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상한 이름 - 충돌하는 여성의 정체성에 관하여
멜리사 호겐붐 지음, 허성심 옮김 / 한문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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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엄마는 위대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된다는 것은 특히 여성에게서는 자신의 정체성이 바뀌는 어마어마한 일이고 직장생활을 했던 여성의 경우 육아휴직을 가질수 있지만 다시 업무로 복귀하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도 엄청난 일이라고 할수 있죠.

 

저자의 말처럼 완벽한 엄마가 될 필요도 없고 자신의 아이에게 뭔가 부족하게 해주더라도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게 일도 잘하고 육아도 잘 하는 슈퍼맘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자역시 아이 둘을 낳고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여 일을 하고 있지만 두 아이을 낳고 기르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고 주변의 여성들이 아이를 낳은후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보면서 과연 엄마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우리 사회의 여전히 육아나 일하는 엄마에 대한 편견과 시스템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지를 들여다보게 되었더군요.


남녀의 급여격차나 휴직 문제에 관련해서 우리나라도 예전보다는 좋아지긴 했지만 아이를 갖는 임신부나 임산부가 겪어야하는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경력단절은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비교적 선진화된 시스템을 가진 유럽의 나라들에서도 여전히 발생하는 문제더라구요.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미루는 것은 출산 이후 발생하는 많은 단점들 때문이 아닐까싶습니다. 그만큼 여성에게는 출산이 주는 부담이나 정체성의 문제가 남성에 대비해 절실하고 부담스러운 것일수 밖에 없고 만약 우리가 인구문제를 걱정한다면 보다 근본적으로 문화나 제도 전반에 걸쳐 여성이 부담없이 아이를 낳고 육아가 단지 여성의 몫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통의 일임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여성이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변화인가를 조금은 이해할수 있었고 우리사회의 성별화된 규범이 특히 남성중심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아이들의 어머니인 엄마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고 엄마를 위해 우리 사회가 과연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조금은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남녀가 결혼을 하면 아이를 갖는 것을 당연시 했었는데 이것도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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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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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통해 이제 친숙해진 대한민국 제 1호 프로아일러인 권일용님의 책이라서 읽게된 이 책을 통해 범죄심리와 상황에 대해 조금은 예전보다 이해를 할수 있게 되었답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했던 90년대의 묻지마 범죄나 지존파, 막가파의 사회보복성 범죄들 그리고 범죄 역시 시대에 따라 진화하면서 지금은 디지털 범죄나 그루밍, 가스라이팅 범죄, 아동학대와 동물학대까지 다양한 범죄가 등장하고 있으며 가스라이팅등은 최근에도 상당히 크게 이슈화되었던 적이 있었죠.

 

기존의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범죄보다 지금은 전반적으로 CCTV, 휴대폰등으로 쉽게 범죄를 신고할수 있고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올라간 반면에 정서적 폭력을 가하는 범죄가 많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범죄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진화하고 있지만 이를 처벌하는 법은 너무 뒤늦게 따라가는 것은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듯이 최근에는 어린 청소년들이 도덕성없이 저지르는 범죄가 많아지고 있고 이로인해 촉법소년에 대한 나이 규정을 바꾸어야한다는 주장도 많이 나오고 있죠.


그루밍이나 가스라이팅, 그리고 사이비 교주의 폭력문제, 보이스피싱등의 경우 한편으로는 어떻게 그런 범죄들이 가능한지 잘 이해하 안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들을 몰아가고 피해자들에게 동조, 순종, 복종의 방법을 이용해 철저하게 주위의 모든 것을 차단하고 자신들에게만 의존하게 만드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기존의 범죄는 절도나 소매치기등의 간단한 문제와 단순한 이유의 범죄가 많았다면 경제가 발전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경쟁에 시달리고 두려움과 불안에 늘 둘러싸인 현대인들에게는 정서적 심리를 이용한 범죄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고 결국 범죄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도 해야하고 서로간의 신뢰회복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됩니다.

  

범죄는 불특정 다수에게 언제든지 일어날수 있으며 그 피해의 대상이 내가 될수도 있고 내 가족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거나 현대의 사이코패스나 디지털 범죄가 어떤 식으로 발생하는지를 아는 것은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안전망이 잘 작동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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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 700만 년의 역사가 알려주는 궁극의 식사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 지음, 조윤주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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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맛있게 그러나 건강한 식단으로 먹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대인의 경우 예전의 인류보다 풍요로운 음식을 구할수 있고 먹고 있지만 음식의 과다섭취나 운동부족으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죠.

 

이 책은 일본의 NHK에서 식의 기원이라는 스페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영했는데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그 방송을 근간으로 하여 만들어진 책인데 인류의 진화와 음식, 맛에 대해 탄수화물, 소금, 지방, 술, 미식이라는 5가지 주제로 인류 문명에서의 음식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는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어요.


탄수화물을 다룬 부분에서 한국인이나 일본인등 쌀을 주식으로 삼는 어찌보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이 살이 찌지않는 이유를 분석하는 부분은 대단히 흥미로웠고 역시 음식을 먹을때는 꼭꼭 씹어서 먹어야 침이 많이 나오고 이로 인해 아밀레이스의 양도 많아지는 것이 음식의 소화나 영양분 섭취에도 좋은 것임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네요. 혈당수치가 잘 올라가는 음식이 개인마다 다르다는 것도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결국 개인별 맞춤식단이야말로 궁극의 해결책으로 보이는데 사람들마다 음식에 관한 신체적 반응은 다르고 건강에 좋은 음식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르기때문에 개인체질에 맞는 식사를 해야하는 것이 중요해 보이더라구요.


