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5
니시 카나코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니시 가나코의 '원탁'을 익었다. '원탁'은 고독해지고 싶은 초등학생 고토코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내용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고토코의 성격이 워낙 특이하여 읽다가 몇 번 흠칫했다.

최근 청소년들이 사춘기 자아 형성 과정에서 겪는 혼란, 불만을 중2병이라고 부르는데, 고토코는 초3병(?)에 걸린게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하면 그 대상이 친구든 부모든 교사든... '시끄러워 바보야'라고 소리치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또한 친구가 패닉에 빠진 것, 말을 더듬는 것 등을 동경하고 따라하여 주위의 시선을 받는 것에서 안쓰럽기도 하고 특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말미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고독해지고 싶은 고토코는 결국 고독을 경험하게 되면서 고독이 그렇게 자신이 생각하고 동경해왔던 것과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가족의 소중함, 친구의 소중함 등을 깨닫는 과정이 나와 있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나와있는 것에 비해 그런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은 두리뭉실하게 나와 있다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성장에 있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무리일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정도의 표현인 것 같다.

고토코가 더 말수가 없어진 것은 조금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결국 나중에는 진짜 어른이 되어서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될 지도 모르겠다.

사실 고토코보다 주변인물들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말을 더듬지만 하는 말을 들어보면 굉장히 총명한 '폿상', 어른스러운 매력의 소유자 '고다 메구미' 등 모두 개성 넘치는 친구들이었다. 

또한 고토코의 친구 중에서 '박군'이라는 아이가 있어 혹시 한국 사람인가 했는데 정말 그랬다.

거기다 작가는 놀랍게도(?) 일본에 억지로 끌려온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고토코의 가족들! 소소한 재미를 즐기는 세쌍둥이 언니, 어떻게보면 고토코보다 더 순수하고 생각이 없는 부모님^^;

냉소적인 할아버지와 마음 따뜻한 할머니까지 북적이는 집을 사실 고토코도 무의식적으로는 좋아할 것 같다.

일본 소설 특유의 소소한 일들이 나열되면서 어느 정도의 재미는 주지만 큰 한 방은 없는 것 같아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잔잔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P.S. 뭔가 책을 읽으면서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의 놈베코가 생각났다.

      그런데 책 후반부에 나오는 '쥐인간'은 대체 왜 나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고토코의 성장을 위해서 집어넣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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