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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전쟁 - 세계 경제를 장악한 월스트리트 신화의 진실과 음모
펠릭스 로하틴 지음,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고르고 읽고자 마음을 먹었을 땐 그 책에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이다. 물론 책을 읽기 전이라 책의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책의 표지, 그리고 저자의 서문 등을 통해 그 책의 내용을 짐작하고 기대를 갖게 된다.
이 책 <월가의 전쟁>을 읽고자 마음을 먹었을 때 내가 기대했던 건 세계 경제를 장악한 월스트리트가의 진실과 음모에 관한 이야기였다(실제 이 책의 부제가 세계 경제를 장악한 월스트리트 신화의 진실과 음모였다). 월스트리트를 누볐던 저자의 입에서 금융위기를 만들어낸 장본인들의 육성을 듣고 싶었고, 실제 그곳에서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산증인의 눈으로 실체를 보고 싶었다. 지금 우리가 긴장해야하는 이유, 앞으로의 경제시장에 대한 예측 등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이 책은 내 예상을 보란듯이 빗겨갔다. 물론 그 이야기가 없었다는 건 아니다. 저자의 삶 자체가 그 업계의 경험이고, 네트워크 자체가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인물들이기에 그에 대한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은 근본적으로 저자인 펠릭스 로하틴의 자서전이다. 80여년 간 금융세계에서 활동한 자신의 경험을 주요 사건들을 통해 되돌아본 내용이다. 경제 예측서라기 보다는 한 금융인의 파란만장 일대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펠릭스 로하틴은 국내에선 낯선 금융인이다. 그는 1949년 투자은행 라자드 프레레스에 입사, 처음으로 금융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천재적인 감각 덕분인지 그는 금세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게 되고 미국 전화통신기기 제조업체인 ITT 회장 헤럴드 제닌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된다. 이후 수많은 기업간의 빅딜을 성사시켰고, 1975년 파산 위기에 처한 뉴욕 시의 재정문제 해결에도 능력을 발휘한다. 2000년 리먼 브러더스에서 몸 닸았고, 리먼의 파산 이후 최초의 소속이었던 라자드 프레레스로 복귀, 현재 회장 겸 CEO로 있다.
책의 내용은 그의 일대기를 따라 생생한 에피소드와 함께 그려내고 있다. 시장을 예측하는 눈, 과감한 투자와 반짝이는 아이디어까지 월가를 누빈 금융인의 삶 자체는 배울 것이 많다. 하지만 왜 꼭 그의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공부와 예측을 원한다면 다른 책을 읽을 볼 것, 하지만 그래도 펠릭스 로하틴이 궁금하다면 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