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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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우 작가의 장편소설 《구하는 조사관》을 읽었다. 좋은 장르 소설을 써내고 있는 한국 작가인 만큼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됐다. 《달리는 조사관》의 후속작이라고 하는 이 작품은 인권위를 배경으로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지금 책의 날개를 보니 작가가 실제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세 명의 조사관과 한 명의 주무관이 중심인물이 되어 연쇄살인범의 피해자 시신을 둘러싼 엄청난 이야기가 그려진다. 경찰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데 수사물 느낌 나는 것이 독특했다. 특히 막무가내로 나서는 배홍태 조사관은 진실을 좇다가 액션 장면까지 연출하여 굉장히 스릴 넘쳤다.


인권위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잘 몰랐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인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힘든 일이지만 필요한 곳이라고 느꼈다. 좋은 소리를 못 들을 직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피해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 딜레마 상황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인권위’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된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정면으로 끌어온 점이다. 지금까지 코로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꽤 있었지만, 이 작품만큼 직접 활용한 작품은 보지 못했다. 아주 적절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시대를 처음 겪으면서 우리는 인권보다 방역을 우선시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고, 이를 인권위와 연결 짓는 데 무리가 없었다. 거기에 사이비 종교까지 건드려 흥미에 더 큰 흥미를 더했다.


‘재밌는 소설이네.’ 하고 조금은 냉정하게 읽고 있던 마음은 결말을 보고 완전히 풀려버렸다. 많은 책을 읽으면서 결말이 임팩트가 없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까먹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 작품의 결말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다 읽고 나면 제목이 의미심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결말까지 만족스러운 소설, 《구하는 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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