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우체부 배달희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9
부연정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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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연정 작가의 장편소설 《저승 우체부 배달희》를 읽었다. 주인공 '달희'는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어렵다. 단짝으로 지냈던 '하은'이와 어느새 멀어졌지만 그 이유를 묻지도 못한 채 하고 싶은 말을 꿀꺽 삼켜버리는 아이다. 그렇게 자신을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라고 생각하던 어느 날, 갑자기 저승에서 편지를 전달하는 배달부의 역할을 맡게 된다.


소설을 읽으며 달희가 나와 비슷하게 느껴져서 공감도 되고 안쓰러웠다. 하고 싶은 말을 끝내 하지 못하고 놓아버리는 그 모습을 보며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 달희가 배달부를 하게 되면서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 저승의 망자는 딱 한 번, 이승에 있는 한 명에게 편지를 전달할 수 있다. 달희는 떠난 사람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말하기 시작한다.


며칠 전에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아이들에게 VR 기기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슬프긴 해도 아이들이라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영상을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상이 끝날 즈음에는 교실이 눈물바다로 변해 있었다.


소설에도 어머니를 떠나보낸 아이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부분을 보며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어머니는 아이 걱정으로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아이는 미안한 게 너무 많아 자신의 감정을 꽁꽁 감추는 그 모든 부분이 정말 슬펐다. 달희의 진심 어린 위로와 함께 모자의 사랑이 서로에게 전해지는 장면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자신을 조연 취급하던 달희가 저승 배달부라는 미지의 달에 깃발을 꽂은 것처럼, 고민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청소년 소설, 《저승 우체부 배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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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아일랜드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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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요시 리카코의 장편소설 《배틀 아일랜드》를 읽었다. 술집 '아일랜드'의 단골 여덟 명은 마스터와 함께 무인도에 세 가지 물건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챙길 것인지 수다를 나눈다. 그런데 마스터가 실제로 무인도를 상속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바로 다음 주에 모두 세 가지 물건을 챙겨 여행을 떠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정신을 차려보니 크루즈는 사라지고 마스터의 영상이 남아있다. 살아남은 단 한 명에게만 10억 엔을 주겠다는 것이다.


《배틀 아일랜드》는 오랜만에 새벽까지 읽은 자극적인 재미의 작품이었다. 평화로운 나의 삶과는 정반대의 극한 상황이라 더 몰입이 되고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설정이 좋았다. 서로 협조를 하려는 것도 잠시, 사람을 죽이는 일이 벌어지자 남은 사람들은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며 이야기는 극한의 끝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시점이 매 장마다 바뀌는 것도 신선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으면서 선하게 보였던 이 사람이 실제로 속으로 생각한 것은 이렇게 추악한 것이었구나 하는 충격도 같이 있었다. 특히 사람을 죽이는 것에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몇몇 사람의 시점은 정말 섬뜩했다.


이런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애초에 나는 무인도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사람도 싫고 일도 싫어 무인도에 가고 싶긴 하지만 호텔이 있어야 된다(?) 그럼 무인도가 아니다. 무인도보다는 대화 금지 섬에 가서 대화 금지 호텔에 가면 좋지 않을까. 만약 무인도에 어쩌다 가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가장 첫 번째로 죽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더러운 꼴 오래 보지 않고 빨리 죽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배틀 아일랜드》가 흥미로웠던 것은 결말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를 비튼 노력이 보였기 때문이다. 입체적인 인물 설정으로 예상과 다른 전개를 보이는 것이 좋았다. 탱탱볼처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이야기의 길이 흥미를 더욱 키웠다. 서바이벌 류의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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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 줄거리를 회수하라
김연주 지음, 박시현 그림 / 풀빛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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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연주 작가의 장편소설 《퀘스트 줄거리를 회수하라》를 읽었다. 주인공 '하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다가 스토리텔러 A를 만나고 소설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이 앨리스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자신이 읽었던 이야기와 지금 보고 있는 상황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퀘스트 줄거리를 회수하라》는 최근 읽은 청소년 문학 중 가장 아이디어가 기발한 작품이었다. 엉망이 되어 버린 고전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작업을 해야 하는 하나의 이야기가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해리 포터를 읽으며 나 역시 호그와트에 다니고 싶다는 바람을 몇십 년째 간직하고 있어서 하나가 부러웠다. 하나는 책 감응도가 높아서 책 속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해리에 빙의하여 마법 수업을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린 왕자》, 《별주부전》에 들어가 꼬여버린 줄거리를 회수한다. 어린 왕자를 무척 좋아해서 어린 왕자 속으로 들어갔을 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커졌는데 만족스러웠다. 소행성 B612를 떠나지 않고 빈백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는 살찐 어린 왕자라니, 정말 충격적이었다. 무기력한 어린 왕자를 도와주는 하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청소년 문학은 당연하게도 청소년들이 좋아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보다 어른이 더 좋아하는 작품은 주객전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아이들이 딱 좋아할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망가진 이야기를 고치는 과정이 게임처럼 그려지기도 하고 내가 들어가고 싶은 소설처럼 이야기를 나눌 부분도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결말을 읽고 나니 아직 소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남아있는 것 같다.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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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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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발다치의 장편소설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를 읽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시리즈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표지와 제목이 익숙했다. 그만큼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던 것 같다. 그러나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상황에서 어느새 일곱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처음 만난 '에이머스 데커'는 무척이나 강렬했고 이야기는 훌륭했다.


