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지 말아요 - 당신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연애담
정여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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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말했다. 연애는 교양의 시초라고. 사랑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궁금한 줄도 몰랐던 세상을 배운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 음식,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견뎌온 소통과 슬픔과 불편을, 사랑하는 이가 앞으로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까지도, 우리는 배운다. 그런 배움은 어떤 책 속의 가르침과도 바꿀 수 없는 영혼의 보석이다. 우리는 그렇게 사랑하는 이가 아니었다면 결코 만져볼 수 없는 세상의 신비롸 위험과 감동을 배운다. _15p

 

사랑만큼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가 또 있을까? 사람들이 찾아보는 수많은 영화, 책, 드라마의 주제는 배신, 욕망, 이별 등 다양한 언어로 변주되지만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그만큼 사랑은 인간이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망이며, 손에 쉽게 닿지 않는 영역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것을 알고자 노력한다.

 

정여율의 <잘 있지 말아요> 역시 사랑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의 분출이다. 그녀는 그간 읽었던 책들 중 '사랑'을 소재로 한 40여 권의 책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랑은 어떻게 변해가는지, 사랑은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찾아간다. 영원한 사랑의 불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불멸의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또 다시 사랑의 굴레를 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금 사랑하고 있고 사랑을 기다리고 있고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말이다.

 

이 책에는 사랑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반 루트게네프의 <첫사랑>,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에서부터 책 뿐 아니라 영화, 뮤지컬 등 다른 영역으로 확장되어 계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다나베 세이코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페트릭 마버의 <클로저>,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 등까지 수십 권의 사랑의 텍스트가 속삭이고 있다. 한 작품이 말하는 것이야 여러가지 메시지가 있지만 정여울은 그 중에서도 오로지 사랑에만 초점을 맞췄고, 그래서 사랑에 관한 40여가지의 시각이 탄생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책에 관한 책이라 읽었던 책은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읽으며 음미할 수 있어 좋았고, 아직 못 봤던 책들은 정여율의 텍스트를 통해 새로운 위시리스트로 등장했다. 더불의 '사랑'이라는 주제가 때로는 사랑의 달콤함 처럼 달달하게, 때로는 사랑의 아픔처럼 쓰디 쓴 문장으로 재탄생되어 이 책을 읽는 내내 지독한 사랑을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랑의 수만가지 얼굴 덕분에 연애소설보다 더 설레고, 더 쓸쓸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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