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 612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
미셸 뷔시 지음, 이선민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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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언젠가부터 어린 왕자 굿즈를 모을 정도로 캐릭터에 푹 빠졌다. 해외여행을 가면 서점에서 그 나라 언어로 된 어린 왕자 책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그림자 소녀, 검은 수련으로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을 써왔던 미셸 뷔시가 어린 왕자를 소재로 신작을 내놓았다. 바로 CODE 612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

 

이 작품은 어린 왕자 애호가 모임 ‘CLUB 612’에서 생텍쥐페리와 어린 왕자에 관한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수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킨 작가의 죽음에 어떠한 비밀이 있고 그걸 책 어린 왕자 속에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네벤앤디가 탐정 역할을 맡아 클럽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면서 각자가 주장하는 진실을 들으러 다닌다.

 

소설을 읽으면서 추리보다는 한 작품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듣는 기분이었다. 어린 왕자의 문장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만하게 근거를 끌고 와서 범인이 누구인지 주장한다. 여우와 뱀, 장미꽃 등 익숙한 대상이 나오면서 그것이 사실은 누구를 비유한 것인지 그럴듯하게 의견을 펼친다. 어린 왕자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기에 주장을 하나씩 들을 때마다 나 역시 그 의견에 설득되었다. 작가가 마지막에 내놓는 진실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소설을 읽으며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소설 속 창작인지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오랜만에 어린 왕자를 펴보았다. 잊고 있었던 문장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예전에 어린 왕자 필사책을 선물 받았는데 몇 쪽 하지도 않고 그만두었던 것이 생각났다. 틈날 때마다 한 장씩 다시 해야겠다. 아무리 열심히 필사해도 CLUB 612는 못 따라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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