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만찬 1인분 요리 - 쉽다, 맛있다, 남지 않는다
김민희 지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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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에 나온 요리 레시피의 계량은 대부분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다. 그렇기에 초보 싱글족이 블로그를 보며 요리를 하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요리를 하게 된다. 요리재료는 1/n으로 장만하면 되지만 가장 중요한 양념을 1/n의 비율로 해보면 맛이 나지 않을 때도 종종 있다. 그렇기에 손맛이 없는 싱글족은  4인분을 요리해 몇 끼를 같은 음식으로 먹을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싱글족을 위한 1인 계량을 했다. 특히 기본 요리조차 맛을 내지 못하는 초보싱글족을 위해 집밥 기본 요리부터 간편한 도시락, 별미로 먹는 면요리, 주말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까지 알찬 팁을 수록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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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매력은 낯설지 않은 음식과 재료들로 맛내는 법을 소개한다는 데 있다. 엄마밥상과는 다른, 맛깔쓰런 액젓이 없어도 영양가있고 맛있는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는 요리들이다.  여름철 별미 파인애플쌀국수볶음은 요즘처럼 더운 날 때 주구장창 냉면만 사먹는 싱글족을 위한 요리라 할 수 있고

 

 

  

 

 

 

 오므볶음우동은 지인들이 갑작스럽게 찾아왔을때 집에 있는 야채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요리다. 특히 비교적 간단한 소스(간장, 우스터소스, 굴소스, 설탕, 물엿, 후춧가루)를 이용한 색다른 맛이라 좋았다.

 

 

 

  멸치, 다시마, 마른표고버섯등이 들어간 맛국물이 번거롭다면 닭육수를 이용한 카레 우동도 초간단 요리중에 하나다. 

 

 그밖에도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스위트콘을 이용한 스위트콘 오믈렛, 바나나 하나로 만드는 멋진 디저트 바나나핫샌드위치 (강추~!!) ,  직접 만들어 먹는 리코타치즈등 2030세대에게 적합한 메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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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유용한 아이템 [ 알아두면 좋은 15가지 드레싱]!!!

 

 드레싱이 쉬울 것 같지만 계량을 잘못하면 제대로 된 맛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 실린 드레싱은 1인을 위한 계량이라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한끼 식사를 만드는 유용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simple,safe,smart라는 컨셉이라 혹 시골 엄마밥상을 생각하는 이라면 적합하지 않지만  준비부터 완성까지 가장 쉽고 간단하느 내손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감각적 요리가 궁금하다면 강추다. 특히 유학가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타국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재료가 한정적이라 요리센스가 없으면 정말 궁핍한 먹걸이로 엄마밥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재료나 소개된 소스는 타국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 유용하다. 만약  연수나 유학을 준비한다면 한 권쯤 챙겨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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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웃긴 사진관 - 아잔 브람 인생 축복 에세이
아잔 브람 지음, 각산 엮음 / 김영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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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웃음과 행복을 찾는 법을 서른 여덟편의 흡입력 있는 짧은 에피소드들로 이야기 하고자 하였습니다. 사실 이 책은 글보다 작가에 더 관심이 갔던 책입니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기독교 학교를 다니고 성가대에서 활동한 그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장학생으로 공부하며 화려한 인생을 살 수 있었던 그가, 어떻게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깨달은 진리는 무엇인지, 호주에 남반구 최초로 절을 세우고 명상센터에서 불교 명상법을 전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지 궁금했었기때문입니다.  하지만 결혼생활, 동성애 문제, 직장생활, 죽음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통찰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언뜻 보기에 불교방송에서 보던 법문을 듣는 듯하지만 죽음을 콘서트에 비유하거나 웃음의 효과에 대한 묘사에서 아잔 브람 스님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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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을 통한 '내려놓음','마음 챙기기'가 이 책의 주요 메세지라 할 수 있습니다. 불안, 근심, 짜증, 불만등 번뇌를 일으키는 요소를 없애는 마음가짐이라고도 말할 수 있죠. 그 중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는 마지막 "흠잡는 마음을 위한 치료약"입니다. 단점을 입밖으로 내뱉지 않을 뿐이지 마음 속으로 흠을 잡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는 이런 저에게 짧은 에피소드로 강한 메세지를 전해줍니다.