아울러 동양인과 서양인의 술에 약한 차이가 다른 것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구요. 사람마다 알코올 분해능력도 다르고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능력이 다르기에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의 경우 술을 안마시는 것이 좋지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수 있었네요.

  

그리고 통상 음식이 맛있다고 느끼는 것을 주로 미각과 후각에 의존하기 마련이지만 이와 별도로 공감능력이 음식의 맛에 대한 기억을 바꿀수도 있다는 것도 너무 흥미로운 사실이더라구요. 물론 맛있는 재료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긴하지만 음식도 누구와 함께 먹었는지와 그사람과 먹었을때 기분이 어떠했는지와 같은 공감의 기억 역시 후각, 미각만큼 중요하더군요.


인류는 끊임없이 진화해 왔고 진화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음식은 맛을 즐기면서 그리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사는데 도움이 되었을때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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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일본 정독 - 국뽕과 친일, 혐오를 뺀 냉정한 일본 읽기
이창민 지음 / 더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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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이 책은 정치, 역사적인 관점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으로 한국인 경제학교수가 일본을 분석한 책으로 일본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냉정하게 바라볼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일본은 참 많은 점에서 한국을 닮아 있기도 하고 또 다른 점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령인구 문제나, 세대간의 부의 격차, 젊은 세대의 고민등에서는 우리도 일본처럼 일본이 과거 겪었던 문제를 비슷하게 겪어오고 있다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너무 뒤쳐진 디지털 전환의 모습 그리고 지나친 장인 정신의 추구로 인한 일본 경제의 후퇴에서는 이해가 되지않으면서도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부분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본하면 우리는 오랜기간 가업을 이어오는 기업이나 장인들이 많다는 것을 티븡나 뉴스를 통해서 배워왔는데 이 책에서도 다시 한번 대를 잇는 일본의 부러운 전통의 원인이나 그런 전통을 가능하게 된 배경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일본기업이 이제 많이 세계적인 기업에서 탈락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소부장 기업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많고 일본만이 가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 상생모델은 우리나라 역시 배워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기업의 지나친 문어발식 확장으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쉽게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인 반면 일본에는 여전히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강한 소기업들이 많더라구요.

 

 

일본은 한때 경제규모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2위의 규모를 자랑했지만 급격하게 버블이 붕괴하면서 지금은 90년대 명목임금의 피크보다 못한 임금수준으로 거의 30년 동안 크나큰 성장을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영원한 강국은 없음을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또한 아베노믹스에 대한 자세한 분석도 나오고 끊임없이 기업이나 가계의 저축은 늘어나지만 정부는 가난한 나라이기도 한 일본의 문제점들을 소개하고 있고 모듈형과 통합형 방식의 비교를 통해 과거 일본이 가졌던 강점들이 새로운 4차산업혁명에는 경제발전을 저해하거나 새로운 기업의 탄생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함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처럼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본과 한국은 서로 경쟁하고 역사적으로 갈등을 겪어온 나라이긴하지만 서로간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협력모델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고 감정적인 논쟁을 벗어나 윈윈할수 있는 경제협력구조를 고민해 보는 것도 상당히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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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김선희 지음 / 까미노랩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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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이고 이제는 다양한 루트가 더 개발되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순례길을 지금도 걷고 있을 것 같습니다. 순례라는 단어 자체를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순례를 꼭 종교적인 목적에 의의를 두기 보다 나 자신을 찾아 나서고 나를 돌아보는 그런 의미로도 충분히 해석해 볼수도 있을 것 같고 실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은 그 순례길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하고 자신을 뒤돌아보고 또 현재의 위치에서 미래를 다시 계획해 보기도 했을겁니다.

 

이 책은 산티아고순례길의 루트중 하나인 포르투갈순례길을 통해 산티아고를 다녀온 여행 전문 잡지기자의 포트투갈 순례길의 안내서라고 할수 있는데 저자는 도보만을 고집하지않고 시간에 제약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 순례길을 다녀왔고 그 시간적 시점 역시 2020년 코로나의 발병 전이기도 하고 4월의 경우 포르투갈은 파티야 성모 발현일이 있어 더욱 순례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점이었습니다.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다양한 만남이 있고 잦은 해프닝도 있지만 순례라는 것이 또한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할 것 같더라구요. 특히 저자가 순례길 초기에 만났던 포르투갈 어느 교구의 신자들과 함께한 며칠간의 여정을 읽노라면 포르투갈 사람들의 친절함에 당연하게 끌리게 되고 굳이 종교를 떠나 순례길을 걷다보면 순례라는 인생여정에 누구나 친구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자는 순례길 관련해서 다양한 동영상 자료들을 책의 곳곳에 QR의 방식으로 링크를 걸어두고 우리가 단순하게 사진으로만 봤던 여행책과는 달리 영상을 보면서 더욱 순례길 여기저기의 풍경을 담을수 있게 해주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순례길을 준비할 사람들을 위해 준비단계부터 시작하여 실전, 활용까지 다양한 정보를 만날수 있는 QR까지 수록하고 있어 순례길 안내서로서도 충실한 역할을 해주고 있답니다. 비단 포르투갈 순례길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 들어가는 순례길이나 겨울철 순례길에서 특히 준비해야할 것등 알짜배기 정보가 가득하답니다.

 

저도 꼭 한번 가보고싶은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 순례길의 경우 잘 시스템화되어 있는 프랑스 순례길이나 스페인 순례길보다는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지만 따뜻한 포르투갈 사람들을 만날수 있는 순례길이기에 이 순례길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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