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 못생긴 나에게 안녕을 어글리 시리즈 1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아름다움을 보는 방법은 단 한가지뿐이고, 모두가 거기에 동의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어." 소설 <어글리>에서 성형미인을 거부하는 셰이의 이 말은 지금의 우리 모습을, 우리 사회의 세태를 꼬집는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몇 안되는 영화관에서 두번 본 영화다. 무슨 그런 영화를 두번이나, 그것도 영화관에서 보느냐고 하겠지만, 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어리석은 사람들, 외모지상주의를 우러러보는 사람들에 대한 통쾌함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같은 영혼의 소유자이지만, 껍데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혀 달른 사람을 대하듯 하는 사람들. 못생기고 뚱뚱하다고 깔보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날씬하고 예뻐진 모습으로 나타난 나에게 넙죽 엎드리며 우러러보는 모습에서 겉모습의 환영에 매달려 진실은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이 보였다. 그 모든걸 알고 있는 주인공은(그리고 관객들은), 그런 멍청이들에 대한 조롱과 우롱의 웃음을 마음껏 던지며 통쾌함을 맛볼 수 있는 영화였다.

예뻐지고 싶음은 모든 여성들의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이다. 예쁜 사람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우러러보는 로망의 대상이 된다. 여기에 그런 로망을 담아 모든 사람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마을이 있다. 열여섯 살 생일이 되는 날 전신 성형을 통해 못난이에서 예쁜이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열여섯 생일이 지나면 못난이 마을에서 예쁜이 마을로 넘어가 신나는 삶을 살아간다. 예쁜이 마을에는 어떤 우울함도, 자괴감도 없다. 매일같이 파티가 열리고, 웃음만 넘쳐난다. 모든 못난이들은 그래서 열여섯 생일만을 기다린다. 

소설 <어글리>는 미국의 과학소설 작가 스콧 웨스터펠드의 '어글리 3부작' 중 그 첫번째 이야기이다. 청소년들의 본질적인 욕망, 아니 유치원생부터 예순 살이 넘은 어른들까지 가지고 있는 "예뻐지고 싶음"의 욕망을 풍자적으로 그린 책이다.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탤리는 어느날 '예쁘다는 것의 기준'에 의문을 품고 있는 셰이를 만나게 되고, 성형을 하지 않아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스모크 마을이 있음을 알게 된다. 못난이는 "기형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던 탤리. 예쁜이로 새롭게 태어날 날은 2주일 앞두고 스모크 마을의 존재를 알게 된 그녀는 점점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게 된다. 

커다란 눈, 도톰한 입술, 매끄럽고 깨끗한 피부, 대칭형의 생김새, 늘씬한 S라인 몸매가 정말 예쁨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모두가 똑같이 그러한 모습으로 이 길거리를 활보한다면 세상은 더 즐거워지고 아름다워질까? 예뻐지고 싶은 욕망, 그리고 예뻐지는 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비난 당해야 할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그 방법이 문제다. 지금 우리는 소설 속 셰이의 말대로 팔등신 바비인형이 미의 기준이라고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나만의 개성이 나타나고, 그동안의 삶이 오롯이 베어나오며, 고유의 매력이 묻어나는 것. 그 안에서야 말로 우리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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