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만날 미래 -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정지훈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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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 먼저 책 표지 안쪽에 있는 작가 소개를 읽는다. 작가의 배경은 책에 대해서 많은 사전 지식을 주기도 하고 때론 선입견을 만들기도 한다. 작가 정지훈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당시로서는 낯선 학문인 의공학을 공부했다. 그후 IT분야의 전문가로 변신했다. 오래된 베스트 셀러인 ‘거의 모든 IT의 역사‘를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정지훈 작가가 교육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니 일말의 선입견이 들기도 했다.



˝내 아이가 만날 미래˝. 제목이 주는 무게감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가 아닌 ‘내 아이‘란 말에서 적어도 작가가 허투루 책을 쓰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미래를 예견하고 그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Part 1의 제목은 ˝우리 아이들이 만날 미래˝이다. ˝내 아이˝에서 ˝우리 아이˝로의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내 아이˝를 지켜냈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내 아이˝와 ˝우리 아이˝사이의 거리는 멀다. 책은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먼저 예상해보고 그러한 미래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을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을 고려할 때 첫번째 부분인 ˝우리 아이들이 만날 미래˝에서 소개하는 미래의 모습이 매우 중요해진다. 미래 모습에 대한 예측이 잘못될 경우 그 이후로 전개되는 책의 모든 내용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회, 직업, 가치관, 학교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창의성과 정서가 중요시되는 ‘개념시대‘(Conceptual age),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 일과 성공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는 시대, 이것이 저자가 제시한 미래 세상이다. 그런데 미래 세상에 대한 저자만의 통찰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내용이 ‘인용‘으로채워져 있다. 저명한 학자와 저술가들의 주장을 인용하는 것이 자신의 주장보다 더 크고 앞서서는 안된다. 어디까지나 인용은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인용과 사례 제시가 주인이 되어 있다. 책의 후반부에서도 많은 인용과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좋은 책을 읽고 난 후의 묵직한 울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좋은 내용의 책이구나.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었네...˝ 정도의 감상이 남는다. 책은 어디서도 듣고 보지 못한 저자만의 독특한 이야기나, 주장, 통찰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 주장과 통찰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러한 통찰이 없다면 굳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궁금한 내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된다. 이 책은 그런점에서 아쉽다. 다만 이 책이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3년에 쓰여 졌다는 것은 고려해야 겠다. 지금과는 달리 그때는 미래 교육에 대한 논의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교육 변화를 예측하기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다양한 논의를 모아 소개하는 것으로 저자의 목적이 달성되었을 수도 있다. 출간된지 5년이나 지나서 읽은 나의 탓인가 ?



이 책은 교육과 미래에 대해서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 권할만 하다. 출간 5년이 지난 지금도 시의성이 부족하지 않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문장도 평이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쉬이 읽힌다. 단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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