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료하는 당신만의 물망초 식당
청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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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예 작가의 장편소설 《물망초 식당》을 읽었다. 주인공 ‘망초’는 금귀비 식당을 물려받기 위해 물망초 식당을 연다. 그곳에서 7명의 편식 습관을 고치고 서명을 받아야 한다. 첫 방문 때 먹지 못하는 음식과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두 번째 방문에 식사가 제공된다.


첫 손님의 음식이 김치여서 조금 놀랐다. 나도 어렸을 때 편식을 무척 심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유치원에서 밥을 먹기 싫어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었다. 결국 선생님이 다 섞어서 (!) 먹여주는데 무척이나 괴로웠다. 아마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겠지. 부끄럽지만 초등학교 때는 김치를 휴지에 싸서 버리기도 했다. 중학생이 되어 남긴 음식을 버려도 되자 비로소 숨구멍이 트인 기분이었다.


망초는 손님의 사연을 듣고 어떻게 하면 용기를 내 음식을 먹게 할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하고 연구한다. 맛을 숨기기도 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드러내면서도 다른 요리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방식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는 그녀를 지켜볼 수 있다.


물망초 식당을 운영하며 사람들의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망초와 어머니의 관계 역시 인상적이었다. 가까울수록 서로 상처를 주는 가족의 모습을 잘 나타냈다. 아파도 일을 쉬지 않는 어머니에게 버럭 화를 내고 또 후회하는 망초가 안타깝고 공감되었다.


지금도 못 먹는 음식이 하나 있긴 하다. 바로 해파리냉채다. 생각만 해도 속이 안 좋아진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고 너무 맛이 없다. 급식에 나온 걸 먹어본 것이 다긴 하지만. 물망초 식당에 가면 어떤 처방을 내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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