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페테르 우스펜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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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 우스펜스키의 장편 소설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을 읽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 이반 오소킨이 자신의 삶을 되돌리고 싶어서 마법사에게 찾아가서

12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부탁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인생 여행을 하는 내용의 책이다.

사실 작가 페테르 우스펜스키가 이 소설을 쓴 지는 100년이란 시간이 넘게 흘러서 기대했던 만큼의 박진감 넘치는 여행을 담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드라마 '나인'이나 영화 '나비효과'처럼 과거로 돌아가서 원하지 않았던 과거를 바꾸고 달라진 미래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나왔지만 그런 종류와는 조금 성격을 달리한 책이다.

이 책은 흥미보다는 매우 뚜렷하고 구체적인 교훈과 주제를 담고 있다.

그것은 후반부에 마법사에 의해 직접적으로 제시되는데, 오직 그 교훈을 위해 이 책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이반 오소킨은 항상 후회할 행동을 저지르고 마는 인물이다.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지 않으려고 하고, 어머니의 속을 썩이지 않으려고 하며, 숙부와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며

사랑하는 여인 지나이다와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느 하나 그의 뜻대로 되는 것은 없다.

사실 그것은 전부 그의 잘못이다. 이반 오소킨은 충동적이고 무모하며, 참을성이 없고 생각이 없다.

그러면서 자존심은 강해서 남의 도움을 잘 받으려고 하지 않아 결국에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오랜만에 굉장히 답답한 주인공을 만나서 책을 읽는 내내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자신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서 마법사를 찾아가 아주 구체적으로 12년 전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하면서

거기다가 자신의 현재까지의 모든 기억을 간직한 채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자마자 이건 꿈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되풀이하고 망치는 것을 보면서 화가 났다.

꿈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바꾸고 싶은 과거를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도 정말 답답했다.

옆에 있었으면 꿀밤이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작가의 철저한 의도였다는 것이 후반부에 드러난다.

작가는 마법사의 입을 빌려 이 책의 궁극적 주제를 말하며 진정한 앎과 자기희생에 대해 강조한다.

미래와 현재, 과거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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