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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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츠지무라 미즈키의 단편소설 ‘테두리 없는 거울’을 읽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으로 읽는 것인데,

다음 작품이 궁금할 정도로 재미있게 잘 읽었다.

책을 읽고 나서 서늘한 기운과 악의가 느껴졌다.

 소설은 총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단편인 [계단의 하나코]는 이 책에 나를 단숨에 빠져들게 할 만큼

흡입력 있는 소설이었다. 화장실의 하나코 괴담은 어렸을 때 영화를 봐서 알고 있었는데

이러한 괴담과 학교 폭력을 적절히 섞어

섬뜩하고도 강력한 작품으로 만들어낸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한 작품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니

조만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단편인 [그네를 타는 다리] 또한 [계단의 하나코]의 재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서늘한 느낌을 주었다.

분신사바와 비슷한 놀이인 큐피드 점,

초등학교에서는 항상 이러한 이야기가 유행하는 법인데 그를 적절히 버무려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올해 초등학교에서 잠깐 유행한 ‘찰리 찰리’게임이 생각났다.

 세 번째 단편인 [아빠, 시체가 있어요]는

다섯 개의 단편 소설 중에서 가장 난해하여 조금은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책을 다 읽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게 할 만큼

결말까지 읽고 나면 ‘그래서 무슨 내용이라는 거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이어온 특유의 분위기만큼은 인정할 만 했다.

 네 번째 단편인 [테두리 없는 거울]은 표제작인 만큼

작가도 신경을 많이 썼을 법한 작품인데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추리 소설 단편집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 만큼 꽤나 치밀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신기하게도 얼마 전에 읽었던 작품들인

‘모방살의’, '살육에 이르는 병‘이 생각났다.

이와 별개로 이야기 또한 섬뜩한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러서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다섯 번째 단편인 [8월의 천재지변]은 마지막 이야기여서 그런지

뒷맛이 씁쓸하지 않고 개운한 느낌을 주어서 좋았다.

상상의 친구는 나 또한 초등학교 때에 친구들이랑 재미삼아 만들어서

한 동안 친구가 있었던 척 하고는 했었던 기억이 났다.

다섯 개의 단편을 차례로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먼저

작가가 학창 시절의 악의에 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릴 때에는 순수함과 잔인함이 공존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잔인함에 상처받는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모습에서

자신의 학창시절의 기억이 어느 정도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또한 어딘지 모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

온다 리쿠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작가를 발견해서 반가웠다.

앞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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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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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 네스뵈의 장편소설 ‘아들’을 읽었다. 요 네스뵈의 소설은 ‘스노우맨’, ‘데빌스 스타’에 이어

세 번째로 읽는 소설이다.

앞서 읽은 두 작품이 형사 해리 홀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해리 홀레 시리즈라면,

이번 작품 ‘아들’은 해리 홀레가 등장하지 않는

스탠드 얼론 작품이다. 책의 줄거리는 삶에 대한 의욕 없이

마약에 찌들어 감옥에서 살던 소니가

아버지에 관한 어떤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를 해 나가는 내용이다.

 요 네스뵈 작품의 장점은 스케일 크고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는 이야기에도 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에도 있다.

해리 홀레 시리즈에서도 시크하면서도 번뜩이는 두뇌를 가진 알콜 중독이라는

해리 홀레를 입체적으로 빚어냈다면,

이번 작품 ‘아들’에서는 소니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생생히 그려내었다.

소니의 가장 큰 목적은 복수지만 그는 본질적으로 선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감옥에서도, 일라 센터에서도, 거리에서도

선으로 가득 찬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끌리게 한다.

그런 소니가 복수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조금 모순되기도 하였지만 통쾌하기도 했다.

 

 책의 뒷면에서도 나오는데, 현대판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도면밀하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소니를

뒤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재미를 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시몬이나 카리, 무시무시한 휴고 네스토르와 쌍둥이까지

각종 개성 강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복잡하게 하며 흥미를 더했다.

‘스노우맨’이 영화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번 작품 ‘아들’도 영화화 되기에 적합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요 네스뵈는 믿고 보는 작가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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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에 이르는 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비코 다케마루의 장편소설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었다.

'살육에 이르는 병'은 충격적인 반전과 결말로 워낙 유명한 책이라, 다소 강도 높은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이 있어서

고민하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그 결과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닐 정도로 불쾌한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었다.

