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습관을 상속하라 - 살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8가지 돈의 원칙
조진환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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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IMF 및 미국발 경제위기를 겪으며 긴 불황속에서 허덕이고 있기에 물론 예전에도 그러했겠지만 돈이 없는 설움이 더욱 크게 보이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부모가 그렇겠지만 고생은 자신의 대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에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자식들의 교육에 투자한다. 그렇지만 공부라면 노래를 부르듯이 입에 달고 사시던 우리네 부모님들은 학식 높고 청렴한 선비가 이상향이었던지 경제관념, 즉 돈에 관해서는 정작 많은 이야기를 하시지 않는다. 돈이란 많이 벌면 좋은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경제관념을 가지고 있는 부모님들도 많고, 그분들도 자신만의 경제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들에게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당당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금융회사를 나와서 돈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객관적인 금융지식을 제공하는 ‘무소속’의 머니코치가 되었다는 저자는 전문적인 경제학보다는 개인의 경제활동에 관한 실용지식으로서 경제공부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돈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가정경제 시스템을 이해하고 소비를 줄이는 생활습관을 훈련하는 것이며, 좋은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금융지식 및 투자지식,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지식 등을 아는 것이다. 이들 중 어느 것도 경제학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p. 21)

 

 어느 것도 경제학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학문과 실생활의 괴리가 느껴지는 말이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들 중 바로 실생활에서 써 먹을 수 있는 건 몇 개나 될지 생각해보면 수긍이 가는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정경제 시스템을 이해는 것이다. 그것이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저축은 소비하고 남는 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에서 얼마만큼 저축하겠다는 관점으로 미리하고, 그 외의 남는 금액으로 생활하겠다는 원칙이 중요하다는 저축에서부터 자신이 모르는 곳에 투자를 하면 안 되며, 돈의 흐름을 발생시키고 위험과비용을 줄이는 것에 집중하는 투자가 되어야 한다는 투자까지 협상, 빚, 보험, 금융상품 등 경제생활을 하면서 한번이상은 부닥치게 될 것들에 대해 아이에게 물려주어야 할 경제습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용돈에 대해서도 용돈기입장 대신 통장관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가장 많이 경제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은 가정이기에 부모가 알고 있어야 제대로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들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거지를 그대로 보고 배우기 때문에 자신은 TV를 보고 놀면서 아이들에게만 공부를 강요하지 말라는 말이다. 경제습관도 부모의 행동거지중 하나이기 때문에 돈에 대해서 어떠한 아이로 자랄지는 책이나 미디어보다는 부모를 보고 배우는 것이 가장 많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경제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저자가 말하는 경제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이유이다.

 

 경제는 지식이 아니라 태도이고 훈련이며 그것은 며칠간 주입식으로 교육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습관화 될 때가지 계속 연습하고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p.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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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를 읽고 있는데, 에코리브르에서 만든 책이었네요. 에코리브르의 책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더러 읽은 책들이 눈에 띄니 반갑기도 합니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에코리브르가 인문, 사회분야에서 최고의 출판사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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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받는 걸 싫어한다는 건, 자기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없는 사람에겐 불가피한 반응이다. 그런 사람은 자기의 모든 행위가 강압에서 기인한 거라고 본다. 그 모든 행위들은 자의로 발생한 게 아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모든 비판은 부당하고 억울하다. (p. 348) <다시 태어나다>에서 인상 깊은 부분이었습니다. 비판에 관해서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아직 수전 손택의 글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터라 이번에 <다시 태어나다>가 처음 접하는 그녀의 글이었습니다. 일기라는 특성상 아주 개인적인 내용이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놀랍기도 했으나 그랬기에 그녀의 찰나의 아이디어가 더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무한도전에서 유희열 씨가 팽하고 쓱썼더니 이런 곡이 나왔다고 한 장면이 있었는데, 손택의 글도 팽..하고 썼는데 이런 글이 나온 건 아니지 놀라웠습니다. <다시 태어나다>로 손택의 글을 접했으니 이제는 그녀의 대표작들을 하나씩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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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갈라파고스의 대표작으로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인 것 같습니다. 책을 고를 때 출판사보다는 책을 보고는 고르는 편이라 갈라파고스에서 나온 책이라는 것을 오늘 안 것도 더러 있네요^^;; 갈라파고스가 벌서 강산을 한 번 바꾸었다니,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갈라파고스만의 색이 듬뿍 담긴 좋은 책들을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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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버트런드 러셀 지음, 최혁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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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 수학과 철학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인물이 있다. 천재적인 철학자로 알려진 비트겐슈타인의 스승인 버트런드 러셀이 바로 그이다. ‘내일의 죠’라는 만화의 명대사 ‘하얗게 불태웠어’라는 말로 압축되는 삶을 살다간 버트런드 러셀은 90회의 생일 기념 기사처럼 한 중 재도 남기지 않고 타오르는 불꽃처럼 살다 갔다. 그런 그의 삶의 정수를 뽑은 에세이가 바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이다.

