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가로와 세로를 응원하며

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창비 선생님 북클럽 1기에 선정되어 첫 번째 도서 《4x4의 세계》를 읽었다. 글 작가 조우리, 그림 작가 노인경의 작품이다. 주인공은 ‘제갈호’로 성이 제갈, 이름은 호지만 가로라고 불리는 초등학생 아이다. 하반신이 마비되어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는 우리의 가로는 병원에 새로 생긴 도서관의 책을 통해 ‘새롬’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새롬의 별명은 자연스레 세로가 된다.

나 역시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에 한 달 정도 입원한 적이 있다. 암흑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때 그렇게 좋아하는 책도 드라마도 다 보고 싶지 않았다. 그냥 한없이 누워있으면서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언제 걸을 수 있을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기억이 남아있다. 가로는 핸드폰도 없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병원 천장의 정사각형을 빙고 판으로 생각하는 가로의 상상력에 감탄이 나오면서도 안쓰러웠다.

그동안 많은 어린이 책이 학교 안의 아이들을 다루었다면, 이 작품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 두 명에 집중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입원 중이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가로와 세로가 병원에서 쌓아 올리는 관계가 참 기특했다. 힘든 나날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었을까.

이야기를 조심스러우면서도 현실적으로 접근한 만큼 이 작품은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지 보여준다. 가로가 살아갈 날에 힘든 일이 참 많겠지만 지금 느낀 그 감정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반드시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싶다.

6월에 반 아이들과 이 작품으로 온책읽기를 할 계획인데 아이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