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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독한 강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평점 :
제프리 디버의 장편소설 《고독한 강》을 읽었다. 동작학 전문가 캐트린 댄스가 주인공인 시리즈의 소설이다. 캐트린 댄스는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의 불안을 잡아내고 진술이 거짓인지 알아내는 능력자다. 이번 소설에서 그녀는 아주 끔찍한 사건을 맞닥뜨린다. 바로 사람들이 밀집된 공간에서 패닉을 일으켜 서로를 다치고 죽게 만드는 범행이다.
첫 사건은 클럽에서 일어난다. 출입문을 트럭으로 막아놓고 밖에서 불을 피워 환풍기로 연기가 들어가게 한다. 실제로는 치명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서 탄내를 맡은 사람들은 공황에 빠졌다. 살고 싶었던 사람들의 발버둥에 미처 속하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은 짓밟히고 부딪혀 심각한 상처를 입거나 사망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끔찍한 발상을 한 건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충분히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이라 작품의 내용이 더 무섭게 다가왔다. 소설은 이 잔혹한 사건을 일으키는 범인을 숨기지 않는다. 비교적 초반에 등장하는 범인은 평범해서 더 소름이 돋았다. 무시무시한 속내를 숨긴 채 일반 사람인 척 가면을 쓰는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정말 무섭겠다는 생각을 했다.
캐트린 댄스는 특유의 능력과 추리를 발휘해 재앙을 막고 진상에 한 걸음씩 가까워진다. 650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에도 지치지 않고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주인공을 능력 있고 매력적인 인물로 정교하게 그려낸 덕분이었다. 사실 그녀가 이 사건을 맡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이 단지 도구적으로 쓰이지 않고 소설의 전체 흐름에 연결되어 있다. 하나도 허투루 쓰이지 않은 이 소설의 완성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그냥 넘겼던 부분도 다 관련이 있다!
사건 외에 캐트린 댄스의 주변 인물도 흥미롭다. 여하튼 버릴 것이 없는, 부족한 점이 없는 훌륭한 추리 소설, 《고독한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