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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평점 :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로알드 달의 단편 소설 '백만장자의 눈'을 읽었다.
로알드 달은 예전에 굉장히 좋아했던 작가이다. 초등학생 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고 얼마 후 마틸다를 읽은
후에는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마틸다가 되었다. 중학생 때 그의 단편 소설 '맛'을 읽고 단편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읽은 로알드 달의 새로운 작품 '백만장자의 눈'을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기대를 너무 많이했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모든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고 금방 읽었지만 예전에 '맛'을 읽을 때 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 제목에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어느 호텔에서 잡은 아주 큰 거북이와 이야기를 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인데, 짧기도 하고 그렇게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두 번째 이야기 [히치하이커]는 실망한 나의 기대감을 어느 정도 끌어올려 주었다.
히치하이커와 함께 차를 타고 런던으로 가던 중 히치하이커의 도발에 의해 과속을 하게 되고 딱지를 띠게 된다.
히치하이커의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유발하다가 나중에 직업이 밝혀지고 꽤 멋진 결말을 맞이한다.
세 번째 이야기 [밀덴홀의 보물]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고든 부처가 로마 시대의 은기를 찾아낸 내용이다.
작품에 대한 노트가 같이 있지 않았다면 평범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네 번째 이야기 [백조]에서는 '맛'에서 느껴졌던 로알드 달 특유의 기괴함이 느껴졌는데,
어니와 레이먼드를 때려주고 싶을만큼 얄밉게 그려내고 있다. 어니와 레이먼드가 피터를 괴롭히면서 백조로 기괴한 짓을 벌이는데
전체적으로 흥미로웠지만 어니와 레이먼드의 비참한 (!) 최후를 보여주었으면 속이 시원했을 것 같다.
다섯 번째 이야기 [백만장자의 눈]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데, 왜 이 단편을 제목으로 정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재미있었다.
또한 이 책에서 제일 긴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줄거리는 헨리 슈거라는 부자가 우연히 책을 발견하고 그 책에 쓰여있던 비밀을 보고
그의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내용이다. 눈 없이도 볼 수 있는 신비한 소재를 가지고 매우 흥미롭고도 교훈적으로 이야기를 써서
흥미진진하고 흐뭇하게 소설을 읽었다.
여섯 번째 이야기는 소설이 아니라 작가가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의 어린 시절 다닌 학교는 아주 잔인하여 학교라고 부르기도 싫을
정도인데
원래 그 시절에는 그런 식의 교육(교육이라기 보다 훈련이라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밖에 없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마틸다'를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포레스터와 작가의 만남은 그 자체가 소설인 것 같이 운명적인 만남이어서 흥미로웠다.
일곱 번째 이야기 [식은 죽 먹기]는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이다.
포레스터에게 주기 위한 메모라기에는 참으로 자세한 묘사와 여러 비유적 표현이 그가 처음 쓴 이야기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그가 다녔던 학교에 화가 났다.
로알드 달을 그동안 잊고 살았었는데 아직 읽어보지 않은 그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
<밑줄>
"미쳤어! 평생 이렇게 미친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봤다고! 하지만 당신과 함께하겠어요! 갑시다!" 그가 외쳤다. (22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