 

 단순하긴 하지만 압도적으로 강렬한 세 가지 열망이 내 생애를 지배해왔다. 사랑에 대한 갈망과 지식의 탐구, 그리고 인류가 겪는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열정이 마치 거센 바람처럼 제멋대로 나를 몰고 다니면서 번민의 깊은 바다를 이리저리 헤매게 했고 절망의 극한에까지 이르게 했다. (p. 11)

 

 제1부 자전적 성찰의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의 탐구, 인류가 겪는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까지 어쩌면 학자가 가져야 할 모든 마음가짐을 가지고 삶을 살았던 그는 확실한 진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지식을 발견하고 싶은 열망으로 수학을 종교적 충동을 만족시켜줄 어떤 것을 찾고 싶은 열망으로 철학을 연구한다.

 

 수학적 성과와 철학적 견해보다 그가 살던 시대에 가장 큰 용기를 가져야 했던 일은 아마도 종교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때문에 그의 종교관에 관한 에세이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그는 불가지론자(不可知論子)였다. 때문에 종교적인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의미의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는 문제들을 스스로 숙고하여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자신이 보기에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스스로 선택해서 타인들의 지혜로부터 유익함을 얻으려 노력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현명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조차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간주했던 것이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살아온 그였기에 그의 글 곳곳에서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한 강연에서 그는 ‘좋은 세상은 두려움 없는 세계관과 자유로운 지성을 필요로 합니다. 좋은 세상은 미래를 위한 희망을 필요로 하지만, 이미 죽어버린 과거를 향해 시간을 거슬러 돌아보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지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미래가 그런 과거를 저 멀리 뛰어넘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습니다. (p. 102)’라며 전쟁으로 황폐해져진 현실에서도 희망을 꿈꾸고 있었다.

 

 수학자, 철학자, 불가지론자 등 버트런드 러셀이 살아오면서 맡은 역할은 다양했지만 어떤 일을 하던 한계를 모르게 행동하는 지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인류 역사적으로도 고통스러운 시절을 살다 간 그였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이런 삶을 다시 한 번 살 것이라는 그의 말은 여전히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삶에 대해 언급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다.

 

 개별적인 인간 존재는 강물과 같아야 한다. 처음에는 미약하다가 좁은 강둑을 따라 흐르게 되고, 때가되면 열정적으로 바위들을 지나 폭포 위로 돌진한다. 강폭이 점점 더 넓어지고 제방이 멀어지면 강물은 더욱 빠르게 흐르며, 마침내 눈에 띄는 휴식도 없이 바다와 합쳐지고 나면 아무런 고통 없이 자신의 개별적인 존재를 잃어 버린다. 나이가 들었을 때 자기 삶을 이런 식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 받지 않을 것이다. (p.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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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1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Ganesa 2013-12-02 23:33   좋아요 0 | URL
^^ 그렇죠?? 책을 읽는 내내 만화의 그 장면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쨌든 러셀은 대단한 사람인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