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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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과거에 읽은 책의 기억이 점차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번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도 마찬가지다. 분홍색 표지에 재밌게 읽었다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읽는 입장에서 오히려 새롭고 좋긴 하다. 처음 읽는 것처럼 작품 속으로 푹 빠질 수 있으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많은 소설이 그렇듯 인물 간 관계가 복잡하게 꼬여있는 소설이다. ‘몽환화’라는 신비한 꽃을 바탕으로 세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먼저 어릴 적부터 매년 나팔꽃을 구경하는 전통이 있는 소타, 나팔꽃에 대해 알고 있던 할아버지 슈지를 잃은 손녀 리노, 슈지를 살해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하야세까지.


노란색 나팔꽃이 뭐길래 이렇게 사람까지 죽은 것일까. 이 작품 역시 술술 읽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이야기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다다라 꽃의 정체는 무엇인지 슈지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시원하게 밝혀진다.


역사물에 취약한 작가가 마음먹고 역사 잡지에 낸 글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과학 소설에 더 가까워 보이긴 한다. 그래도 역사를 끌어와 작가의 특기인 과학을 버무려 또 한 편의 재밌는 소설이 세상에 나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자 다른 대답을 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야기에 힘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집필 활동을 하고도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샘이 대단하다. 다음에 나올 그의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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