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사람들
아일린 파워 지음, 이종인 옮김 / 즐거운상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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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중세시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책이다. 저자의 친근하연서도 생동감 넘치는 문체가 인상적이다.

2.
대략 백년전에 이런 독특하고 매혹적인 역사서술방식이라니 놀랍기 그지없다(이 책은 1924년에처음 발간).

특히 2장 <농부 '보도'> 는 당시 농부들의 실제 생활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문체가 생생하다.

'마르코 폴로' ㅡ 13세기 베네치아 여행가 부분도 글을 읽는 맛이 남다른데, 우리를 먼 옛날의 그 낭만적인 여행길로 안내한다.

3.
저자 아일린 파워는 1889년 출생해서 51세의 아까운 나이에 급성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한다.

이런 뛰어난 필력을 가진 저자들은 왜그리 다들 요절하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에 함께 구입해둔 저자의 《중세의 여인들》도 곧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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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국가의 탄생 - 검찰개혁은 왜 실패했는가? 서해문집 사회과학 시리즈
이춘재 지음 / 서해문집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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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도 균형감도 없는 법조기자의 무맥락, 편면적 인상기

 

1.

책을 읽는 내내 찜찜하고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은 이 불쾌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저자 이춘재의 시각과 판단력이 너무 편협하고 편향적이며 왜곡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통찰력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균형감도 없거니와 사건의 맥락을 전혀 짚어 내지 못하는 수준에,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적 판단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사안의 이면은 고사하고 표면적인 해석조차 납득이 안되는 것이 허다하다.

 

2.

저자는 어줍잖은 양비론에 본인이 무슨 대단한 주장이라도 하는 양 폼을 잔뜩 잡고 있으나 내용은 빈약하고 논리는 헐겁고 비판은 공허하다.

 

문제의 핵심은 무소불위의 검찰이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장관 등 누구로부터, 어떠한 통제도 거부하는 검찰의 오만과 독선임에도 이춘재는 사태의 본질은 외면한 채 검찰국가의 탄생은 조국사태 와중의 내로남불, 추-윤 갈등 상황에서 추미애의 잘못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

왜 그럴까?

저자 이춘재가 저자약력에 써 놓았듯 거의 대부분의 기자생활을 <한겨레>에서 법조기자, 법조팀장, 사회부장 등 법조이력으로 채우며 검찰 측 시각을 체질화 차원을 넘어 육화(肉化)의 수준으로 심화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돌아보면 <한겨레>에서 이춘재 만 그런 것이 아니다. 법조팀장 출신의 강희철, 얼마전 김만배측으로부터 9억원을 수령(영수증도 없이 빌렸다고 주장)한 것이 폭로되어 해고 된 석 모씨 등도 이춘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한겨레의 법조관련 기사 수준이 왜 여타 신문과 차별성이 없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4.

저자 이춘재는 무도한 검찰의 행태에 대한 상당 부분의 책임은 <적폐청산수사>를 지속한 문재인과 조국, 추미애 탓으로 돌리며 내로남불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사실왜곡이고 부당하기 그지없는 책임전가이다. 저자의 이런 주장으로 사안의 본질은 흐려지고 검찰의 책임은 모호해 진다.

 

그의 주장을 거칠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검찰국가의 탄생이 실현된 건 유감이지만 그 책임은 검찰이나 윤총장이 아니라 문재인, 조국, 추미애 때문이야! ”

 

5.

책의 말미에 “이들의 정권 장악 시나리오를 현실로 불러낸 것은 검찰개혁을 외치면서도 검찰의 달콤한 유혹과 단절하지 못한 ‘입진보’였다”라고 쓰고 있는데,

적어도 한겨례의 법조팀장 출신 저자 이춘재가 할 말은 아닌 듯하다.


참고로, 2019년 소위 ‘조국사태’ 이후 현재의 검찰국가의 탄생 시기 동안 이춘재는 내가 기억하는 한 검찰의 ‘사냥’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의미 있는 칼럼을 쓴 적이 없다.

그래서 이런 허접한 책을 출간하여 알리바이로 쓰려는 것일까?

 

이런 수준이하의 책을 돈을 주고 사서 귀한 시간을 내어 꾸역꾸역 읽은 것이 억울해 몇 자 적어둔다.

혹 눈 어두운 자가 이런 책도 그럴싸한 비판이 담긴 책이겠거니 오독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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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프레지던트 - 국가 기념식과 대통령 행사 이야기
탁현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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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이 책을 예약 주문했을 때는 어느정도 기대는 했지만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이런 류의 책은 그저 가벼운 에피소드의 나열 및 과장과 자랑이 뒤섞인 후일담 수준에 머무르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 이상이었다.
내용이 알찰뿐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도 교훈과 감동이 있는, 게다가 사료적 가치까지 겸비한 책이 된 듯하다.

2.
책은 그 어떤 드라마, 영화보다 극적이고 스펙타클하며 아울러 곳곳에 벅찬 감동과 약간의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가슴 뭉클한 장면 또한 쉴새없이 계속된다.

