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라는 노래가사가 가슴에 절절히 와닿기 시작한지도 꽤 오래되었건만 12월 31일이 어느 때부터인가 가슴 한켠을 무겁게 한다. 연말이 설레이고 마냥 즐겁기만 했던 때가 있었다. 12월 31일이면 어디건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 살아온 세월의 무게만큼 내 마음은 점점 더 가라 앉는다. 

 2014년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도 내 개인의 삶에도. 아직도 내 책상에는 '잊지 말자 0416'이라고 쓰여진 검정 스티커가 붙어있다.  점심을 먹다가 TV화면으로 본 세월호의 모습이 그렇게 비참한 이야기로 끝날 줄은...잊지 않아야 할텐데. 서로 돌아보고 반성하고 더 나아져야할 텐데. 너무 빨리 잊으면 안되는데. 14년은 세월호와 내 개인의 새출발로 기억될 날들이다. 커다란 결심을 하였다. 따뜻한 부모님 품에 늘 머물다가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어린 아이처럼 그런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꼭 해보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 할 것이었다. 

 2014년은 그 어떤 1년보다 특별했고 가슴 아팠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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