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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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소설집 '완벽한 캘리포니아의 하루'를 읽었다.

'미국의 송어낚시'로 전세계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 작가이다.

이 작품에서는 하나 하나의 단편이 매우 짧다.

240쪽 정도지만 62편의 단편이 들어있어서 한 페이지로 끝나는 단편도 종종 만나볼 수 있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빠르게 마무리되는 이야기에 어떤 의미가 숨어있을까 궁금해하기도 했는데

앞에 있는 작가의 소개와 뒤에 있는 작품의 해설을 보고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의 소개에서 가난했던 삶과 정신병원에서 전기치료를 받게 된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있는데다가, 

원래의 표제작이라고 하는 [잔디밭의 복수]는 잭이 잔디밭에 돌진하는

재미있는 장면이 들어있는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목가주의의 상징적 종말과 전원주의의 부재를 비판하고 있다는 해설에 놀랐다.

 

 목가주의가 없어지고 있는 사실을 비판하는 작품만 이 책에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단란한 내용이지만 세 명의 합작을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는 [1/3, 1/3, 1/3],

미련이 남아있는 바보같은 남자를 볼 수 있는 [커피],

한 문장으로 충격적인 단편 소설을 만들어낸 [핏빛 다툼]까지,

작가의 문학적 재능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운 표지와 함께 은은함을 가지고 있는 단편들이 멋진 작품이었다.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미국의 송어 낚시'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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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 대한 고집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요시카와 나기 옮김, 신경림 감수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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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카와 슌타로의 시와 산문이 들어있는 '사과에 대한 고집'을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에 읽은 시집들 중에서 가장 난해한 작품이 많았던 책이었다.

아이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시들도 많았지만

조금은 섬뜩하면서도 의미를 알 수 없는 시들도 있어서

두 번, 세 번 읽으면서 어떤 말을 하려고 했는지 느껴보려고 했다.

 

아마도 플란다스의 개에서 영감을 얻어서 썼을 [네로_사랑받은 작은 개에게]는

따뜻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미래에 대한 내용이 보여서 좋았다.

[살다]에서는 산다는 것을 아주 당연한 것들로 나타내서

더이상 삶을 살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처럼 느껴져서 힘들때 보면 용기가 날 것 같은 시였다.

뭉클한 부성애가 보였던 [아버지는]에서도 고달픈 아버지의 삶에서

희망이 되어주는 아이란 존재가 잘 나타나 있는데

특히 마지막 연에서 감동을 받았다.

 

'내가 강해지는 것은 어린 네가 나를

완전히 믿어주기 때문이다.

네가 늘 나를 큰 소리로 부르기 때문이다.'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워서 두 번 세 번 읽은 시들도 많았는데,

우선 [포임 아이]부터 당황스러웠다. 무슨 의도가 들어있는지 정말 궁금한 시다.

마지막에 아이를 백양나무에 매어놓고 채찍질하면서 열심히 온갖 곡예를 가르쳤다고 하는 것은

부모의 마음대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숨어있는 것인지 ^^;

[평범한 남자] 또한 전혀 평범하지 않고 짧은 시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해질녘]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세 개의 시들의 공통점은 섬뜩한 내용을 당연하다는 듯이 표현하고 있으며

아마도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표현하고 있는 역설적 표현으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보았다.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에 나오는 '자서전적 단편'과 '시인문답'에서

작가의 삶과 시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도 출판이 우리나라보다 잘 되는 나라이지만 시로만 먹고살기는 어려운 것 같다.

1952년부터 쓴 시가 나와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시를 쓰면서 살아온 삶이 자랑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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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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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레 노이하우스의 장편소설 '산 자와 죽은 자'를 읽었다.

그동안 바쁜 일이 있어서 참으로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다.

넬레 노이하우스는 우리나라에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란 책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예전에 10년동안 가장 많이 팔린 장르소설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책이다.

그 열풍을 보고 나 또한 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었으며

그 전작인 '너무 친한 친구들'까지 읽었다.

하지만 두 책을 읽고 나서 나와 이 작가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대한 분량에 맞게

내용이 굉장히 복잡하면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지며

무엇보다 한국드라마처럼 막장의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두 책 모두 살인 사건에 덧붙여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로맨스가 강했다.

 

 이번 책 '산 자와 죽은 자'도 만만치않게 복잡한 내용을 자랑하고 있다.

'스나이퍼'라는 알 수 없는 사람의 대담한 범행으로 사람들이 총에 맞아서 죽어나가고 있으며

그 자는 옆에 사람이 있든 없든, 공공장소이든 집이든 가리지 않고 목표물을 찾아 죽인다.

피해자는 모두 어떤 일과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로

경찰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연관성을 찾아 범인을 추적한다.

일단 피해자도 많으며, 등장인물이 원체 많은데다가

독일 이름이라 헷갈리기 쉬워서 가끔 앞을 넘겨보곤 했다.

