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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호 자서전 책
박맹호 지음 / 민음사 / 2012년 12월
평점 :
민음사의 이름으로 돌아본 출판 50년
김현, 고은, 김병익 등 흥미로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수준의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일까?
이문열 때문일까. 아니면 황금가지 등 순수 인문, 사회과학 출판사의 본궤도를 벗어난 민음사의 행보 때문일까. 아니면 최근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 대한 민음사의 무리한 거액의 판권경쟁 때문일까. 책을 놓을 때까지 흔쾌하게 마음이 열리지 않고 찜찜하고 거북스런 느낌이었다.
내 서재에도 한길사나 창비, 문지의 책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민음사 책이 있음에도 왠지 민음사에 대한 신뢰는 위 책들에 비해 훨씬 덜한 느낌이다.
힘겨운 시절 정도를 걷는 것 보다는 이문열의 삼국지로 대변되듯 세상을 향해 발언하고 고통받기 보다는 너무 편하고 세속적인(아니 탈속적인?) 길을 걸은 것은 아닌지.....
(책 속에서 박맹호는 정부의 민음사에 대한 탄압을 은근 강조하고 있으나, 큰 울림은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눈살이 찌푸려지는 또 하나의 장면은 자식들에게 줄줄이 계열사 사장 등의 자리를 물려주는 부분이었다. 자식들에 대한 사랑과 애틋함은 인지상정이겠으나, 도대체 재벌들의 세계가 아닌 출판의 세계에서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한마디로 한길사 김언호 사장의 <책의 공화국에서>를 읽었을 때의 재미와 감동, 감흥이 없다.
사족 : 책 말미에 저자의 문청시절의 소설<자유풍속>을 실었는데, 본인에게는 청춘시절의 아까운 소산인지 모르지만, 현재의 독자들에게 또는 한국문학사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자.
말 그대로 사족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