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우먼 인 캐빈 10’,

그렇게 잘 지은 제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물론 이 소설의 핵심을 아주 잘 드러내는 제목이기는 하지만

이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독자들에게는

조금 더 흥미를 끌만한 제목이 필요할 것 같다.

 

 

인상적으로 읽은 작품 인 어 다크, 다크 우드'의 작가

루스 웨어가 새로운 장편 소설로 돌아왔다.

주인공 로라 블랙록이 크루즈호 탑승 중 옆 호실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체도, 증거도, 사람도 발견되지 않아

로라의 증언은 신뢰받지 못한다.

 

 

자신만 알고 있는 일,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작품들은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오래 전 영화 플라이트 플랜’,

소설 리틀 페이스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러한 종류의 소설을 흥미롭게 만들려면

독자가 어느 쪽도 확신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로라 블랙록이 착각을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다고도 생각하게 만들어

반복되는 줄다리기로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완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설은 로라 블랙록의 입장에서 전개하여 독자들이 그녀에 몰입하도록 한다.

하지만 동시에 항우울제, 강도 사건 등의 장치로

그녀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게 만든다.

 

 

계속되는 긴장감 속에 드러난 진실은 꽤나 놀라웠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충분한 납득과 감탄이 이어졌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보다 더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루스 웨어의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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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말해 스토리콜렉터 52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다.

미안하다고 말해, 누가 왜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까?

저 의미심장한 제목은 한참 후에야 본문에서 등장한다.

사실상 크게 중요한 대목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독자를 궁금하게 만든 점에서 성공적인 제목은 맞는 것 같다.

소설은 두 시점으로 진행된다.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과 실종된 여학생 파이퍼 해들리.

한 부부가 농가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한 사건과

3년 전 두 여학생이 실종된 사건이

서로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조 올로클린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실종과 납치 이야기는 그만 읽고 싶었다.

작년부터 ‘스크립트’, ‘애프터 안나’, ‘인형의 집’ 등

실종이 소재인 소설을 많이 읽기도 했고,

읽을 때마다 진이 빠지는 기분과

납치된 사람이 살아남는지가 무척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이퍼 해들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될 때

읽기가 조금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이 소설은 가학적인 묘사를 최대한 줄인 채

사건의 긴장감과 흥미로움을 유지한 점이 좋았다.

조 올로클린이 제대로 된 주인공의 역할을 해준 점도

이 소설의 장점 중 하나이다.

차분하게 사건과 관련된 인물 한 명, 한 명을 만나보면서 단서를 잡아내고

사건의 진상에 점점 가까이 가는 수사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결국 밝혀진 범인은 완벽한 납득이 가진 않았다.

소설의 중간 중간 조 올로클린 시리즈의 전작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었는데,

마이클 로보텀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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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3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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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 작가를 좋아한다.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섬뜩한 소설을 써내는 그의 작품들이 나의 취향과 맞기 때문이다.

겁은 많으면서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심장에 무리를 주는 영상물의 이미지 대신 상상력으로 읽는 소설이 제격이다.

 

그동안 꽤 많은 미쓰다 신조의 소설을 읽었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로 그의 작품세계에 입문해서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흉가’와 ‘화가’ 시리즈,

‘노조키메’와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괴담의 집’까지 벌써 7권을 읽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 유명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읽었다.

책을 구매한지는 오래 되었지만 제목의 섬뜩함 때문인지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다.

그런데 도진기 작가의 ‘악마의 증명’의 단편 [외딴 집에서]를 읽고

괴기 소설을 갑자기 너무 읽고 싶어 고르게 되었다.

 

꽤 두꺼운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소설이 주는 긴장감과 짜릿함은 어마어마하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잘린 머리가 꽤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끼리 아주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있는 상황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히가미 가에서 일어난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소설의 주요 소재이다.

그리고 이 사건을 토대로 소설을 발표하는 히메노모리 묘겐이 있다.

따라서 소설 속의 소설인 셈이다.

소설은 이치가미 가의 하인 요키타카,

기타모리의 순사 다카야시키 하지메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히가미 가의 기묘한 전통과 심각한 남존여비의 차별,

여러 짐들이 한데 뭉쳐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고야 만 것이다.

 

귀신의 소행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은

역시나 소설의 후반부에 말끔히 정리되어 해결된다.

명쾌하게 드러나는 진상을 보고 감탄스럽기도 하고 그 참담함에 놀라기도 했다.

소설 속에는 여러 반전들과 이야기의 변곡점들이 가득하여 흥미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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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증명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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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기 작가의 소설집 ‘악마의 증명’을 읽었다.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에 이어 두 번째로 읽는 그의 소설이다.

총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느 하나 재미없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근래 읽은 소설집 중 최고였다! 8편의 단편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 세 편을 뽑아보았다.

첫 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선택]이다.

[악마의 증명]에도 등장한 호연정이 변호사로 개업한 후 맡게 되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교통사고가 난 차 안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했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을 거절 받은 사건이었다.

과연 사건의 진실이 무엇일까 매우 궁금하였는데

결국 드러난 진실은 꽤 놀라우면서도 안타까움이 들었다.

두 번째 작품은 [시간의 뫼비우스]이다.

[외딴 집에서]를 읽으며 도진기 작가가 법정 소설에만 강한 것이 아니라

호러 소설도 잘 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이번엔 SF 소설에까지 도전한 작가를 만나볼 수 있다.

사실 흔하게 사용되는 설정인 타임 루프가 적용되는 소설이다.

그런데 그 타임 루프를 여느 소설처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기력감을 들게 만드는 점으로 활용한 것이 신선했다.

결말도 꽤 인상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세 번째 작품은 [죽음이 갈라놓을 때]이다.

예전에 읽은 장편소설 ‘해무도’가 생각나는 섬뜩한 소설이었다.

[외딴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호러의 요소가 짙게 들어가 있다.

읽는 내내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하여 8개의 단편 중

긴장감으로 따진다면 이 작품에 최고점을 주고 싶다.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로 묵직한 이야기로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 ‘악마의 증명’도 매우 만족스럽게 읽었다.

작가의 다음 작품 또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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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빛의 일기 - 하
박은령 원작, 손현경 각색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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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임당 빛의 일기’ 하권을 읽었다.

상권을 다 읽고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후기를 썼었는데

두 달 만에 출간이 되어 기대를 가지고 서둘러 읽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이 작품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것이다.

이겸과 사임당의 절절한 이야기는 정말 상상 이상으로 안타까웠고,

오랜만에 이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를 읽어 신선하기도 했다.

 

 하권에서는 사임당이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동시에

지윤 또한 자신의 어려운 상황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또 상권과 마찬가지로 하권에서도 휘음당이 꽤 중요한 인물로 나오는 것이 좋았다.

드라마에서는 오윤아 배우가 연기하는 인물인데, 꽤 매력적인 악역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사극 소설, 로맨스 소설이었는데 만족스러움을 안겨주었다.

드라마가 왜 아쉬운 성적을 남겼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소설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드라마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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