  에피소드는 스님이 열흘 동안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올려 벽돌담을 완성하였는데, 벽돌 두 장이 삐뚤어져 툭 튀어나왔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스님은 석달동안 그 벽돌담때문에 밤에 악몽까지 꾸었을만큼 벽돌담을 바라보며 고통스러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절에 찾아온 손님이 그 벽돌담을 보고 감탄을 하는 것을 보며 스님은 그 사람에게 ' 여기 이 두 장의 삐뚤어진 벽돌이 안 보이십니까?' 라는 질문을 하죠. 그는 스님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 물론 두 장의 삐뚤어진 벽돌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삐뚤어진 두 장의 벽돌과 함께 구백구십팔 개의 아름다운 벽돌도 보입니다.p291"

  저 역시 인생에서 일어났던 한 두가지 나쁜 일, 그것만을 바라보며 초점을 맞추다 아름다운 것을 바라 볼 수 없게 되어버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항상 좋은 것만 생각하고 좋은 점만 바라봐야지 하면서도  나에게 일어났던 나쁜 일에 몰입되어버리죠.  저에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구백구십팔 개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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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불교를 이야기 하는 듯하지만 '행복과 웃음' ' 마음챙기기'라는 평범하고 소박한 조언을 전하고자 하는 책이기에 종교관을 떠나 읽을 수 있는 편안한 책이었습니다. 구백구십팔 개의 아름다움에 몰입할 수 있는 눈을 갖기 위해 수련하는 시간이기도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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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1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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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승'은 흔히 아름다운 경승지를 일컫는 일반명사로 쓰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국보,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명승 등의 문화재중 하나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쓰였다. 명승은 유적보다 예술적 관상적 측면에서 자연유산적인 요소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유적의 비중이 큰 사적과 구별된다. 저자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명승의 역사와 문화를 철자한 고증과 함께 생동감 있는 필치로 완성했다. 고즈넉한 옛 문화의 향기가 서려 있는 우리 명승, 자연이 빚고 인간의 역사가 더해진 숨은 절경의 세계로 안내한다 "

 

   제 눈에 처음 띈 구절입니다. 책 표지에 쓰인 글인데, 독자들에게 '명승'에 관한 범주를 재확인 시킴으로써 우리가 소홀하게 지나쳤던 부분을 반성하게 만듭니다. 이 글은  2011년부터 문화재청에서 발행하고 쓴 <문화재사랑>과 인터넷 매체인 <헤리티지 채널> 에 올린 글을 새로이 다음고 편집한 것이라고 합니다.  문화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책인만큼 그 전문성이 돋보입니다.  비슷한 스토리텔링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는 다른 느낌인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편안한 느낌이라면 이 책은 칼럼에 어울린다고 해야할지, 도전적이며 단정하게 끊어지는 어투라 쉽게 몰입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보 제공면에서 보자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한 호흡으로 끝까지 읽어야 하지만 이 책은 여러호흡으로 나눠져있어 빠른 시간내에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별 명승지를 꼼꼼히 수록하고 있어, 아이들 학습에도 도움이 되구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곳이 많이 실려 정이 간다고 해야 할까요...^^ 옛 선현들이 남긴 글과 함께 실린 사진들 또한 멋지구요.  좋아하는 곳이 몇 군데 있어 올려봅니다.