 소설은 세 명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면서 진행되는데, 바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사람, 자신의 아들이 연쇄살인마가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

살인의 피해자와 아는 사이였던 퇴직한 형사의 시점이다. 다른 두 명이 이야기를 서술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 그것도 시체를 훼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부분은

읽는 것이 조금 곤혹스러웠다. 어느 부분에서는 속이 급격히 안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계속 읽어도 되는 것일까 고민했지만

그렇게 대단하다고 소문난 결말이 무엇일까 참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도대체 작가가 어떻게 살인자의 입장에서 쓸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단 1프로도 공감하지 못했던 살인자의 마음이었다.

자기 멋대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시체를 훼손하는 행위는 읽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를 쏟게 했던 것 같다. 결말에 있어서는 매우 놀라운 결말이긴 했지만 바로 직전에 ‘모방살의’를 읽어서 그런지

충격을 많이 받지는 않았다. 아마 ‘모방살의’를 읽지 않고 읽었더라면 더 많이 놀랐을 것이다.

이야기 자체는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최근에 나온 ‘0의 살인’까지는 읽어보고 싶다.

P.S.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에 이어 충격적인 이야기 TOP 3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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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살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5
나카마치 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나카마치 신의 장편소설 ‘모방살의’를 읽었다. 작가의 말과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고

이 책에 대한 사연이 많아서 놀랐다.

또한 작가가 세상을 떠난 후에 더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만큼 재미있고 완전히 속은 본격 추리소설이었다.

 책의 줄거리는 7월 7일 오후 7시에 죽은 작가 사카이 마사오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사카이 마사오의 죽음을 조사하는 인물은 두 명으로 나카다 아키코, 쓰쿠미 신스케이다.

이 두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두 사람이 파헤치는 사건 자체가 꽤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이 책이 놀라울 만한 반전을 담고 있다고 했지만

어차피 그 반전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조금씩 조금씩 드러나는 진상에 집중하며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많은 인물들이 얽혀있는 사건이라서 누가 누군지 조금씩 헷갈리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 몇몇 부분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잠시 받았는데,

다시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결말에 대한 복선이 담겨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화교환수를 제외하면! (전화교환수를 잘 몰라서 검색해보았다 ^^;)

1971년에 쓰였다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트릭의 사용에 있어서 많은 추리 소설 작가에게 영향을 준 작품이라고 하여서 생각해보니까

실제로 어떤 작품이 하나 떠올랐다.

혹시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영감을 얻은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작가의 또다른 작품 ‘천계살의’도 이미 출판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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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어 겨울에 나온다
니타도리 게이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니타도리 게이의 장편소설 ‘이유가 있어 겨울에 나온다’를 읽었다.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이 책은 어느 고등학교의 동아리 건물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을 파헤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동안 책을 읽을 수 없어서 상당히 오랜만에 읽은 책이었는데,

금방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책이었다.

책의 띠지에 ‘청춘 학원 미스터리’와 ‘본격 미스터리’, ‘호러’가 만났다고 적혀 있는데,

나름대로 이 셋을 적당하게 잘 섞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야기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하야마의 시각에서 서술되는데,

시키는 대로 다 하면서도 투덜거리는 모습이 계속 나와서 재미있었다.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능력이 조금은 부족한듯한 이가미 선배가 마구 부려먹는 모습과

투덜대는 모습이 함께 나올 때 웃음이 나왔다.

 장르소설인만큼, 매일매일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이 출몰하게 설정하여

충실하게 미스터리의 분위기를 내고 있으며

유령에 얽힌 트릭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려고 하는 학생들이 대비되어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거기에 ‘벽남’의 괴담은 이야기 자체로 꽤나 섬뜩한 느낌이 들어서

호러의 느낌도 어느 정도 있어서 좋았다.

 조금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뜬금없는 청춘, 멜로의 장면이 나왔을 때이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사고방식이 달라서 그런 것인지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어서 그런 것인지

어떠한 비밀이 밝혀졌을 때나, 그 배경이 되었던 행동들에 대한 묘사가 납득하기가 조금은 힘들었다.

 하지만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특히 처음 프롤로그의 의미가 궁금하다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나중에 그 연관성이 밝혀졌을 때 오는 쾌감이 있었다.

처음 읽은 작가의 작품인데, 다음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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