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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모든 책은 기본적으로 한 사람의 진실한 경험담에서 출발한다. 여행을 통해서, 자신의 온 삶을 통해서,
어떤 하루의 경험을 통해서, 또는 오랜 시간 공부를 통해서 얻어진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한 것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독서를 뒤돌아 본다면, 독특한 경험을 진실하게 써 내려간 책이 가장 재미있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경영/경제 관련 책들은 사례 분석을 통해 일반화의 경지로 나아가고자 한 것들이 많은데, 이때 잘못하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특정한 사례의 진실함을 전달하여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오래 남길 것을 찾아내게 남겨두는 대신, 작가가 일반화를 통한 이론이나 법칙을 제시하고자 애쓴다. 물론 대부분 그런 법칙이나 이론은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나고 만다.
Zero to One은 미국 실리콘 벨리에서는 꽤나 유명한 페이팔 창업자 그룹의 한 명인 피터 틸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좀 더 정확하게는 피터 틸의 강의를 열심히 정리한 학생(블레이크 메스터스)의 강의 노트를 재 정리한 것이다. 책의 첫 장을 열면서 많은 기대를 했었다. 페이팔 창업자 그룹은 '페이팔 마피아'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한 이후로 각자 재창업을 통해 크게 성공하였다. 한번 성공하기도 어려운 창업을 두번 세번씩 성공시키며 서로의 성공을 돕기도 하였다. "그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라는 누구나 품게되는 질문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긴박하고 세세한 상황 묘사를 기대했던 내 마음과는 달리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너무나 급하게 일반화의 광장으로 끌고 나갔다. 그래서 이야기는 힘을 잃고 초점을 잃었다. 결국 나는 힘겹게 마지막 장까지 읽어 내야만 했다. 물론 많은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포착하지 못했던 것(책에서는 '숨겨진 비밀'이라고 묘사)을 찾아내어 사업의 기회로 연결하는 것, 그래서 작은 시장에서나마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저자는 주요한 성공의 열쇠로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건 다 알지만 하루 하루 어떻게 실천하는지가 중요한 것과 같이 세부적인 묘사가 부족해 보인다.
역시 책은 지인의 추천을 받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훝어본 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게 최고 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