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책들의 상인
마르첼로 시모니 지음, 윤병언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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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둥~ 책 도착

 

 사실 영화를 볼까, 책 읽고 서평쓸까 고민했었는데, 책 읽길 잘 한 거 같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었다.  사실 [장미의 이름]에 대적할 만한 책이란 과감한 광고문구를 보고, 재미없으면 정말 혹독한 서평을 써야지 했었다. 하지만 난 이내 이 책이 가진 매력에 풍덩 빠졌다. ^^

 

 

 #2. 이 책이 가진 매력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추리소설의 매력적 장치(암호, 추격자, 조력자) + 고고학자의 식견 + 고증 + 꼼꼼한 번역가 =  저주받은 책들의 상인

 

이라 말할 수 있다. 최근들어 읽은 책 중 후한 점수를 준 그룹에 속한다. 이유는 흠... 세가지 정도.

 

 첫 번째는 적절한 장치들이다. 추리소설이라하면 아무래도 어떤 "암호"가 등장할 지 기대한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암호를 설명하되, 적절히 감춰야 하고 글의 흐름에도 방해되지 않게 등장시켜야 하는 중요한 장치를 작가는 정말 딱 적당하게 잘 사용했다. 어떤 이들은 이냐시오가 너무 쉽게 풀어버린 암호여서 지루하다 말 할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 난 지루하지 않았다. 정말 딱 적당했다. 

 

(단서들)

 

 

 

 그렇다면 극적 긴장을 조성할 추격자는? 후훗, 여기선 비밀법정 <생 베므>란 단체가 등장한다. .(책 메인 표지를 장식하는 존재ㅎㅎㅎ)  칼 대제가 독일 영토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세운 기관으로 '프랑크 판사단','예언자들'이라고 불리는, 살인을 해도 면제 받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붉은 가면을 쓰고 다니는 조직, 새롭고 신선하지만 허구로만 존재하지 않는 매력적인 추격자!! 

 

 그럼 조력자는? 홈즈의 조력자 왓슨 같은 존재가 있으면 딱 좋으련만, 그런 매력덩어리는 없다. 삭발한 머리, 짙은 회색 수염, 에메랄드 색 눈동자, 큰 키에 마른 몸의 주인공 이냐시오가 너무 똑똑하고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는 현인처럼 등장해서 일까? 그를 묵묵히 도와주는 금발의 프랑스인 윌라름 그리고 미워할 수 없는 청년 우베르토는 매력을 발산할 기회가 없었다..T.T 하지만, 그것도 작가의 의도였으리라~ ㅎㅎ

 

 두 번째, 고고학 전공인 작가의 식견!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 조사를 했는지 느껴졌다. 중세 유럽, 알듯 말듯한 흐릿한 정보들로 의뭉스럽게 존재하는 시대. 왠지 마법도 존재했을 것 같은 시대. 그렇기에 판타지가 아닌 추리소설에 어울리는 무대를 정교하게 만들어 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지역의 지명과 성당들, 순례자, 붉은 가면이 등장하는 꽤 정교한 무대가 눈에 들어온다.    

 

 세 번째, 꼼꼼한 번역가

 번역에이젼시를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딱 봐도 일주일만에 휘리릭 번역했을 것 같은 거친 문장과 과감한 생략이 눈에 띄는 책들이 출판되었다. 서점에서 직접 읽어보지 않고 인터넷에서 구매해버린 내 탓이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책에 등장하는 역주를 보면 작가나 번역가가 얼마나 고심해서 어휘를 선택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꼼꼼히 역주를 달아놓은 작가와 번역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과감해 채워 넣은 번역가가 보여 이 책이 주는 단점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3. 그렇다면 스토리는?  흠.....

 

  간단히 말하자면, 이냐시오라는 주인공이 어느 귀족으로부터 [우테르 벤토룸(라틴어로 바람주머니라는 뜻]이라는 비밀의 책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것을 찾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긴장을 조장하는 역활로 거대비밀조직 <생 베므>가 등장하고 소소한 재미를 위해 친구 윌라름과 우베르토가 등장한다. 

 

 이들이 총 4권으로 나눠져 있는 책을 찾기 위해 암호를 풀어가며 겪는 에피소드인데, 작가가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3장 남짓한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어느 정도 스토리가 예상됐다. 그리고 100페이지를 넘어가면서 쉬피오 라자누스는 ........가 아닐까? 생 베므의 우두머리 도미누스는 사실.....가 아닐까? 우베르토와 이냐시오의 관계는 ......가 아닐까? 상상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결론이 나서 조금 아쉬웠다. 기대하지 못했던 반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만족한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그것보다 두 세시간 몰입할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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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2017-06-19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www.txtnara.com/ 요기가 소설천국임 레알

캬흥흥 2019-06-0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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