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정의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아키요시 리카코의 장편소설 《절대정의》를 읽었다. 일본 소설 중에는 ‘이야미스’라는 읽고 나면 기분이 언짢아지는 장르가 있다. 전작 《성모》를 읽을 때도 만만한 작가가 아니라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 역시 독자를 무척이나 불편하게 만드는 재주를 선보인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절대적으로 정의를 따랐던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노리코는 정의감이 무척이나 강한 인물로 어떠한 일이든 법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습관이 있다.


법과 정의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범죄가 일어나는 이 세상에서 노리코처럼만 행동한다면 이 나라는 평안한 곳이 될 것이다. 그러나 노리코는 어딘가 지나친 데가 있다. 수업 시간에 쪽지를 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흡연하는 미성년자, 적은 돈을 걸고 한 내기 등 조금이라도 정해진 규범에 어긋난다면 이를 묵과하지 않는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이에 대해 문제로 삼는 내가 잘못된 것이고, 노리코는 옳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소설을 읽으면서 노리코의 행동에 죽도록 답답했지만 우리 또한 융통성이라는 핑계 밑에 숨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교사 혹은 부모가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는 일관성이라고 한다. 일관되지 않은 교육이나 훈육은 아이에게 혼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주위에 노리코처럼 무조건 일관된 사상을 바탕으로 올바른 행동을 강요하면 미쳐버릴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무엇이 옳은지 헷갈린다. 하나 확실한 것은 ‘적당히’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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