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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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작가의 소설 '밤의 이야기꾼들'을 읽었다.

340페이지 가량의 소설인데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몰입도로 읽는 내내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장편소설이라고는 되어있지만 사실 책은 연작소설, 단편소설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모임 '밤의 이야기꾼들'에서 사람들이 모여 자신이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를 한 편씩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정우라는 기자가 이야기하는 그날 밤에 있었던 폭우를 제외하면 다섯 가지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과부들. 무엇인가를 자꾸 잃어버리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난쟁이가 등장하는데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그런 착한 성격은 아니다. 영화 '돈 비 어프레이드'에 나오는 존재가 오히려 떠올랐다.

사실 처음 이야기라 그런지 책에서 기자가 말한것처럼 그렇게 소름이 돋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두 번째 이야기는 도플갱어. 도플갱어를 보는 여자와 성형중독, 정신병에 관한 이야기이다.

첫 번째 이야기보다 훨씬 잔혹하고 재미있었다. 이불을 걷어벼렀으면 무엇이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세 번째 이야기는 홈, 스위트 홈이다. 작년에 본 영화 숨바꼭질이 생각났다.​

남다른 소유욕과 집착을 다룬 내용인데 어떤 부분에서는 온다 리쿠의 Q&A에 나오는 소방관도 떠오른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즐거운 나의 집'동요를 들어보았는데 은근 섬뜩했다.

네 번째 이야기는 웃는 여자. 빨간 마스크 여자가 어쩌다 아이들을 죽이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담고 있다.

예전에 초등학생 때 너도나도 빨간 마스크 이야기를 하던 것이 생각난다.

키가 커서 2층인가 3층에 살면 위험하다고 해서 훨씬 높은 층에 살아 정말 다행이라고 안도했던 것이 기억난다.

거기 나오는 소녀와 소년의 관계는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 생각난다.

유독 이 책을 보면서 다른 책이나 영화가 많이 떠올랐는데, 이 책이 괴담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눈의 여왕. 이 역시 눈귀신, 설녀 등 많이 들어본 이야기로 임팩트가 강하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느낌이 나서 좋았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이 기발하다거나 창의성이 뛰어나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단순히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들어봄직한 내용을 작가는 약간의 양념과 좋은 글솜씨로 독자를 매혹시키고 있다.

친구들끼리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때 소재는 비슷해도 도저히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작가는 뛰어난 현실감과 생생함을 주어서 그 모임에 직접 내가 있는 것처럼 만든다.

물론 책은 정말 재미있었지만 그런 모임에는 절대로 가고싶지 않다^^;

P.S. 작가의 말에서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보답하겠다는 말이 있는데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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