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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ㅣ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1
오형규 지음 / 한국문학사 / 2013년 12월
평점 :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으로 분류되는 광범위한 학문영역인 인문학은 언어학, 문학, 역사, 법률, 철학, 고고학 등으로 세분화가 가능하다. 고대 철학자라든지 고전이라는 용어가 그리 낯설지 않은 것도 인간 본성을 연구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위한 인문학은 인류가 존재함과 동시에 생겨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반하여 고대 경제학이란 말은 무언가 어색해 보인다. 경제역사학자들은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는 애덤 스미스의 시대를 시작으로 고전경제학을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역사는 짧아 보여 고대 경제학이라는 말은 낯설다. 이런 경제학을 인문학 속에서 찾아내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바로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이다.
사실 경제학은 어렵다. 어쩌면 경제학자들이 자신들의 성역을 구축하기위해 어려운 개념들을 만들어 낸 것 같아 보이는 한계효용, 양적완화 등의 개념들이 쏟아져 나와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은 경제신문을 보기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둔생활을 하지 않는 한 사람들의 사이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센스는 필수이기에 너도나도 경제관념을 챙겨두려고 노력한다. 게다가 요즘은 세세하게 잘게 쪼개던 분야들을 통합하려고 하고 있다. 예전에는 자신의 분야만 잘 해도 전문가로서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었으나 요즘에는 창조이라는 타이틀아래 융합이라는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창조성의 원천이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왔다는 많은 이들의 사례 때문인지 그중에서 인문학적인 소양을 가장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도 신화, 역사, 소설, 사회과학과 영화까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쉽지 않은 경제학적인 이론과 개념들을 신화나 소설 등에서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 개개인의 군집행동과 사회의 포퓰리즘을 오디세이아의 세이렌에서 찾는 대목과 영화 <다크나이트>의 죄수의 딜레마,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의 비협력 게임의 게임이론의 대목은 인상적이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10가지 경제원리’라는 제목을 가진 제1장는 경제학 교과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맨큐의 경제학>의 일부로 시작한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등 맨큐의 10대 기본원칙이 처음 등장한다. 소개된 이 원칙은 책의 중간중간에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어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의 중심적인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았다.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필자의 글대로 이제껏 따로따로 맴돌던 인문학과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생길 수 있게 만든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