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하인드
박희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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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종 작가의 장편소설 더 비하인드를 읽었다. 주인공인 오 과장은 익명 직장인 어플 비하인드에 자신의 소확횡, 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에 대한 글이 올라온 것을 알게 된다. 우유 사 오라는 아내의 말에 사내 카페테리아에 비치된 우유 한 통을 들고 간 것이다. 이 사소한 일은 오 과장에게 지옥 같은 사건을 겪게 만든다.

 

일단 제일 먼저 조금 뜨끔했다. 나 역시 직장에서 개인적인 일로 인쇄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리자에게 들켰다면 한 소리 듣고 넘어갈 일이다. 만약 오 과장이 자신이 그랬다고 바로 밝히고 사과했더라면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사정이 겹쳐 그는 다른 선택을 했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폭탄을 맞이한다.

 

지금껏 읽어보지 못한 소재라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비하인드라는 어플은 블라인드와 흡사해 보인다. 실제로 이용해본 적은 없지만 재밌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는 친구의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궁금해졌다. 익명이라는 가면을 무기로 내세워 현실에서 내뱉지 못할 말을 쏟아내는 그 악마들은 우리 옆에 평범하게 존재한다.

 

소설을 읽으며 살인 같은 범죄가 없는데도 웬만한 스릴러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게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책이 아닐까. 평범한 직장에서 갑자기 자신에 대한 저격 글이 올라오고 협박받는 상황을 실제로 겪으면 나 역시 못 견딜 것 같다. 흥미진진한 소설을 한 편 더 알게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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