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3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해미시 맥베스는 우울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있다. 그와 동반자이자 큼지막한 개 타우저를 옆에 앉히고서. 스코틀랜드 서부해안에 위치한 시골마을 시노선, 그곳의 경사 맥그리거가 휴가를 가있는 동안 대신 일을 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안가면 안되냐고 로흐두도 위험하다고 사정사정을 하지만 씨알도 안먹힌다. 말단이 까라면 까야지 별 수가 있나. 로흐두도 자못 개방적인 편은 아니지만 이곳 시노선의 사람들은 한층 폐쇄적이다. 이사 들어온지 십수년이 된 이웃도 이방인 취급하는 그들이니 로후드에서 잠깐 발령받은 해미시야 말할 것도 없지. 달리 무슨 일이 일어나기야 하겠냐고 울적한 와중에도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아뿔싸! 해미시가 발을 들이기 무섭게 들판에서 사체가 발견된다. 아니 사체라기엔 좀 왜소한 해골이다. 살점 하나 없이 지나치게 말끔해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필수검증을 거쳐야 할 것만 같은 뼈는 윌리엄 메인워링의 것으로 판명났다. 이모의 유산을 물려받아 잉글랜드에서 이주해 온 외지인. 이모의 덕망 탓에 초반에는 적잖이 환영도 받았었다. 본인도 잘해보겠다고 가식을 좀 떨었던 모양이지만 본성이 어디가랴. 심술궂은 성격에 툭하면 시비를 걸고 사사건건 약올리며 약점을 잡아대는 악명 높은 남자는 결국 새하얀 뼈다귀가 되고 조용하던 시골 마을은 발칵 뒤집혀 언론에 아그작아그작 씹힌다. 3권에서는 영영 등장하지 않을 것 같던 해미시의 짝사랑 프리실라는 런던에서 뉴스에 나온 해미시를 본다. 해미시와 프리실라가 이 살인사건을 계기로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이럴 수가! 내내 순정남으로 남아 애간장을 녹일거라 예상했던 해미시는 시노선에서 새로운 여자를 만난다. 역시 추리 소설 주인공치고 바람둥이(?) 인기남(?)이 아닌 남자는 없는것인가. 상대는 남편과 이혼 후 캐나다에서 시노선으로 이주한 화가 제니 러브레이스였는데 손을 맞잡자마자 찌릿찌릿, 입술이 맞닿자마자 정신이 행방불명, 해미시는 결국 제니에게 프로포즈할 마음까지 굳힌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죽은 메인워링이 넘 재수없는 인간이라 누구 손에 죽었댄들 내 관심은 아니었고 나는 해미시가 제니랑 잘되어가는 과정에 울화통이 터져서 내내 프리실라만 찾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야 1권에서 프리실라는 딴 남자랑 데이트를 했고 2권에서는 약혼도 했고 3권에서는 또 딴 남자랑 데이트를 했지만 해미시는 계속 좀 찌질하게 남아줘도 괜찮았잖아. 작가님 괜히 미워지려 하고 제니에게 살짝쿵 질투하는 프리실라를 보면서는 이 멍충아 하면서 화가 난다. 해미시를 좋아하면서 해미시가 자신을 좋아하는줄 뻔히 눈치채고 있으면서 어째서 이토록 진전이 없냔 말이다. 4권에서는 제발 프리실라만 바라봐줘, 부탁이다 해미시. 작가님이 로설을 먼저 성공하셨던 분이라 그런지 어쩐지 추리물이 아니라 연애물을 읽는 느낌으로 감상 중. 4권 현모양처의 죽음도 얼른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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