 

#1. 도담삼봉

 


 

 

 

  "퇴계 이황이 단양을 무척 좋아하셨다는 사실을 처음알았어요. 단양의 빼어난 경치 때문에 스스로 청해서 단양군수로 부임하기도 했다네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곳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단양군 내에는 명승지가 많은데 이황은 그중에서도 도담상봉을 가장 으뜸이라 했으며 아름다운 경승지를 보고 많은 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에는 저녁노을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은 푸른 절벽에 기대어 자고

 별빛 달빛 아래 금빛 파도 너울진다. " 

퇴계 이황 <도담상봉> p158

 

 

p162 도담삼봉 일출

 

 

   사진과 시나 잘 어울리죠? 전 일출을 본 적이 없는데, 이 사진을 보며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 대관령

 

  김흥도의 산수화가 실려있는 대관령의 내용에는 신사임당이 고향인 강릉을 떠나 서울로 가는 길에 대관령을 넘으며 지은 <유대관련망친정> 도 실려있고, 대관령이 아흔아홉굽이라 전해졌던 이유, ' 강릉의 한 선비가 곶감 한 접(100개)를 지고 과거를 보러가다가 대관령 굽이 하나를 돌 때마다 곶감 하나를 빼먹었다. 정상에 도달하고 보니 곳감이 달랑 한 개만 남아 대관령이 아흔아홉 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p164'는 이야기도 적혀져 있습니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 떠 있는 곳 저녁 산만 푸르네"p164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 글을 이해할 수 있을거에요. 친정어머니를 두고 가는 길이 얼마나 아득했을까 생각하니, 그리고 옛 그림에 담긴 저 굽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3. 구천동 물돌이 명소, 파회와 수심대


 

사진만으로도 가슴 설레지 않으신가요?

 

 "하천 지형 중에 물돌이가 있다. 전문용어로는 감입곡류 또는 감입사행이라고 한다. 마치 긴 뱀이 몸을 한껏 똬리를 틀어 커다랗게 s자형을 그리며 나아가듯 하천이 산자락을 감고 휘돌아 흘러가는 지형을 의미한다. 예전의 회룡포, 안동의 하회마을, 영주의 무섬마을, 상주의 경천대, 영원의 어라연과 같은 하천이 모두 물돌이다.

 

 무주구천동의 파회 역시 물돌이다 덕유산에서 발원하여 흘러가는 원당천은 굴곡이 매우 심해 사행하는 곳이 많다. 특히 파회와 수심대가 위치한 지역은 물길이 듕글게 원을 이루며 산지형을 급하게 감돌아 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경승지를 이루고 있다. 파회는 나제통문에서 상류로 11km 정도 올라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구천동 3대 명소중 하나다. 물이 돌아 나가는 곳이라 하여 수회라 부르기도 한다. 고요한 소에 잠겼던 맑은 물이 급류를 타고 쏟아지며 물보라는 일으키고 기암에 부딪혀 제자리를 맴돌다 기암 사이로 흘러가는 모습은 계류 경관의 백미라 할 수 있다.p204"

  물돌이라도 각 지역에 따라 이렇게 다른 느낌이네요. 하회마을과 회룡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가보고 싶더군요.

 

 

 

#4. 죽방염

 

    p316 죽방렴 근경

 

 

 

  어업문화의 경관, 죽방렴 ( 양팔을 벌린 것 처럼 v자형으로 말목을 박고 발 그물을 설치하여 고기를 둥그렇게 마든 임통으로 유인해서 잡는 방식) 의 가치와 의미를 이 책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무식하게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죽방멸치' 에 죽방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전 지역이름인줄 알았는데, 죽방렴으로 잡기에 붙여진 이름이며,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유는 그물을 사용하지 않고 뜰채로 또내는 방식으로 잡아서 멸치가 손상되지 않고 싱싱하기 때문이라네요.

 

 소홀하게 보며 지나갔는데,  죽방렴은 우리 선조들이 고안해낸 전통적인 어업 문화 경관이라 합니다. 전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경관이라 생각했는데,  대나무 어사리(어살)이라고도 하며 조선시대에는 '방전'으로 불린 이 방식은 근대화가 진행된 지금,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어업문화 경관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군 지족해협에 죽방렴 약 20여개가 아직도 상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를 계승할 이가 과연 나올까 싶어 걱정이 되더군요.

