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미스터리 키친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진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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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치 아사미의 소설 한밤의 미스터리 키친을 읽었다. 책을 읽다가 나가에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나가에의 심야 상담소의 작가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속편인 만큼 구성은 똑같다. 두 부부가 모여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면서 일상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내용이다. 전작이 대학생 때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결혼한 두 부부에 아이까지 있는 시점이다.

 

네 명이 모여 식사하다가 음식에 대한 특성이 나오면 화자 후유키 나쓰미가 연관된 일상 이야기를 꺼내고, 나가에가 이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소설이 전개된다. 예를 들면, 연어 술지게미 절임을 만들 때 나가에는 담백한 맛을 좋아하여 재운지 하루 된 것을 먹고, 나가에의 아내 나기사는 간이 제대로 밴 것을 좋아해서 재운지 이틀 된 것을 먹는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나쓰미는 쌍둥이가 하루씩 차이 나게 행동한다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쌍둥이가 있는데 한 명은 피아노를 월요일, 수영을 수요일에 다니고 다른 한 명은 피아노를 화요일, 수영을 목요일에 다닌다는 것이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법도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픽업이 불편할 테니 같은 날 다니는 게 훨씬 일반적인 상황일 것이다. 이야기를 듣던 나가에는 상황만 듣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멋지게 추리한다. 그야말로 안락의자 탐정 같다.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다양한 종류의 술, 미스터리까지 즐길 거리가 많은 소설이다. 나가에의 추리는 듣다 보면 뭔가 구멍이 있는 것도 같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명석한 두뇌의 나가에보다 연상법의 대가 나쓰미가 더 흥미로웠다. 어떻게 표현 하나에서 일화를 저렇게 떠올리는 건지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 피아노 선생님이 문득 떠올랐다. 설명하실 때 항상 비유를 활용하는데, 예를 들면 어떤 부분을 칠 때 혈당측정기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날카롭게 치라는 식이다.

 

무거운 작품을 연달아 읽다 보면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소설이 끌리는 것 같다. 금요일 오후 이 리뷰를 쓰고 있는데, 나도 이 소설을 따라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겠다. 미스터리가 없어 아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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