오랜 동료를 잃고 충격에 빠진 데커는 슬픔을 달랠 겨를도 없이 새로운 사건에 투입된다. 판사 '줄리아 커민스'와 경호원 '앨런 드레이먼트'가 살해된 일인데, 줄리아는 칼에 찔리고 안대를 쓴 채로 발견되었고 앨런은 총에 맞았으며 목구멍에는 지폐가 들어있었다.


데커는 한 번 본 것을 사진처럼 기억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수집한 다양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비교하여 수상한 부분을 찾아내 단서로 이어진다. 이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그려져서 책을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가능성을 생각한 후 하나씩 논리적으로 지워나가는 모습 역시 흥미를 높이 끌어올렸다.


새로운 동료 '화이트' 요원 역시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협력하며 사건을 해결해 가는 전개가 뻔하지 않게 흘러가서 좋았다. 데커를 향한 주위의 못마땅한 시선에 당당하게 대처하는 그녀의 모습에 호감이 갔다. 아마 다음 시리즈에서도 화이트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반까지는 두 사람이 대체 왜 살해당했는지 꽁꽁 숨겨 점점 궁금증이 커져갔다. 결국 드러난 진실은 역시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그러나 충분히 설득력 있고 이야기의 전개를 해치지 않는 결말이라 좋았다. 종종 장르 소설에서 엉뚱한 범인을 반전이라고 내세울 때 느껴지는 황당함을 이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부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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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퇴마사
한윤서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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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서 작가의 장편소설 ≪방과 후 퇴마사≫를 읽었다. 확실히 어른이 된 후보다 학창 시절에 무서운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반영한 소설이다. 퇴마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인공 '우연'은 이능력자로 아버지의 명으로 알 수 없는 괴담이 떠도는 진위를 살피기 위해 학교에 간다.


고등학생 때 야자가 끝나고 두고간 물건을 가지러 교실에 간 적이 있다. 혼자 간 것도 아니었고 물건만 챙겨서 바로 나왔는데 무서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불꺼진 교실에 비어 있는 수십개의 의자들이 괜히 섬뜩하게 느껴졌다. 컴컴한 복도를 걸어가는 것도 정말 무서웠다. 그만큼 학교라는 공간은 밤이 되었을 때 참 무섭게 다가온다. 이 소설은 그런 분위기를 제대로 활용하여 퇴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소하게 시작한 이 소설은 뒤로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며 모험의 느낌이 난다. 아군과 적군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저마다의 능력도 달라 전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우연히 밝혀지는 우연의 능력은 바로 죽었을 때 되살아나는 것이었다. 혹시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인생이 바뀔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래도 느끼는 고통은 똑같을 테니 지금처럼 얌전히 살지 않을까. 


얼마 전 영화 <퇴마록>이 개봉하여 꽤 화제였는데 이 작품 역시 영상화가 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게임으로 만들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저마다 플레이하고 싶은 퇴마사 캐릭터가 다를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반장 '민석'이가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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