 

 그밖에도 이 책은 아래와 같이 지도로 보는 명승과 각 지역별 명승지 목록을 실어놓고 있는 알찬 책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번 여름휴가를 이 책과 함께 짜보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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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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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제를 읽는 동시에 마음에서 일렁이는 무엇인가가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올해 새롭게 독서목표를 세우면서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깊이읽기의 기술 -리리딩] [48분 독서의 기적]등 독서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습니다.

 

 " 48분이란 인간의 수명을 90세 주기로 환산하여 하루 24시간에 비유하면 3년이란 시간이 48분이 된다. 즉, 3년을 독서에 투자한다는 것은 하루 48분을 독서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 - 48분 독서의 기적

 

 " 책이란 무책임한 인간을 더 무책임하게 만들려고 있는 것이 아니며 삶에 무능한 사람에게 대리만족으로서의 허위의 삶을 헐값에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와 정반대로 책은 오직 삶으로 이끌어주고 삶에 이바지하고 소용이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독자에게 불꽃 같은 에너지와 젊음을 맞보게 해주지 못하고 신선한 활력의 입김을 불어넣어주지 못한다면 독서에 바친 시간은 전부 허탕이다." -헤르만헤세 [독서의 기술]

 

  " 다시 읽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읽은 책들이 그렇듯 우리가 얼마나 변했고 또 그래로인지를 좀 더 선명하게 대면한다. 책은 우리가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며 또 다시 읽기를 통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정체성의 변화를 측정하게 해준다" - [리리딩]

 하나같이 제 마음을 움직였던 구절이 있던 책이었습니다. 3년이란 '시간'동안 1000권이란 목표를 세우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은 표시해두며, 책을 읽고 나름대로 해석하려 노력했던 것도 이 책들 덕분입니다.

 

  이번 [오직 독서뿐은] 그런 저에게 목표를 잃지 말고 정진해라는 선현들의 잔소리를 들려주는 듯했습니다. 언뜻보기에 '잔소리'라는 어휘는 행위의 "교정"을 목적으로 하는 부정적 어감이라 생각되지만, 전 그 속에 담긴 '사랑'과 '관심' 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관심이 없다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지 않으니까요.

 

 이 책을 읽으며 사실,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공부할 때, 바르자세로 앉아라,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읽어라, 꾸준히 부지런히 공부에 힘써라, 시간 낭비 하지마라, 읽고 또 읽어라 , 기록해라 등 어렸을 적 많이 듣던 이야기였거든요. 다만 책에서는 9인의 선현(허균,이이그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이 무척 점잖게 조언을 하기에 글에 담긴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 공부가 공부를 부른다. 책이 책을 부른다. 이것을 읽으니 저것이 궁금하고, 저것을 알고 나니 이것이 새로 보인다. 책과 마음은 붙어다닌다. 책을 손에서 놓으면 딴 데로 놀러나간다. 책을 잡으면 마음도 잡힌다. 읽어도 그저 읽지 말고 줄줄 외우고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읽은 것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덜 읽었거나 생각이 영글지 않아서다. 많이 읽으면 절로 외워진다. 생각이 영글면 쉽게 외워진다.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야 의문이 풀리고 의심이 가신다. 전에 그러려니 하던 것이 '그렇구나!'로 넘어가야 내 공부에 진전이 생긴 것이다. p68"

 

" 독서는 무엇보다 마음을 비우고 기운을 가라앉혀, 꼼꼼히 읽고 정밀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한 글자 한 구절마다 모두 설명이 있으니, 제가의 풀이를 하나하나 관통한 뒤라야 그 옳고 그럼을 견줘 보아 성현께서 말씀하신 본래의 뜻을 구할 수가 있다. 비록 이미 얻었더라도 또한 다시 이처럼 되풀이해 살피고 음미해서 그 의리가 내 안에 흠뻑 젖어들어 피부에 스미고 골수까지 무젖게 해야만 배웠다고 말할 수가 있다" p69

 