잔기술로 만들어내는 연출, 쇼가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준비와 행사진행으로 인해 관객들과 독자들에게 전해지는 울림이 깊고 진하다.

3.
글은 무겁지 않고 경쾌하며 간간히 나타나는 탁현민의 위트와 유머로 글 읽는 맛이 쏠쏠하다.
방송에 나와 길지 않은 시간 얘기할 때도 어눌한듯 싶지만 타고난 입담과 말솜씨가 예사롭지 않음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글솜씨 역시 그에 못지 않다.

4.
이 책의 특색이라면, 각 챕터 앞에 큐알코드가 있어서 해당 유튜브 동영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세상 참 편리하고 기막힌 세상이다.

5.
각 챕터마다 흥미진진하기 그지 없는 일화가 풍성한데, 이것도 많은 분량을 덜어낸 것이라고 한다.
어느 인터뷰 기사를 보니, 농반진반 이 책이 10만부쯤 팔리면 후속편을 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던데 부디 이루어지기를~~^^

우리나라 공직자들은 기록을 너무 등한시하지 않는가!
훗날을 위해 더 풍성하고 세밀한 기록을 남기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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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통감 32 - 권187~권192, 증보판 자치통감 (증보판) 32
사마광 지음, 권중달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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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가 멸망하고 원근각처에서 출몰한 도적 또는 군웅들의 사슴 쫒기(축록 逐鹿) 즉 천하쟁취는 끝내 당나라 태종인 이세민의 차지가 되고 그의 정관의 치(貞觀之治)가 시작된다.

2.
맹장 밑에 약졸 없듯 명군인 당태종 휘하에는 여러 뛰어난 신하들이 모여드는데, 위징 등 이들의 특징은 황제에게 거슬리는 직언, 잘못을 비판하는 상소를 거침없이 하고 있다는 점.
당태종 또한 직전 수양제의 잘못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신하들에게 지속적인 직언을 촉구한다.
(윗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것)

3.
천 수백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도 진심 으로 새겨들어야 할 명언들이 즐비하다.

"짐이 천자가 된 것은 백성들을 잘 기르기 위한 것인데 어찌 백성들을 수고하게 하여서 자기의 종실을 길러줄 수 있겠소?" (366쪽)
===> 종실의 많은 군왕(郡王)들을 강등시킴


"군주는 나라에 의지하고 나라는 백성들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백성들에게 각박하게 하여 군주를 받드는 것은 마치 살을 잘라서 배를 채우는 것과 같아서 , 배는 부르지만 몸은 죽어가는 군주는 부유하지만 나라는 망한다." (367쪽)

어느날 당태종이 위징에게 수양제는 요순 걸주를 잘 알았음에도 행동은 정반대로 한 이유를 물으니, 위징이 답했다.

"인군은 비록 성스럽고 밝다고 하여도 오히려 마땅히 자기를 비우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야 하니, 그러면 지혜로운 사람은 그의 계책을 바치고 용기있는 사람은 그의 힘을 다하는 것입니다(智者獻其謨, 勇者竭其力). 양제는 그 자신의 뛰어난 재주를 믿고서 교만하고 자랑하며 스스로를 사용하였으니, 입으로는 요순의 말씀을 암송하였지만 몸으로는 걸주와 같은 행동을 하였고 일찍이 뒤집혀 망함에 이르는 것을 몰랐습니다"

당태종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앞에 일어났던 일은 멀지 아니하니, 우리들의 스승이다."(426쪽)
(前事不遠 吾屬之師也)

4.
이 외에 심쿵하는 구절이 적지 않은데
이 책 말미에 황제의 사면에 대한 당태종의 의견에 놀랐다.

"옛말에 사면이라는 것은 소인들의 행복이지만 군자에게는 불행이다.
1년 가운데 두 번 사면하면 착한 사람은 벙어리가 된다.....
그러므로 짐은 자주 사면을 하지 않는데, 아마도 소인배들이 이를 믿고 가볍게 헌장(憲章)을 범할까 두려웠던 연고이다"(429쪽)

21세기의 현재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참고로,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책 말미에 수록된 원문에서 찾아 확인해보는 맛이 달콤하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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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통감 31 - 권181~권186, 증보판 자치통감 (증보판) 31
사마광 지음, 권중달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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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가 멸망해가는 과정이 박진감 있게 펼쳐지고 군웅호걸, 도적들이 구름처럼 일어나 서로 쟁투하는 모습, 피폐해져가는 백성들의 참상이 눈에 보이는듯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다.

아쉬운 점은 중국지리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독자들을 위한 현재의 중국지도 및 당시의 각 전투상황을 알 수있는 전투도 등이 전무하여 좀더 실감나는 독서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권중달 선생 1인이 이 막대한 분량을 번역해내신것도 엄청난 일인데 무리한 희망사항인줄 알지만,
사계절 출판사의 <아틀라스 중국사>에서 보여준 탁월한 지도작성 노하우가 공유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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