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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내내 좋아했어
와타야 리사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4월
평점 :
와타야 리사의 장편소설 《처음부터 내내 좋아했어》를 읽었다. 아마 세라 워터스의 《게스트》 이후 두 번째로 읽는 퀴어 로맨스 작품인 것 같다. 《게스트》는 20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읽으면서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기분을 느꼈다. 이번 작품 《처음부터 내내 좋아했어》는 현재를 배경으로 사람들의 시선과 같이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조금 더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난 널 친구로 생각한 적 없어.”
주인공 ‘아이’는 남자친구 ‘소우’와 놀러간 리조트에서 우연히 소우의 소꿉친구 ‘다쿠마’를 만난다. 다쿠마 역시 여자친구 ‘사이카’와 놀러 온 참인데, 이 네 명의 만남은 아이와 사이카가 사랑에 빠지는 계기가 된다. 사이카는 소설의 제목처럼 첫눈에 아이를 좋아하게 된다. 헤어지면서 번호를 교환한 사이카와 아이는 자주 만나 놀러 다니고 어느 날 사이카는 아이에게 갑작스럽게 고백한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동성이 고백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 같다. 아이 역시 매우 놀라고 불쾌함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동의 없이 키스까지 했기 때문이다. 놀라고 화도 나고 어찌할 줄 모르던 아이는 점차 사이카가 마음에 들어옴을 깨닫고 그녀와의 사랑을 시작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기다릴게. 사랑해.”
그러나 사이카와 아이의 사랑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사이카는 연예인으로 이미지가 생명이다. 그런 사이카에게 여자와의 열애 스캔들은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사랑 앞에 다가온 현실적인 문제들은 아이와 사이카에게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강요한다.
지루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소설이다.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전혀 예상이 가지 않아 최대한 빠르게 소설을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 사이카와 아이가 어떻게 됐는지 너무 궁금하여 마지막 페이지를 미리 볼 뻔했다. 500쪽에 가까운 분량인데 잘 시간이 넘었는데도 계속 읽느라 결국 이틀 만에 다 읽었다. 그만큼 몰입감이 뛰어난 소설이다.
읽기 전에 퀴어 로맨스라는 장벽이 있어 조금 걱정했는데 책 소개처럼 가장 보통의 로맨스라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촉촉하고 감성적인 한 편의 로맨스, 《처음부터 내내 좋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