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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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감명 깊게 읽었다.
글은 경쾌하고 유쾌하면서도 힘과 깊이가 있다.
무거운 역사를 짐짓 아닌 척 하면서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고 있다.

2.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축으로 하여 종횡으로 뻗어나가는 여러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웅숭깊고 따스한 눈길과 마음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시니컬하면서도 해학적이고 온기가 있는 간결한 문장으로 부피가 얇고 크기가 작은 책임에도 내용은 풍성하고 깊이가 상당한, 중량감 있는 책이 되었다.

3.
책이 참 재미있다.
읽는 동안 곳곳에서 킥킥 거리며 웃음 짓다가도 그 안에 알지 못할 깊은 연민과 슬픔이 느껴져 눈물이 나게 되는 그런 책이다.

평범하지만 다들 자신만의 사연과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작가의 섬세하고 정 깊은 솜씨에 의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작은아버지, 노랑머리 베트남 혼혈 소녀 등 빈소에 모이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농도 짙게 이어지고 은원도 사연도 종내는 ‘빨갱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맺힌 한과 오해가 풀리고 한 줌의 재로 화한 아버지는 평소 즐겨 다녔던 곳곳에 유골을 흩날리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 모든 갈래를 다루고 매듭짓는 작가의 내공과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이번에 함께 구입한 <빨치산의 딸> 1, 2.권도 곧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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