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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 코딩교육 - 내 아이를 미래 인재로 키우는
신철헌 지음 / 미디어숲 / 2017년 3월
평점 :
우리는 무언가를 만들기(Making)위해 코딩(Coding)을 배우는 것이다. p.183
작년 초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에서 이세돌이 처참하게 패배한 이후 방송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과 강의가 쉴새없이 쏟아졌다. 영화에서만 보았던,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광경을 tv에서 생중계로 보았던 평범한 사람들이 가졌던 생각은 아마 '위기감'이었을 것이다. 더이상 이전의 생각과 행동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 연령과 세대를 초월해 다가오는 미래사회 인재상이 길러야 할 핵심 역량은 '스스로 사고하며 로봇으로 대체할수 없는 일을 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코딩교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 중 하나인 '지식정보처리 역량'을 기르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사실 코딩에 대한 얘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은 '정보'라는 이름의 정규과정 교과로 배울 예정이며, 벌써부터 강남 엄마들이 코딩교육에 몇 백만원씩 과외를 시킨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들린다. 부모는 티칭이 아닌 코칭의 역할을 하라는 얘기를 듣지만 코칭은 티칭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계획해야 가능한 일이다. 엄마가 모르는 코딩을 아이에게 시킨다는 것은 나침반없이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배를 태우는 격이다. 두려움은 열정과 호기심을 순식간에 잠식해 버린다. 아이에게 좋은 나침반이 되어주기 위해 기백만원짜리 과외는 시켜줄 수 없지만, 적어도 길을 잃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 아이를 인재로 키우는 <5:5:5 코딩 교육>을 선택했다.
가끔 책을 읽고 책 내용을 그림 한 장으로 나타내는 일을 해보는데 '이미지화'는 뇌에 저장시키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저장시간을 늘리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컬러판으로 인쇄된 사진들이다. 이미지로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코딩 기업들을 소개하면서 사용한 기업 이미지는 이미 코딩이 우리삶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1부는 재미나 상식으로 읽어도 좋을만한 이야기였지만 2부 부모가 알아야 할 코딩교육 부분은 생소한 말들이 많아 두 번 정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정수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3부 메이킹 파파가 제안하는 코딩교육 방법론이다.
'재미'가 단거리 선수라면 '의미'는 장거리 선수입니다. p.186
나는 책 제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목은 그 책의 대표 키워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왜 <5:5:5 코딩교육>인지 궁금증을 참아가며 끝까지 읽었는데 3부에 비로소 그 내용이 나온다. 5가지 진로영역, 5단계 코딩영역, 5가지 습관을 뜻하는 5:5:5 코딩교육 방법은 코딩교육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방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숫자로 나타낸 것이었다. 코딩을 가르치려고 하는 모든 선생님, 부모님들이 이 책을 한 번쯤 꼭 봐야하는 이유는 바로 코딩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를 넘어 의미로 방향전환을 위해 분류한 5가지 진로영역, 그리고 그 진로에 맞춘 5단계 코딩영역, 마지막으로 무엇인가 만들기 위한 코딩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하는 5가지 습관까지. 메이킹 파파가 들려주는 <5:5:5 코딩교육> 방법론은 코딩을 처음 시작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이쯤에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코딩 역시 다른 공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생각을 발산하고 현실화 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들이 많이 발달했을 뿐이다. 디즈니 만화를 좋아하고 만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시킬 때 늘 하던 얘기는 디즈니 회사에 가보고 싶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코딩 교육 역시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 그리고 왜 배우는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져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할 점이다. 책을 덮고 책표지를 보니 출판사 이름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미디어 '숲'.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