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소가 아닌 방법

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오랜 기간 채식주의자였고 환경관련 변호사였던 저자가 쓴 이 책은 소가 문제가 아니라 방법이 문제라는 화두들 던지면서 설득력있는 근거들을 통해 소를 기르는 것이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고 효율적인 방목의 경우 탄소를 줄이고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할수 있으며 사막화의 문제까지 해결할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들 소를 키우는데 엄청난 곡물등이 필요하며 소의 분뇨등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등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저자는 방목하는 소의 경우 대부분 풀을 먹고 살며 곡물의 경우 소보다는 돼지나 닭을 키우기 위한 사료로 사용되고 있고 이런 콩이나 옥수수등의 곡물 생산을 위해 무분별하게 산림을 채벌하는 것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기존의 주장들과는 달라 신선하고 상당히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울러 소고기등의 육류 섭취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런 주장들은 잘못된 근거로 대중들에게 퍼져있고 문제는 동물성 고기를 먹는것보다 가공식품등이나 설탕이 주범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자의 경우도 항생제나 성장호르몬에 의존하는 공장식 사육의 경우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런 비윤리적인 환경이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소의 경우 가축으로써 인간과 상생하는 엄청 중요한 가축이며 소의 경우 인간에게 이로울뿐만 아니라 식물의 성장이나 생태계의 복원에도 그리고 무엇보다 탄소 저장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설득력있는 보고서나 자료등을 통해 보여주는데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아온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채식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고기는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고 이런 고기를 얻기위해 인간이 보다 윤리적인 생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재차 강조하듯이 소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방법인 것이 분명해 보이구요.

한편으로 현재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아 문제는 심각하지만 한쪽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음식쓰레기가 낭비되고 있고 자연에서 그대로 얻는 동,식물의 식재료보다는 우리는 너무 가공식품등에 의존하여 스스로 건강에 해를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번 의구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는 말 그대로 우리에게 살아서는 농삿일에 중요한 가축이면서 농사에 필요한 비료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죽어서는 우리에게 영양분을 주며 소의 피나 가죽등도 모두 소중하게 인류에게 이용되고 있으니 소만큼 중요한 가축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효과적인 방목을 통해 생태계가 복원된다고 하면 우리는 가축을 단순히 줄이는 문제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보다 생육환경에 대한 개선을 통해 사막화도 막고 탄소도 포집하여 기후위기에서 벗어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 책 읽기를 통해 해보게 됩니다.

진나라부터 한나라까지 중국 고대사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3 - 진, 초, 양한편 ㅣ 고양이가 중국사의 주인공이라면 3
페이즈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버니온더문 / 2022년 3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최초로 거대한 나라를 만든 진나라 그러나 무자비한 통치는 결국 농민 반란을 일으키고 진시황은 전국시대 통일후 제대로 통치도 못하고 죽게되자 다시 중국은 각처에서 왕을 자칭하는 이들이 나오게 되었죠. 결국 아무리 강국을 만들더라도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 주지 못하면 쓰러지기는 한순간이라는 것을 진나라의 짧은 역사를 통해 우리는 알수 있을 것 같아요.

진의 쇠락에 나타난 영웅 호걸이 바로 항우와 유방. 항우는 집안이 원래부터 장수집안이었다고 하네요. 반면 유방은 거의 한량에 가까웠지만 유방이 대업을 이룬데는 운도 많이 따랐고 무엇보다 유방은 자신이 나약함을 알았기에 늘 주위사람의 말을 경청했다고 했고 이것이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의 고조가 된 이유가 된 듯합니다.

그러나 그의 부인이 대단하더군요. 우리가 말하는 이른바 수렴청정의 최초 여황후인 고황후 여치. 한마디로 자신의 친족들을 이용해 한나라를 좌지우지했으나 나름 국가의 안정을 위해 여러가지 좋은 정책을 펴기도 했더라구요. 그리고 어느 나라든 태평성대가 이루어지면 더욱 그 나라는 부국해지고 대외적으로 강력한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니 우리가 잘아는 한무제때 서한은 전성기를 맞아 흉노족도 멀리 쫓아내게 되었다고 하네요.

한편으로 권력은 영원함이 없고 서한도 그러했고 늘 왕조의 문제는 왕조의 직통혈육이 끊어지거나 어린 왕들이 보위에 오르면 이를 이용하여 전권을 횡횡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중국이나 한국이나 같았던 것 같습니다. 왕망이 그런 인물이었고 그는 무리한 개혁을 통해 백성들의 원망을 사게 되었고 결국 그 자신도 살해를 당하고 다시 중국은 격동의 시간을 보내다가 후한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도 외척의 문제나 환관의 문제 그리고 수렴청정의 문제가 가져오는 왕조의 흥망성쇠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또한 결국 민심을 얻어내지 못하고 권력이 사리사욕을 채우게 되면 권력은 부패하고 민심은 이에 저항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왕조를 멸망시키기도 한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네요.

잃었던 기억 찾기와 기억교정

이기적인 기억
김경원 지음 / 델피노 / 2022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기억하고 있는 것이 때론 많은 부분 왜곡된 기억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누구에게나 충격적인 안 좋은 기억은 우리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그 기억을 내면 깊숙히 묻어버릴 가능성도 있겠죠?

