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러운 병기 도감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세계 병기사 연구회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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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있는 곳에 진기한 병기가 있다?!

어째서 아무도 말리지 않았으며, 어쩌다 그런 형태가 되어버린 것일까.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출판사에서 올해 4월에 출간한 책이에요. 사회과학책 특유의 딱딱함으로 무장하고 있을까봐 걱정을 무지했는데요. 책을 받고 보니 한시름 놓다못해 호기심이 일어 곧장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컬러풀한 도판의 잡지 같은 책이라 부족한 상상력에 허덕일 필요가 없구요. 설명하고 있는 무기들의 허점이 한 눈에 파악이 되서 넘 좋았어요.



책을 펼치자마자 웃음이 터졌는데 작가님이 부디 따뜻하고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달라고 사정사정 하시더라구요. 유감스러운 진기명기가 아닌 "(진.기.)병.기". 도대체 어느 정도의 무기이길래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의아했어요. 어쨌거나 세계 유수의 석학들이 머리를 맞대고 두뇌를 짜내어 만드는 게 병기잖아요. 국가에서 투자도 엄청하구요. 그렇게까지 엉터리일까 싶었는데 네엡! 엉망진창인 무기들이 아주 한가득입니다. 이 책에만도 69가지나 실려있어요.



사격 병기, 이동 병기, 지상 병기, 해상 병기, 항공 병기, 생물 병기까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실패해서 참 다행인 황당한 무기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볼게요.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헬멧 총이었어요. 말 그대로 헬멧에 총을 설치한건데 발사자의 시야와 총구가 한 표적을 향하기 때문에 조준력이 높아진다는 장점은 있지만 발사자의 목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극복불가의 단점도 함께 가진 무기입니다. 저처럼 사슴 같은 목을 가진 병사라면 (워, 워, 저 저격하심 안되요 ㅋㅋㅋ) 총 한 방 쏘고 목이 부러져 억!! 하고 넘어갈지도 몰라요. 입으로 튜브를 불어 자동 발사하는 구조인데 전쟁 때 아주 숨가쁠 것 같지 않나요?



브루스터 바디 실드는 중세 기사들이 입었던 갑옷 같은 거에요. 소재는 크롬니켈강, 무게는 18kg 정도 됐다는데 실용성도 그닥인데다 중세 플레이트 아머에 비해 미적인 맛도 떨어져요. 전쟁을 폼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바디 실드 쳐다보면 전쟁터에 나가기도 전에 전의가 바닥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전의 상실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병기도 있긴 해요. 방귀폭탄이라고 이거 미국에서 연구한 건데요. 포기를 모르는 연구자들이 자그마치 1990년대까지 연구를 지속했다고 합니다. 대다나다!



비행기랑 전차는 삽화만 보면 솔직히 엄청 멋져요. 승무원을 포함해 4천명 이상의 운용 인원이 필요했던 열차포도 있었구요. 너무 무거워서 도로까지 박살내는 전차, 기도하는 사마귀처럼 생긴 전차, 오리처럼 생긴 전차, 날개 달린 전차가 있어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너무 거대해 효용성은 떨어질지언정 구시대적 혹은 근미래적 낭만을 자극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 왜 천공의 성 라퓨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붉은 돼지 내지는 매드맥스 이쪽 계통으로요. 대애충 분위기 파악 되시죠?



러시아 우주선에 탑승한 라이카처럼 병기에 이용됐던 동물들도 꽤 많았는데요. 비둘기를 훈련시켜 미사일 유도장치로 이용하려 한 적도 있었는데 다행히 실험 중지로 40여 바위비둘기가 백수가 되었다는 기쁜 소식 드려요. 칠면조 낙하산, 박쥐 폭탄도 있었고 폴란드에는 참전영웅 곰도 있었다고 합니다. 직위가 하사였던 보이텍은 종전 후 동물원에서 편안한 여생을 꾸렸대요. 잠수부 구조활동을 벌였던 군용돌고래와 차세대 드론 잠자리 등 재미난 이야기가 엄청 많은데 모조리 알려드리면 재미가 덜하니까 여기까지 소개할게요.



...아차차!!! 일본 얘기를 제가 빼먹을 뻔 했네요. 한국군 개발 무기는 없는데 일본이 개발한 무기는 여럿 실려있어요. 일본전통지와 곤약풀로 만든 풍선(기구)에 폭탄을 실어 날려보내는 무기가 있었는데요. 9,000발을 띄우면 1,000발 정도가 미국에 도착해서 산불을 일으킨 탓에 살상력은 떨어져도 요주의 무기였다고 해요. 전자레인지 원리로 햇반 데우듯이 적을 익혀버리는 괴력광선 Z, 공격기를 탑재한 채 지구 반대편까지 운행할 수 있었던 이(伊) 400형 잠수함, 어뢰공격에 특화되어 있지만 기관총 한방만 맞아도 쾅쾅 터져버릴 위험을 지녔던 중뢰장함, 망상으로 끝나 천만다행인 50만t 전함까지. 다른 나라 무기들은 남일같이 느껴져 흥미진진한데 일본 제작 무기는 무섭기도 무섭고 자꾸 흰눈으로 보게 되더라구요.


원자로를 탑재한 전차도 있었는데요. 이거 저보고 타라고 하면 적이 누구든 전 그냥 조국을 배신하고 항복할 거에요. 그러니까 대한민국 부디 전쟁 없이 평화로워주세요. 전세계 모두 다요. 우리 병기는 책으로만 만납시다!.




전자레인지 원리랑 같다는 괴력광선Z.


보이시죠? 제목 옆에 일본국기.


쟤네가 패망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다빈치가 그린 설계도대로 만든 무기도 있었습니다.


근데 만들고 보니 함정이 하나;;


전차가 앞으로는 못가고 뒤로만 가더래요 ㅋㅋㅋ



이게 위에서 말한 풍선 폭탄이에요.


우리나라처럼 국토의 70프로가 산인 곳에 이런 무기를 터트렸으면


산천이 불바다가 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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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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