퓨터 수업을 1학년 때부터 들어왔고 지금은 코딩을 배우는 중이다. 글씨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파워포인트로 일기를 써 보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머리말에 나오는 영어 5독법을 충분히 숙지한 뒤 시작했다. 우리 집 반항아 1호는 내 예상대로 처음에는 일기 쓰기를 거부했다. 그렇지만 파워포인트를 실행시키니 표정이 좀 달라졌다. 일단 영어 5독법 세 번째 미션의 지시대로 시훈이의 일기를 똑같이 따라 쓰게 했다. 영어 자판 연습한다 생각하고 쓰라고 했더니 일기는 대충 베끼고 파워포인트 기능을 이용해 일기장 꾸미기를 하고 있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첫날은 그렇게 일기를 썼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다음날을 기약하기로 했다.


다음 날은 첫날보다 일기를 쓰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는 시간이 조금 짧아졌다. 그리고 어제처럼 그냥 따라서 써보라고 했더니 자기 마음대로 써보고 싶다고 한다. 그날은 친구와 만나서 집에서 놀았던 날이라 (드디어!)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 모양이었다. 사전을 찾아 쓰고 싶은 말을 찾고 그동안 영어 학원에서 배웠던 표현으로 조금씩 일기가 완성되었다. 아이의 상황에 따라 영어 5독법의 순서를 조금 바꿔서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10살이면 이미 엄마 말을 들을 시기는 넘어선 나이다. 엄마도 아이의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책 속에는 자기소개, 가족, 좋아하는 것, 오늘의 기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시훈이의 일기 예제가 수록되어 있다. 앞으로 우리 집 1호도 일기를 쓸 때 시훈이의 일기를 참고해서 쓰려고 한다. 1독은 쓰고 싶은 주제에 맞춰 시훈이의 일기를 읽기, 2독은 모르는 단어나 쓰고 싶은 단어 찾기, 3독은 시훈이의 일기를 토대로 나의 일기 쓰기, 4독은 내 일기를 읽고 녹음해 보기, 5독은 녹음된 내 일기를 들어보기. 하루 미션을 5독까지 한꺼번에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시훈이의 일기를 그대로 써서 한다고 해도 처음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완벽주의 엄마들이여,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면 미션을 완수하는데 너무 신경 쓰지 말자. 첫 발을 내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아이들이 직접 부딪히며 영어 공부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지만 사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영어 읽기는 어느 정도는 가능해야 하고, 컴퓨터를 다루는 기본 능력이 있어야 memory silde를 만드는 활동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엄마표 영어 코칭에 따라 직접 모르는 단어를 찾아 이미지를 선택한 후 녹음 기능을 이용해 스스로 단어장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자기가 경험해서 익히는 우리 집 1호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영어 학원을 계속 다니고 있었지만 영어를 재밌어하지는 않았는데 직접 일기를 쓰고 선생님께 일기를 메일로 보내는 방법을 알려주니 즐겁게 하는 것 같다.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엄마표로 할 것인가 사교육에 맡길 것인가 고민했던 때가 떠오른다. 우선 엄마표로 전부 하려면 힘이 들고 포기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사교육을 선택했다면 아이의 상태에 대한 관심을 갖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엄마표로 보충해 주면 된다. 이 책의 엄마표 영어 코칭에 대한 여러 가지 활용 방법이 유용할 것 같다.  아이와 일기를 함께 써보며 학원 선택이 끝난 후에는 학원에 100% 맡겨 놓았던 것을 반성했다. 하루 한 시간 영어 일기 쓰기로 아이와 교감하며 언어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아이와 일기를 쓰다 보니 나도 영어 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참에 한 번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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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기술 -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책 속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이동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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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라고 했다. 그는 풍요로움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느끼는 결핍감이 불안을 촉발시킨다 했다. 세계는 더 이상 모든 사람이 풍요로울 수 없는 시대로 향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이 노동할 수 있는 기회를 잠식하고, 지식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간극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차이는 결핍감에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궁핍을 안겨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을 떨칠 수 없다.

<미래를 읽는 기술>은 불안한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미래'라고 하면 몇 십 년 후의 '먼'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뇌는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에 대해 회피하거나 도망치는 경향이 강해 지금의 익숙한 상태에 머물러 있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강의를 들어도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저자는 지식이 검색어가 된 현재는 뇌의 관성에서 벗어나 기존의 생존 법칙에 따라 생존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모자이크식 독서'로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모자이크는 작은 단편들을 늘어놓아 일정한 형상이나 모양을 표현하는 예술 활동을 말한다. 모자이크식 독서란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단서들을 모아 미래라는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독서법을 말한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지식산업시대에 생존을 위해 혼자 모든 분야를 공부할 수 없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지식을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저자 이동우는 지독한 독서광으로 3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6천 권의 책을 읽었으며, 6백여 명의 저자와 인터뷰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그의 방대한 독서를 바탕으로 한 모자이크식 독서법에 의해 구성되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에서 내게 맞는 정보를 선택하고 조합해 하나의 맥락을 만들고, 그 맥락의 서브텍스트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1장은 왜 지금 미래를 읽는 기술이 필요한지에 대해 묻고 있다. 2장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경제학의 역사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머나먼 미래가 아닌 곧 눈앞에 닥칠 시대가 어떠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현재에 대한 위기감을 직시하게 만든다.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성공하는 미래형 인간에 대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부분은 3장부터 5장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미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가장 '인간다운 사람'이다. 모든 것을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이성적 판단에 가둬버린 세계에서 인간이 기계보다 더 뛰어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미미하다. 하지만 데이터에 근거한 가장 효율적인 답안이 개개인의 삶에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인문학 열풍이 불고 철학과 자기 내면을 살피는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인구 감소로 인해 떨어질 것이라 예측했던 집값은 연일 고공행진하며 부동산 불패신화를 이어 가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늘 성공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미래에 대한 공부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봤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플랫폼, 공유경제 같은 어려운 말보다 유투버들의 성공과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통해 이미 4차 산업혁명이라는 태풍안에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첨단 제조업'이라 부르는 미국이 세계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기반이 결국 '제조업'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미국은 값싼 원가를 위해 제조공장을 아시아나 개발도상국에 만드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먼저 자신의 그림을 그리는가에 따라 후발주자들은 들러리나 배경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개인도 예외가 없다. 베일을 걷어내고 마주하기 싫었던 현실과 마주하니 미래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어둡게 느껴진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산술적인 수치만으로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것에 미래의 희망이 있다. 결국 모든 답은 자신에게 있다. 그리고 그것을 찾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조각을 모으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미래는 분명 다르게 펼쳐질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미래를 읽는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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