이 소설은 악몽을 꾸는 남자가 찾아나서는 기억에 관한 소설인데 유전가 가위처럼 정말 기억도 나쁜 기억은 없애고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그 잘린 기억 부분은 다른 기억으로 교정을 한다는 것이 가능하면 어떨까요?

영화에서 보면 기계와 최면을 이용해 우리의 기억을 찾아나서는 흥미로운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소설역시 희미한 기억에서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모든게 다 퍼즐이 맞추어지는 식으로 결론을 맺었는데 상당히 흥미롭게 한번에 읽어내려 갈 수 있었어요. 예상밖의 결말도 상당히 충격적이더라구요.

주인공 진우의 악몽은 그 자신의 내면속에 자리잡았던 과거의 기억들이 꿈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이고 또 기억들이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기에 본인은 그 기억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것이고 현실을 살아가려하지만 쉽지않은 것이더라구요. 진우의 배다른 형인 진석은 진우를 가족으로 대했기에 미칠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미쳐서까지 진우에 대한 애정을 저버리지 못해서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로 다가왔답니다.

 만약 나에게 과거의 안좋은 기억이 현실의 행복을 가로막는다면 나는 그 기억을 제거가능하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책을 읽고 해 보게 되었어요.

정성과 진심을 다하는 만두가게 이야기

진심을 대접합니다 - 20년 전 손님이 지금까지 찾아오는 작은 만두 가게 장사 비법
이종택 지음 / 라온북 / 2022년 3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시대로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된 자영업자들. 특히 음식 장사의 경우 다른 업종보다 더 직격탄을 얻어맞았고 이제 음식 역시 온라인 플랫폼의 배달앱에 의존하지않고는 고전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죠.

이 책은 광명의 어느 지역에서 20년 넘게 손만두를 빚어온 저자의 경험담이 들어있답니다. 아울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만한 값진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들도 가득하구요.

 저자의 경우도 다른 자영업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만두를 접하게 되어 이제는 나름 자리를 잡았지만 상당한 우여곡절이 많았더라구요. 화재로 가게가 다 타버렸던 적도 있었고 무리하게 2호점을 열었다가 빚을 지게 된 사연도 있고.

무리하게 사업을 키우기보다 충분히 검토를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음식점창업을 준비하라고 하는데 무엇보다 저자의 태도를 보면 꾸준함, 성실함, 한결같음, 그리고 건강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만두소의 간을 위해 술을 절제하고 커피도 간을 만들기전에는 마시지않을 정도로 진정성을 가진 만두 만들기에 가능했기에 저자는 오늘날의 건실한 작지만 실속있는 식당을 일궈낸 것 같습니다.

정성을 다하면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음식만큼 맛에 정직한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단골 식당을 가다보면 어느 순간 가게가 잘 되면서 사장님이나 종업원들의 태도가 변하는 것도 많이 경험해 보았고 특히 주방장이 바뀌는 경우 맛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더라구요.

오늘도 자신이 만들어낸 드림리스트에 적힌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계시는 사장님을 응원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그 지역의 정답고 포근한 음식점을 운영해 가시길 바라봅니다.

쉽게 설명된 클래식 상식들

어쩌다 클래식 - 만화로 읽는 45가지 클래식 이야기
지이.태복 지음, 최은규 감수 / 더퀘스트 / 2022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클래식 애호가인 저로선 이 책이 무척이나 반가웠어요. 어렵지않게 아마추어들이 클래식 상식에 대해 이해를 넓힐수 있고 친근한 내용들이고 만화로 되어 있기도 했으며 또한 큐알스캔을 통해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수가 있었기 때문이죠.

각 파트별로 이럴땐 이런 곡들이라는 코너가 자리잡고 있는데 쇼팽의 즉흥환상곡등 들을수록 기분이 좋은 음악들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굴렌 굴드와 같은 기인 피아니스트의 소개도 너무 재미났어요. 그의 독특한 행동이나 옷차림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적 해석을 통해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대중에게 더욱 알려지기도 했더군요.

 천재적인 음악가 리스트 순위에 모짜르트가 빠진 걸 보고 저도 놀랬답니다. 당연히 영화 아마데우스를 통해 우리가 익히 모짜르트의 천재성을 알고 있는데 기준이 18세까지 작곡가들이 만든 곡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모짜르트가 빠진 것 같은데 제가 좋아하는 멘델스존이나 슈베르트가 들어있는 걸 보곤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슈만의 안타까운 삶은 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 같아요. 클라라를 사랑했지만 법정소송을 통해서야 결국 결혼 승낙을 받았지만 우울증으로 결국 자살로 세상을 떠난 그. 그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었지만 아무래도 후배 브람스의 클라라를 지켜보는 눈빛에 흔들릴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 책에는 소나타나 협주곡등의 기원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잘 되어 있고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 또는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등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되었던 클래식곡들도 다루고 있어 클래식이 친숙하지않은 분들도 바로 들으면 바로 이곡하고 손뼉을 칠 것 같아요.

사실 클래식은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고 아마추어가 따라가기에는 좀 버거운 면이 있어 대중과는 묘한 거리감이 있는데 이런 친절하고 쉽고 재미있는 클래식 상식 소개서들이 더 나와주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서 음악을 사랑하지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어려운 클래식도 우리에게 쉽게 자주 노출된다면 모두가 클래식을 더 사랑하게 되지않을까요? 아는만큼 들리고 드리는 만큼 즐겁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대중이 클래식과 친해지는 순간 우리는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등을 사랑하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