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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
후지마루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작년에 작가의 전작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을 읽었다. 일본 소설이 지겨워질 때쯤 읽어서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끝까지 읽고 난 후 결국 만족을 가져다준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 《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소재는 아니다. 일본 특유의 감성 미스터리 이야기로,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마법의 힘을 빌려 위로해 주는 내용이다.
‘도노 하루코’는 왼손이 닿으면 마음이 전해지는 저주가 있다.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까지 모두 읽혀 친구를 사귀지 못해 늘 혼자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악몽을 꿀 때마다 머리맡에 열쇠가 놓이는 괴현상을 해결하러 마법도구점 폴라리스에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같은 대학교 학생 ‘쓰키시로 다마키’를 만난다.
해리 포터의 엄청난 팬이라 마법을 다룬 작품은 평소보다 조금 더 매서운 눈으로 책을 보게 된다. 눈을 치켜뜨고 본 《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의 마법 설정은 참신했다. 어떤 강한 생각이 도구에 깃들면 마법 도구가 되고, 이 도구들은 사람을 돕기 위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도노는 열쇠로 봉인된 기억을 풀고 마음 한쪽에 늘 무겁게 자리 잡았던 짐 덩이를 치운다.
술술 읽히는 가벼운 작품이지만 순간순간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 그건 우리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혼자 앓았던 그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장면에서 우리의 마음 역시 치유된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보다 조금 더 가볍고 덜 아련한 점도 좋았다. 우리의 일상과 더 가까워져 공감의 폭이 커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가의 신상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는 미스터리한 작가라고 하는데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도와주고 도움을 받고 그래야 행복의 원이 넓어지는 거야.
애정과 마음, 누구나 갖고 있는 그 흔한 기적을 우리는 마법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