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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문단골 이야기 1 - 소설가 이호철이 바라본 한국 문단 60년의 사람살이 ㅣ 우리네 문단골 이야기 1
이호철 지음 / 자유문고 / 2018년 9월
평점 :
한겨레의 기사를 보고 구입해서 지난 일주일간 1권 및 2권을 곧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
김동리와 손소희의 로멘스, 통큰 모윤숙의 비화, 미당의 딥키스, 노산 이은상의 순간의 실수, 박목월의 가난 등 흥미로운 부분이 적지 않게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책이었다.
이 정도 수준 이하의 책일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예전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를 흥미롭게 읽은터이고 여러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 70년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그의 소임을 읽은바 있지만, 이 정도로 노년에 정신이 퇴락하고 지력이 하락한 줄은 미처 알지 못하였다.
어차피 개인의 회고록이라는 것이 남들보다는 나를 앞세우고 나를 추억하는것임을 감안하더라도 실망감을 감추지는 못하겠다.
김언호의 <책의 탄생>, <책의 공화국에서>, 김병익의 <글뒤에 숨은 글>, 박형규의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 임재경의 <펜으로 길을 찾다>, 정해렴의 <편집, 교정 반세기> 등이 생각나는데,
그동안 이러한 류의 책은 적잖이 읽었지만, 이 책은 회고록이라고 하기에도 낯뜨거운 노년의 넋두리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그 중 가장 실망스러웠던 민음사 박맹호의 <책> 보다도 더 실망스러운 책이다.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지력과 체력을 다같이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며 평상심을 잃지 않기가 이렇게 힘들단 말인가.
이미 고인이 된 분께 좀 과하게 감정을 드러낸듯하여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솔직히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책을 덮으며, 책 서문의 말미에 문학평론가 임헌영이 난감한듯 기재한 다음 글이 새삼 아프게 다가온다.
"1987년 이후.......중략 .....그는 자실 대표를 사임, 만년으로 접어든다. 이후부터 이호철의 문단 교유와 문학관, 그리고 역사인식과 민족관이 어떻게 변모했는지는 앞으로 두고두고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