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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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데이비드 발다치의 장편소설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를 읽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시리즈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표지와 제목이 익숙했다. 그만큼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던 것 같다. 그러나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상황에서 어느새 일곱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처음 만난 '에이머스 데커'는 무척이나 강렬했고 이야기는 훌륭했다.


오랜 동료를 잃고 충격에 빠진 데커는 슬픔을 달랠 겨를도 없이 새로운 사건에 투입된다. 판사 '줄리아 커민스'와 경호원 '앨런 드레이먼트'가 살해된 일인데, 줄리아는 칼에 찔리고 안대를 쓴 채로 발견되었고 앨런은 총에 맞았으며 목구멍에는 지폐가 들어있었다.


데커는 한 번 본 것을 사진처럼 기억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수집한 다양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비교하여 수상한 부분을 찾아내 단서로 이어진다. 이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그려져서 책을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가능성을 생각한 후 하나씩 논리적으로 지워나가는 모습 역시 흥미를 높이 끌어올렸다.


새로운 동료 '화이트' 요원 역시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협력하며 사건을 해결해 가는 전개가 뻔하지 않게 흘러가서 좋았다. 데커를 향한 주위의 못마땅한 시선에 당당하게 대처하는 그녀의 모습에 호감이 갔다. 아마 다음 시리즈에서도 화이트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반까지는 두 사람이 대체 왜 살해당했는지 꽁꽁 숨겨 점점 궁금증이 커져갔다. 결국 드러난 진실은 역시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그러나 충분히 설득력 있고 이야기의 전개를 해치지 않는 결말이라 좋았다. 종종 장르 소설에서 엉뚱한 범인을 반전이라고 내세울 때 느껴지는 황당함을 이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부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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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퇴마사
한윤서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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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윤서 작가의 장편소설 ≪방과 후 퇴마사≫를 읽었다. 확실히 어른이 된 후보다 학창 시절에 무서운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반영한 소설이다. 퇴마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인공 '우연'은 이능력자로 아버지의 명으로 알 수 없는 괴담이 떠도는 진위를 살피기 위해 학교에 간다.


고등학생 때 야자가 끝나고 두고간 물건을 가지러 교실에 간 적이 있다. 혼자 간 것도 아니었고 물건만 챙겨서 바로 나왔는데 무서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불꺼진 교실에 비어 있는 수십개의 의자들이 괜히 섬뜩하게 느껴졌다. 컴컴한 복도를 걸어가는 것도 정말 무서웠다. 그만큼 학교라는 공간은 밤이 되었을 때 참 무섭게 다가온다. 이 소설은 그런 분위기를 제대로 활용하여 퇴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소하게 시작한 이 소설은 뒤로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며 모험의 느낌이 난다. 아군과 적군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저마다의 능력도 달라 전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우연히 밝혀지는 우연의 능력은 바로 죽었을 때 되살아나는 것이었다. 혹시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인생이 바뀔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래도 느끼는 고통은 똑같을 테니 지금처럼 얌전히 살지 않을까. 


얼마 전 영화 <퇴마록>이 개봉하여 꽤 화제였는데 이 작품 역시 영상화가 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게임으로 만들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저마다 플레이하고 싶은 퇴마사 캐릭터가 다를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반장 '민석'이가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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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퇴마사
한윤서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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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사와 학교괴담의 결합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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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오정화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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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즈키 도시오가 집필한 《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를 읽었다. 지브리 스튜디오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우리 또래의 사람이라면 없을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지브리 작품은 <천공의 성 라퓨타>였다. 기억은 거의 나지 않지만 어두운 내용이었고 노래가 좋았던 감상이 남아있다. 그 뒤로 세어보니 총 열한 편의 작품을 읽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걸 깨달았다. 앞으로 부지런히 보아야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지브리 애니메이션도 나의 성장과 함께한 소중한 존재들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루 밑 아리에티>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특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볼 때 너무 재밌어서 감동했던 감정이 지금도 기억날 정도다. 그래서 이번 《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에 더욱 흥미가 갔다.


첫 장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탄생을 소개하고 있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가 지브리 스튜디오가 설립되기 전에 제작되었는지 몰라서 더 놀라웠다. '지브리'가 사하라 사막에 부는 뜨거운 바람을 의미하며 정확한 발음은 기브리라는 것도 재미있었다. 또 <이웃집 토토로>가 흥행 성적이 저조했다는 사실도 무척 충격적이었다. 지금은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대표작으로 칭송받고 있는데 당시에는 흥행하지 못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제일 좋아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비하인드도 흥미로웠다. 2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최다 인원의 애니메이터가 집결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집중한 작업이었으며, 가오나시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지금 당장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왔다. 머릿속에서는 OST도 자동으로 재생되고 있다.


2024년 5월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신작 애니메이션 작업에 시작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너무 반가우면서도 은퇴작이라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도 든다. 앞으로도 지브리 스튜디오가 계속해서 신작을 발표하길 바란다. 어른이 되었어도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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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식탁
설재인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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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설재인 작가의 장편소설 《뱅상 식탁》을 읽었다. 뱅상 식탁을 운영하는 '빈승'이 손님들과 벌이는 이야기다. 서로 벽이 있어 대화가 들리지 않는 네 테이블에 모인 여덟 명이 죽음 앞에서 본색을 드러내게 된다. 빈승은 손님들의 대화를 몰래 들으며 이들이 어떤 추악함을 숨기고 있는지 은밀하게 캐낸다.


'수창'과 '애진'은 나이가 꽤 있는 대학원 동기로 소설가를 꿈꾼다. '정란'과 '연주'는 어딘가 일그러진 모녀 사이로 구속과 반항의 길목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상아'와 '유진'은 어릴 적 단짝으로 서로의 입장과 위치가 바뀐 채 만났다. '성미'와 '민경'은 직장 선후배로 가까운 듯 불편한 사이다. 대화가 무르익던 중 총성이 울리고 빈승이 테이블 당 한 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소재였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편한 자리에서는 그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내기도 한다. 그러나 타인이 존재하는 한 모든 가식을 집어던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생사가 달린 상황에서는 어떨까. 그때도 최소한의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생존을 향한 추한 발버둥을 치게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보았다.


예전에는 나이를 먹으면 인간관계를 성숙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성숙하기는커녕 퇴보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더 폐쇄적으로 변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도 작아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도 각종 관계가 어떻게 분열되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사람도 상대에 따라서 얼마든지 악인이 될 수 있다. 인간에게 가면이 그동안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체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사실 이 작품을 고르게 된 계기는 작가의 전작 《세 모양의 마음》을 너무 따뜻하게 읽었기 때문이었다. 훌륭한 청소년 문학을 찾게 되어 기쁜 마음이었는데 작가가 이렇게 스릴러나 블랙코미디도 잘 쓰는지는 미처 몰랐다. 작가의 다른 얼굴을 본 기분이었다. 또 어떤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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