" 독서에는 방법이 있다. 이 마음을 깨끗이 닦아 낸 뒤에 보아야 한다. 만약 깨달아 얻지 못하면 잠깐 내려놓고 다른 때 생각이 좋을 시점을 기다렸다가 또 보아야 한다"

 p81

 

"사람들은 독서는 마땅히 차분하게 완미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스스로를 나태하게 만드는 말이다. 만약 어떤 책을 읽어 의미를 깨치지 못했다면 급하게 허둥대서는 안 되겠지만 놓아버리지 않는 것이 그래도 낫다. 만약 온종일 서성이면서 이를 차분한 것이라 말한다면 공부가 되지 않는다. 약 달이는 것에 비유해 보자. 모름지기 센 불로 달인 뒤에는 불기운을 늦춰서 은근히 달여야 문제가 없다" p105

 

 하지만 읽다보니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선현들의 독서법이 아니라  독서의 가치에 대한 깨달음에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 마음을 움직인 구절,  

 

 "이른바 책을 잘 읽는다는 것은 소리가 좋다는 것이 아니다. 구두를 잘 뗀다는 것도 아니다. 뜻을 잘 풀이하고 얘기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p244 박지원[원사]

 

 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구절을 "'책을 잘 읽고 나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책 읽기 전의나와 책 읽은 뒤의 나는 확연히 다르다. 그저 낭랑하게 소리내서 읽고, 띄어 읽기를 능숙하게 잘하며, 뜻풀이에 능하고, 책의 내용을 두고 이런저런 얘기 잘하는 것은 독서의 진정한 보람과 거리가 멀다. 이런 것을 책 읽는 보람으로 혼동하면 안된다.p244"   이라 풀이하였는데,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그것으로 한 권의 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킨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또한 책의 내용을 두고 이런 저런 얘기를 잘하는 것을 책을 잘 읽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 눈빛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조금씩 늘어나는 서재의 책들을 보며 자만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독자의 상황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책의 마법처럼, 지금 그 사람에게 필요한 구절이 스르륵 다가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한 편 한 편 독립된 글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해야지 하며 접근하지 않아도 됩니다. 휘리릭 넘겨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읽어도 되고, 책상위에 두고 매일 한 페이지씩 읽어도 되는 책입니다. 독서에 대해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분에게 꼭 필요한 책일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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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
바빗 로스차일드 지음, 김좌준 옮김, 최주연 감수 / 소울메이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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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적인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기에 용어들이 익숙한 분이 아니라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롭게 읽는 책을 고르다 선정한 책인데, 그리 가벼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외상치료전문가가 집필했기에, 트라우마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받는 사람들과 치료현장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치료자들을 위한 조언을 목적으로 하기에, 실제 가벼운 트라우마가 있는 분이라면 도움 될 만한 내용들이 꽤 있습니다.  전 한 번 읽으면 완독해야만 하는 성격인데, 그러기엔 이 책이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양이 방대하다기보다 이것저것 메모하고 기록하고 익숙해져야 할 용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

 

   그렇지만 너무 부담가지진 마세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 불리는 트라우마에 대한  정리생리학적 이론을  용례+이론+조언의 구조로 설명하고 있기에 시간을 두고 자주 본다면 혼자 끙끙거리며 앓았던,남들에게 말하기 부끄러웠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제 7장 안전한 외상치료를 위해 신체를 다루는 부가적 기술편이 가장 도움이 되었습니다. 경험자아와 관찰자아로 불리는 이중자각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주변 환경에 회상의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환자가 확실히 인지한 상태에서 경험자아와 관찰자아 즉, 이중 자각능력을 발달시키면 환자의 플래시백이 줄어든다는 조언과 함께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어설프게 혼자 치료하려 하지말고, 훈련된 전문가, 특히 이론에 정통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라는 조언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체 플래시백 차단을 위해 환자들의 치료시 사용하고 있는 문장도 공개하고 있어, 조금이나마 치료를 받는 효과(?) 도 누릴 수 있답니다.

 

   제목만 보면 에세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지극히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 적극적 치료방법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가 읽기에 적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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