그래도 이 책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나 '너무 친한 친구들'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막장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다행히도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유력한 가해자와 사랑에 빠지는 피아의 모습은 볼 수 없었으며

범인이 피해자를 노릴 때 원망하는 사람을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을 죽임으로써 나오는

안타까움과 사건의 흥미로움으로 인해 인상적인 책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의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확실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허세덩어리 네프, 그와 대립하면서 냉철한 킴, 워커홀릭 엥엘과

매력이 넘치는 두 주인공 보덴슈타인과 피아까지

등장인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개성을 잘 살리고 있어서 인물들이 한꺼번에 얽힐때면

그 정신없는 대화에 나 또한 정신없이 빠져들 수 있었다.

 

 독일에 '넬레 노이하우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미야베 미유키'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 작가는 방대한 분량에 많은 등장인물을 내세운다는 점을

공통점으로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점 때문에 두 작가를 조금은 멀리하고 있었는데

미야베 미유키는 '벚꽃, 다시 벚꽃'으로, 넬레 노이하우스는 '산 자와 죽은 자'로

다시 관심이 생기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나오는 타우누스 시리즈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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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백조의 침묵 -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최우수상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박설미 지음 / 낭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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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설미 작가의 '백조의 침묵'을 읽었다. E-Book이라서 핸드폰에서

리디북스 어플을 이용하여 다운받아 읽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유명 발레리단의 발레리노인 효일이

다리를 다치는 사고를 겪게 되고 자살하는 일이 벌어지자

효일의 아버지는 절망에 빠져 있는데

그의 집으로 의문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 편지에는 발레단에서 일어난 사고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일으킨 사고라는 내용이 적혀있고

아버지는 분노에 빠진다.

 

 발레를 하는 사람들 간의 시기와 질투가 잘 드러나는 이 소설은

공연의 주역이 누가 되느냐를 두고

침묵 속에 견제가 이어지고, 질투가 남발하는 발레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예전에 본 영화 '블랙 스완'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온 이목이 쏠리는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여기서 소설은 제일 뛰어난 발레리노 효일을

키가 작고 왜소한 몸에 말이 없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그려놓아서

다른 발레단의 단원의 질투가 극에 달하게 만든다.

자기보다 신체 조건이 떨어지면서도 발레를 훨씬 잘하는 모습을 보면

더 질투심에 휩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효일이 죽고난 다음까지도 경찰들이 효일에 대해 조사할 때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상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조건 속에서 노력하여 위로 올라가는 것이 그렇게 아니꼬웠을까.

 

 단원들간의 심리를 흥미롭게 그려낸 책 '백조의 침묵'은 심리는 잘 그려냈지만

자살이나 살인 사건에 있어서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예상에서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나지 않고 내용이 전개되었다.

애초에 소설은 범인이 누구인지 초반부터 밝히고 시작하여서

무언가 다른 반전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전혀 없었으며 마지막에 반전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복선을 많이 깔아둔 탓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복잡하게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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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빵 먹을래, 크림빵 먹을래? 담쟁이 문고
김현희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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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희 작가의 소설 '팥빵 먹을래, 크림빵 먹을래?'를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불완전한 가정으로 인해 우울한 란주와

학교에서 셔틀 취급을 받는 왕따 달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은 달고가 일진 패거리들한테 맞아서 혼수상태에 빠진 현재와

란주가 전학을 처음 오고 나서 1년을 그리는 과거를 동시에 보여준다.

현재에는 란주가 달고를 위해 자주 편지를 쓰게 되고 그 내용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과거에는 란주가 전학을 오고 달고의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란주는 굉장히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부모님은 이혼했으며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재혼을 했다.

친어머니와 재혼한 새아버지는 란주를 골칫덩어리로 생각해 결국 내쫓고,

친아버지와 재혼한 새어머니도 란주에게 대하는 태도가 냉담하기만 하다.

친아버지는 바람둥이에다가 짝퉁 옷을 입고다니면서 불법적인 일을 하고

새어머니는 짝퉁 침술사이다.

달고는 뚱뚱한데다가 얼굴에 여드름이 많은 소심하고 조용한 친구로

아이들한테 왕따를 당하기 딱 쉬운 스타일이다.

빵셔틀에다가 야한 만화를 복사해오게 하는 처지까지 되어버린 달고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며 수묵화를 그린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란주에 대한 설정이다.

란주는 자신을 일진은 아니고 '이진'쯤 된다고 묘사한다.

친구들을 괴롭히고 때릴 수 있는 진짜 무서운 일진은 아니지만

그 옆에서 덩달아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이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전학을 오게 되면서 일진패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처지가 되자

그런 스트레스와 셔틀과 동급 취급을 받고 싶지 않아서

옆자리 달고에게 일부러 욕을 하고 나쁜 말을 하는 등 못되게 군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란주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힘이 있는 친구들이 괴롭히니까 자기도 괴롭혀도 되는줄 알고,

그게 나쁜 행동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덩달아 괴롭히는 것이다.

결국 달고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란주는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달고에게 편지를 쓰는데

그것도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학생들은 더 늦기전에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다.

 

 평생 반성하지 않고 살 수도 있지만,

만약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으면

자신의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도 이미 늦어버렸기 때문에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실패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시게마츠 기요시의 '십자가'가 생각나기도 하는 작품이었는데,

잘못된 선택으로 평생 십자가를 가슴에 새기고 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달고가 깨어날지 안 깨어날지 궁금하여 소설을 끝까지 읽게 되었는데, 

결국에는 깨어나는 결말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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