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책이다. <평전>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책이다.그동안 정수일선생의 책을 <신라 서역 교류사>부터 대부분 읽고 또 소장하고 있는 관심있는 사람으로 책을 읽기시작했지만, 사실 읽기전에는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간 평전류의 책이 대부분 밋밋하게 저자의 저술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한두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이는 수준의 것들이어서 이 책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했는데 아니었다. 소설같고 영화같은 긴장감 넘치는 형식과 서술 뿐만이 아니라 정수일의 인생 곳곳 당시 국제관계의 실상과 이면을 밀도있게 설명하고 있고 또한 정수일의 저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상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서 아픈 곳을 지적하고 깊이있게 비평하고 있다. 그동안 몰랐던 정수일의 북쪽 가족들에 대한 내용, 남쪽 아내 윤승희의 역할과 고뇌등도 상세히 그려지고 있다.( ※ 북쪽의 세 딸과 아내 사진이 궁금한 분은 회고록 《시대인, 소명에 따르다》574쪽 사진 참조)시종 흥미롭고 긴장감있게 진행되는 책에 푹 빠져들수 밖에 없는 책이다. 새삼 변호사 차병직의 내공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사족개인적으로 정수일 선생이 말년에 여타 욕심을 좀 줄이고 학문적으로 의미있는《중세문명교류사》, 《근, 현세 문명교류사》의 발간을 간절히 고대했으나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