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쇄살인 - 희대의 살인마에 대한 범죄 수사와 심리 분석
표창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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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이라는 말만 떠올리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바로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다. 음침한 배경과 계속해서 나는 전기톱소리, 거기다 빠져나올 수 없는 연쇄살인마의 손길까지, 90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 앉아 있는 내내 힘이 들었던 영화였다.
 
더 무서운건 이 영화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였다는 점이다. 실재 197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무려 33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가 있었다. 이 사건은 30년 동안 트라비스 마을의 경찰서의 먼지쌓인 서류함에 있다가 발견된 것이다. 범죄 현장인 유윗 저택에서는 1300개가 넘는 증거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처음 이 책을 보았던 건 한창 강호순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들썩이던 때이다. 7명의 여성을 납치하여 살해한 연쇄살인범.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 그 때문에 잊혀졌던 유영철도, 사이코패스라는 말도 신문과 인터넷을 뒤덮을 정도로 유행했다. 미국의 경우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기록이나 그에 관련한 자료가 많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연쇄살인에 관한 그렇다할만한 책이 없었다. 그 지점에 있어 경찰관 출신인 저자가 연쇄살인, 엽기범죄 등 각종 범죄와 살인자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연구한 이 책은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의 연쇄살인>은 1970년대에서 2000년대 대한민국에서 연쇄살인사건에 관한 일종의 보고서다. 연속해서 살인을 저지르면 연쇄살인범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연쇄살인범을 재정의하고, 연쇄살인범이 생겨나게 되는 이유를 개인적, 사회적인 요인 등을 연쇄살인범의 프로필을 통해 분석해본다. 그리고 시대별로 사회를 경악시켰던 연쇄살인에 대한 살인일지(?) 및 경과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아직까지 사례와 자료가 부족해 범인의 윤곽조차 그리기 힘들어하는 우리 사회에 이 책은 의미있는 작업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든다. 연쇄살인을 단순히 호기심과 화제성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닌, 왜 연쇄살인범이 양상될 수 밖에 없었고, 왜 그들의 범죄 행위를 예방할 수 없었는지, 이 사례집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밤에 읽으면 <살인의 추억>을 보는 듯한 오싹함이 드니 꼭 낮에 읽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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