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1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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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승'은 흔히 아름다운 경승지를 일컫는 일반명사로 쓰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국보,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명승 등의 문화재중 하나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쓰였다. 명승은 유적보다 예술적 관상적 측면에서 자연유산적인 요소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유적의 비중이 큰 사적과 구별된다. 저자는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명승의 역사와 문화를 철자한 고증과 함께 생동감 있는 필치로 완성했다. 고즈넉한 옛 문화의 향기가 서려 있는 우리 명승, 자연이 빚고 인간의 역사가 더해진 숨은 절경의 세계로 안내한다 "

 

   제 눈에 처음 띈 구절입니다. 책 표지에 쓰인 글인데, 독자들에게 '명승'에 관한 범주를 재확인 시킴으로써 우리가 소홀하게 지나쳤던 부분을 반성하게 만듭니다. 이 글은  2011년부터 문화재청에서 발행하고 쓴 <문화재사랑>과 인터넷 매체인 <헤리티지 채널> 에 올린 글을 새로이 다음고 편집한 것이라고 합니다.  문화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책인만큼 그 전문성이 돋보입니다.  비슷한 스토리텔링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는 다른 느낌인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편안한 느낌이라면 이 책은 칼럼에 어울린다고 해야할지, 도전적이며 단정하게 끊어지는 어투라 쉽게 몰입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보 제공면에서 보자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한 호흡으로 끝까지 읽어야 하지만 이 책은 여러호흡으로 나눠져있어 빠른 시간내에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별 명승지를 꼼꼼히 수록하고 있어, 아이들 학습에도 도움이 되구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곳이 많이 실려 정이 간다고 해야 할까요...^^ 옛 선현들이 남긴 글과 함께 실린 사진들 또한 멋지구요.  좋아하는 곳이 몇 군데 있어 올려봅니다.

 

#1. 도담삼봉

 


 

 

 

  "퇴계 이황이 단양을 무척 좋아하셨다는 사실을 처음알았어요. 단양의 빼어난 경치 때문에 스스로 청해서 단양군수로 부임하기도 했다네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곳은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단양군 내에는 명승지가 많은데 이황은 그중에서도 도담상봉을 가장 으뜸이라 했으며 아름다운 경승지를 보고 많은 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삼봉에는 저녁노을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은 푸른 절벽에 기대어 자고

 별빛 달빛 아래 금빛 파도 너울진다. " 

퇴계 이황 <도담상봉> p158

 

 

p162 도담삼봉 일출

 

 

   사진과 시나 잘 어울리죠? 전 일출을 본 적이 없는데, 이 사진을 보며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 대관령

 

  김흥도의 산수화가 실려있는 대관령의 내용에는 신사임당이 고향인 강릉을 떠나 서울로 가는 길에 대관령을 넘으며 지은 <유대관련망친정> 도 실려있고, 대관령이 아흔아홉굽이라 전해졌던 이유, ' 강릉의 한 선비가 곶감 한 접(100개)를 지고 과거를 보러가다가 대관령 굽이 하나를 돌 때마다 곶감 하나를 빼먹었다. 정상에 도달하고 보니 곳감이 달랑 한 개만 남아 대관령이 아흔아홉 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p164'는 이야기도 적혀져 있습니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 떠 있는 곳 저녁 산만 푸르네"p164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 글을 이해할 수 있을거에요. 친정어머니를 두고 가는 길이 얼마나 아득했을까 생각하니, 그리고 옛 그림에 담긴 저 굽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3. 구천동 물돌이 명소, 파회와 수심대


 

사진만으로도 가슴 설레지 않으신가요?

 

 "하천 지형 중에 물돌이가 있다. 전문용어로는 감입곡류 또는 감입사행이라고 한다. 마치 긴 뱀이 몸을 한껏 똬리를 틀어 커다랗게 s자형을 그리며 나아가듯 하천이 산자락을 감고 휘돌아 흘러가는 지형을 의미한다. 예전의 회룡포, 안동의 하회마을, 영주의 무섬마을, 상주의 경천대, 영원의 어라연과 같은 하천이 모두 물돌이다.

 

 무주구천동의 파회 역시 물돌이다 덕유산에서 발원하여 흘러가는 원당천은 굴곡이 매우 심해 사행하는 곳이 많다. 특히 파회와 수심대가 위치한 지역은 물길이 듕글게 원을 이루며 산지형을 급하게 감돌아 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경승지를 이루고 있다. 파회는 나제통문에서 상류로 11km 정도 올라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구천동 3대 명소중 하나다. 물이 돌아 나가는 곳이라 하여 수회라 부르기도 한다. 고요한 소에 잠겼던 맑은 물이 급류를 타고 쏟아지며 물보라는 일으키고 기암에 부딪혀 제자리를 맴돌다 기암 사이로 흘러가는 모습은 계류 경관의 백미라 할 수 있다.p204"

  물돌이라도 각 지역에 따라 이렇게 다른 느낌이네요. 하회마을과 회룡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가보고 싶더군요.

 

 

 

#4. 죽방염

 

    p316 죽방렴 근경

 

 

 

  어업문화의 경관, 죽방렴 ( 양팔을 벌린 것 처럼 v자형으로 말목을 박고 발 그물을 설치하여 고기를 둥그렇게 마든 임통으로 유인해서 잡는 방식) 의 가치와 의미를 이 책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무식하게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죽방멸치' 에 죽방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전 지역이름인줄 알았는데, 죽방렴으로 잡기에 붙여진 이름이며,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이유는 그물을 사용하지 않고 뜰채로 또내는 방식으로 잡아서 멸치가 손상되지 않고 싱싱하기 때문이라네요.

 

 소홀하게 보며 지나갔는데,  죽방렴은 우리 선조들이 고안해낸 전통적인 어업 문화 경관이라 합니다. 전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경관이라 생각했는데,  대나무 어사리(어살)이라고도 하며 조선시대에는 '방전'으로 불린 이 방식은 근대화가 진행된 지금,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어업문화 경관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군 지족해협에 죽방렴 약 20여개가 아직도 상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를 계승할 이가 과연 나올까 싶어 걱정이 되더군요.

 

 그밖에도 이 책은 아래와 같이 지도로 보는 명승과 각 지역별 명승지 목록을 실어놓고 있는 알찬 책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번 여름휴가를 이 책과 함께 짜보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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